어느 때보다 ‘환경’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요즘, 화석연료로 산업과 사회가 움직이는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로 시대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현재 전 세계 화석연료 에너지 의존도는 약 85%, 해를 거듭할수록 ‘탈탄소 사회’로 변화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인류의 생존과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깨끗하고 무한한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은 탈탄소경제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 이 중심에 인류의 운송수단도 기존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내연기관에서 점차 친환경적인 수소를 이용하는 수소모빌리티로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지난해 9월 글로벌 투자은행인 미국 골드만삭스는 세계 수소시장 규모를 2050년 12조 달러 규모로 전망했다. 또한 수소경제 관련 글로벌 CEO 협의체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는 최근 수소경제에 2030년까지 약 3천억 달러 이상이 투자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세계는 가까운 미래에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예측하고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요국은 세계 수소시장 선점을 위해 자국 기술·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혁신에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주요 글로벌 기업 역시 공생과 경쟁을 아우르는 과감한 투자와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수소모빌리티 분야에서 한국, 일본, EU, 중국의 기업들은 세계 수소모빌리티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우리나라가 강점으로 보유한 수소차·연료전지 기술 등을 기반으로 구체적인 전략과 방향을 제시했다. 로드맵을 살펴보면 현재는 수소차가 1만여 대 보급돼 있으나, 2022년에는 8만1천 대, 2030년에는 85만 대, 2040년에는 620만 대가 보급될 것이다. 현재 70기 정도인 수소충전소는 올해까지 약 180기까지 늘어날 전망이며, 2022년까지 310기, 2040년까지는 1,200기가 건설될 계획이다. 특히 택시, 버스, 트램 등의 대중교통을 수소모빌리티로 확대하고, 트럭, 지게차, 드론 등의 개발사업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현재 우리 수소차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전기·수소차의 국내 신차 판매 비중을 33%까지 높이고 세계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18년 12월 ‘FCEV 비전 2030’을 발표해 2030년까지 연료전지시스템 생산능력을 연 70만 대로 확대해 수소차 50만 대를 양산하고 20만 대는 수소모빌리티 생산에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에는 ‘2025 전략’의 일환으로 수소연료전지 독자브랜드 ‘HTWO’를 론칭하며, 수소모빌리티와 전동화 개발 투자 규모를 14조9천억 원으로 크게 늘렸다. 또한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수소지게차 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로템은 수소트램을 개발하고 내년에 국내 실증을 할 예정이며, 두산모빌리티는 수소드론 사업을 본격 추진 중에 있다.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는 수소선박, 수소 도심항공교통(UAM) 등의 분야에 대해서도 장기 개발 계획을 세우고 기업 간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역시 글로벌 수소시장 선점을 위해 올해 수소경제 관련 예산을 8,244억 원으로 편성하는 등 기업들과 합을 맞추고 있다. 또한 국내 기업이 ‘기술개발–국산화, 제품화– 글로벌시장 진출 및 선점’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지원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정부 정책과 기업들의 민간투자 계획이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세계 수소모빌리티시장을 리드하는 국가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