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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증명·음성확인제 실시…일상 회복으로의 조심스러운 첫발 떼
이창준 경향신문 정책사회부 기자 2021년 11월호

 

 
‘위드 코로나’로 불리는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의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정부가 일상 회복의 조건으로 내건 전 국민 70%의 백신접종완료율은 지난 10월 23일 달성됐고, 이틀 뒤 정부는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의료 분과 공청회를 열고 일상 회복 방안의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에는 다중이용시설의 이용시간 제한이 해제되고 백신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사적 모임 인원 제한도 최대 10명까지 허용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정부는 ‘백신여권’ 개념의 ‘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실시키로 했다. 노래연습장과 목욕장, 실내 체육시설 등은 백신접종완료자나 PCR 음성 확인서를 소지한 사람만 출입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삶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모아지는 지금, ‘왜’ 우리가 코로나19와의 공존을 택하게 됐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당초 정부는 백신접종률이 70%를 넘어서면 한국 사회는 ‘집단면역’ 상태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4차 유행 이후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2배 이상 높은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코로나19는 단기간 내 박멸이 어려운 질병으로 바뀌었다. 유행 양상은 감염원을 추적하기 어려운 형태로 변했고,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마저도 일부 낮아졌다. 수도권의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는 최고 단계로 올라선 지 4개월이 지났지만, 하루 확진자 수는 3차 유행 최대치보다 많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전 국민이 100% 백신을 접종해도 코로나19 종식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은 유행을 차단할 수 없기 때문에 거리 두기를 완화해 일상을 회복하고 경제적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이겠다는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바이러스에 의해 ‘떠밀려 가는’ 여정인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함께 지내기에 코로나19는 아직 치명적인 질병이라는 점이다. 백신접종으로 치명률과 위중증률이 꾸준히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1천만 명이 넘는 미접종자에게는 여전히 치명률 1%가 넘는 무서운 감염병이다. 방역을 완화해 많게는 하루 수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의료 체계에는 다시 과부하가 걸릴 것이다. 의료진과 공무원은 소진되고, 치료를 받지 못한 다른 질병 환자도 속출할 위험이 크다.
특히 여태까지 방역이 매우 잘 됐던 한국의 일상 회복 과정은 역설적으로 더 혹독할 수밖에 없다. 앞서 위드 코로나를 시행 중인 영국은 하루 4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들은 이미 지난겨울 5만~6만 명의 확진자를 경험해 본 터라 비교적 흔들리지 않고 계속 일상 회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위드 코로나 모범국’으로 평가받는 덴마크는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인구의 0.04%가 사망했다. 한국 인구에 대입하면 2만 명이 넘는 수다. 한국 사회가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넘어간다는 것은 그 과정에서 최악의 유행을 맞닥뜨릴 수도 있고, 모든 상황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2년 가까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견뎌왔던 자영업자를 비롯해 다양한 일상의 제약을 겪어왔던 사람들이 삶을 회복하는 건 충분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발생할 막대한 방역·의료적 피해 등을 간과하지 않는, 다소 조심스러운 미래로 그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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