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산 김치’ 수입이 급감하고 있다. 얼마 전 소위 ‘알몸 배추’ 영상이 SNS를 뜨겁게 달구면서 온 나라에 중국산 포비아를 유발했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방사능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면서 수입뿐 아니라 수산물 소비 전체가 타격을 받기도 했고, 수입식품 중 비중이 높은 유전자재조합(GMO) 식품에 대한 불안감도 큰 것이 현실이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식재료의 70~80%는 수입식품이라 보면 된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수입식품 규모는 약 32조3천억 원으로 166개국으로부터 수입된다. 이 중 미국이 62억5천만 달러로 약 20%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이며, 중국(47억 달러), 호주(23억 달러), 베트남(12억7천만 달러), 러시아(9억5천만 달러)가 뒤를 잇는다. 수입금액으로는 쇠고기, 돼지고기, 정제·가공용 식품원료가 많았고, 무게로는 밀, 정제·가공용 원료, 옥수수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전체 수입품목 1,859개 중 211개 품목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중국이 358건(부적합률 0.16%)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105건, 0.11%), 베트남(85건, 0.27%), 이탈리아(57건, 0.16%), 인도(43건, 0.67%) 순이었다. 부적합 사유로는 기준규격 위반이 가장 많았으며, 식품첨가물 사용 기준 위반, 미생물 기준 위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리 식품의 수출도 많이 늘고 있어 해외에서 우리 수출식품의 부적합 판정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중 81%가 미국과 중국에서 발생했다. 미국에서는 표시 기준 위반, 중국에선 서류 미비, 식품첨가물, 미생물 기준 위반이 주요 부적합 사유로 조사됐다. 국가 간 수출입 교역은 전쟁이라 나라별로 수출식품은 느슨하게, 수입식품은 엄격하게 안전관리를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1년 1월 「식품안전현대화법」을 발효해 수입식품 안전관리 강화의 최첨병 역할을 하고 있으며, 표시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 중이다. 중국도 수입식품 해외생산기업 등록관리 규정 등 식품안전 국가표준을 만들어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다. 그래서 이들 나라 소비자들은 수입식품의 안전을 높이 인정하고 심지어는 수입식품을 프리미엄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서 건너온 수입식품이 홀대받는다. 국내산으로 원산지를 거짓 표시한 부적합 사례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을 보면 알 수가 있는데, 이 원산지 속임수는 주로 음식점에서 돼지고기, 배추김치, 쇠고기, 닭고기 순으로 발생했다. 우리 소비자들은 국내산을 프리미엄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식품안전 체감도는 85% 수준이나, 수입식품으로 한정하면 안전 체감도는 58%로 낮아진다. 그러나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이 시행된 지 6년이 됐고, 지난해 수입식품 부적합률이 0.2%도 안 될 정도로 안전성이 개선된 걸 보면 더 이상 수입식품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식품의 가치는 ‘원산지’가 만드는 게 아니라 ‘식품이 갖고 있는 고유의 품질’이 결정하기 때문에 원산지를 떠나 ‘품질 좋고, 위생적이고, 맛있는 식품’이 좋은 식품이라는 마인드를 가졌으면 한다.
그러나 이번 중국산 알몸 김치 파동처럼 수입식품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계속 제조된다면 앞으로 수입식품은 우리나라 그 어디에서도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다. 우리 정부는 올 10월부터 수입김치에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의무화하는 등 수입식품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수입식품의 안전성을 기대해 볼 만하다. 사실 그간 소비자의 관심과 인식 부족도 문제였다. 위생취약국 수입식품의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문제 국가의 수입제품 불매캠페인 한번 제대로 벌인 적이 없다. 소비자는 더 큰 목소리를 내야 하고, 더 영리해져야 한다. 값싼 식품만 찾지 말고, 원산지 표시를 확인하고, 문제 발생 시 신고하는 습관을 갖고, 올바른 식품 구매 요령을 숙지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용기와 실천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