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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인플레이션 우려, 업계·가계 생존전략의 핵심 변수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 2021년 10월호


인플레이션 우려가 전 세계를 달구고 있다. 오르지 않는 지표가 없다는 말이 지나치지 않다.
미국에서는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1년 전보다 8.3% 상승했다. 7월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가격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PPI도 1년 전 같은 달보다 6.3% 올랐다. 지난 8월 유럽 국가들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십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의 8월 CPI 상승률은 3.4%로 13년 만에 최고치였고 유로존 전체 수치 역시 3%로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한국도 이런 흐름에서 예외일 수 없다. 실생활과 밀접한 의식주 물가상승이 심상찮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2.6% 올랐다. 올해 CPI 상승률은 1월 0.6%, 2월 1.1%, 3월 1.5%, 4월 2.3%, 5월 2.6%로 오름폭을 키우다 6월(2.4%)에는 다소 낮아졌으나 7월(2.6%), 8월(2.6%) 연이어 다시 확대됐다. 물가상승률이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한 것은 2017년 1~5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물가가 치솟은 것은 공급과 수요 측면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수요 측면 요인은 코로나19 사태 극복 과정에서 전 세계 정부의 재정·통화 정책으로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다.
공급 측면에선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이 일차적 원인이다. 최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등은 배럴당 70달러 선을 오르내린다. 국제유가 상승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회복을 고려해 재고를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과 자연재해 등 돌발변수가 작용한 결과다. 이런 가운데 주요 산유국은 미국의 추가 증산 요구를 일축했다. 구리·알루미늄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상승세다.
공급 측면의 악재는 또 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다. 전 세계에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해상 물류 현장은 인력 운용에 큰 차질을 빚었다. 세계 화물의 대부분을 선박이 담당하는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인력 수급 차질은 원자재와 부품 공급 길을 꽉 틀어막았다. 주요 원자재 생산국인 신흥국에서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더딘 점도 우려를 키웠다.
정리하면,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각종 자연재해에 따른 공급 충격, 정부의 재정·통화 확장 정책으로 인한 수요 충격, 백신 효과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물가상승 우려는 주요 경제주체의 생존전략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다. 가령 곡물 가격 상승으로 국내 식품 업계는 잇달아 가공식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리튬·구리·코발트 등 자동차부품 소재로 쓰이는 광물 가격이 뜀박질하면서 자동차 업계 원가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가계의 경제 행위에도 폭넓은 영향을 미친다. 일상생활에서는 똑똑한 소비족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한 예로 10%에 달하는 할인율로 입소문 난 서울사랑상품권은 판매 개시 불과 1분 만에 완판되기 일쑤다.
앞으로 관건은 물가상승의 향방이다. 인플레이션 본격화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는 근원물가로 국내에서는 8월 1.8% 올랐다. 근원물가는 유가 급등 등 일시적 충격을 제외하고 물가의 추세를 판단하는 데 쓰이는 정책적 지표다. 근원물가만 놓고 보면 인플레이션 본격화 단계로 보기는 이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을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악화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물가상승을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공급망 대란과 선제적인 재고 확보 수요 등이 겹친 일시적 현상으로 진단하면서도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 정도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악화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물가상승의 추세와 원인에 대해 섬세한 분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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