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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광산 개발, 희토류 자석 생산 기업 육성 등 자체 공급망 구축 서둘러야
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장 2021년 06월호


20년 후 도로 위 차량 중 절반가량은 전기차가 차지하게 된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은 엔진이 아닌 배터리와 구동모터다. 특히 구동모터의 필수재는 ‘자석의 왕’이라고 불리는 희토류 자석이다. 희토류 자석은 곧 연비(에너지 효율)와 제품의 성능을 결정짓는다. 전기차뿐 아니라 수소차, 로봇, 퍼스널 모빌리티, 풍력발전기와 같은 신재생에너지 기술 제품 등 ‘모터’가 들어가는 거의 모든 첨단 제품에는 희토류 자석이 필요하다.
2018년 희토류 세계 생산량의 30%는 희토류 자석을 만드는 데 소비됐다. 2019년에는 38%, 2020년에는 40%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2028년에는 그 비중이 68%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희토류=자석 재료’란 인식 또한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 2019년 희토류 원재료 수입량의 50%, 희토류 소재·부품량의 86%를 중국에서 들여왔다. 필수 산업의 필수 자재에 대한 대중 무역의존도가 이처럼 높다 보니, 세계 1위의 희토류 생산대국인 중국에서 희토류 수출제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한국 산업계에는 불안감과 긴장감이 팽배해진다.
한국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따른 오래된 긴장감으로 피로해진 국가들은 자체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특히 지난 2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희토류,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품목의 공급망 취약점을 100일간 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의 희토류 관련 대응은 과거부터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 2010년 9월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분쟁 당시 미국 기업의 희토류 수요를 조사했고, 2012년 3월 중국의 일방적인 희토류 수출 쿼터 축소에 대응해 WTO에 제소하기도 했다. 또한 2019년 8월 그린란드에 매장된 희토류를 확보하기 위해 그린란드를 통째로 매입하고자 시도하는 등 미국은 자체적인 희토류 공급망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어느 한쪽으로 가지 못한 채, 미국과 중국에 한 발씩 얹고 있는 한국은 서 있는 모양새가 갈수록 엉거주춤해지고 있다. 10여 년째 확대 중인 미중 희토류 갈등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겐 아직 특별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유사시 희토류 자석 수급 중단은 사드 사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큰 경제적 충격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은 희토류 자석 소비대국임에도 희토류 자석 생산 업체가 단 한 곳도 없다.
배터리의 경우 세계 톱5에 국내 3사가 포함돼 있고 점유율도 50% 이상 차지하며 세계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덕분에 차량용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의 국내 공급은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2023년 이후 생산할 전기차의 배터리 확보를 거의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기차의 심장에 해당하는 구동모터는 상황이 좋지 않다. 구동모터의 필수재인 희토류 자석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희토류 소비량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란 예측을 뒤엎을 만한 신기술, 즉 희토류 대체재를 적정가에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 없다. 이에 공급처 다변화 없이는 중국산 희토류 자석에 대한 의존도 또한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편 미국의 쿼드(Quad; 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비공식 안보회의체) 플러스 참여 권유를 거부하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한국 제조업의 운명은 희토류 자석 독자 수급체계 확보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희토류 광산 개발과 희토류 자석 생산 기업을 육성하는 등 자체적인 희토류 공급망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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