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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화 넘어 상업화···누리호에 성장 물꼬 튼 업계
김윤수 조선비즈 정보과학부 기자 2021년 12월호


누리호 발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과 300여 곳의 한국 기업이 함께 이룬 성과다. 이들은 37만 개에 달하는 발사체(로켓) 부품의 제작과 조립, 성능시험을 분담했다. 12년 누리호 개발 사업의 총사업비 약 2조 원 중 75%(1조5천억 원)를 사용했다. 덕분에 독자적인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고 실제 발사를 통해 성능을 검증할 기회를 얻었다. 누리호 후속사업을 포함해 앞으로 10여 년 동안 예정된 국가 우주개발계획에서 이들의 활약은 더 커질 전망이다.
누리호 취재 과정에서 만난 관·산·학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이번 발사가 발사체 기술의 ‘국산화’뿐 아니라 ‘상업화’의 출발점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지구 저궤도로의 진출은 미국 스페이스X처럼 혁신기술을 가진 자국 기업의 경쟁에 맡기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한국도 진입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현대중공업 등 누리호 프로젝트의 크고 작은 주역들은 스스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한국판 스페이스X’를 꿈꾸기 시작했다.
KAI는 여러 기업이 만든 누리호 부품의 조립을 총괄했다. 같은 설계도로 부품을 만들어도 제조사에 따라 결과물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KAI는 여러 제조사의 부품들을 하나의 장치로 조립하고, 조립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역할을 했다. KAI는 두원중공업, 에스앤케이항공, 이노컴 등과 함께 누리호 개발의 3대 기술적 난제 중 하나였던 추진제(연료와 산화제) 탱크 제작에도 성공했다. 지름 3.5m 원통 탱크의 두께를 알루미늄캔 수준인 1.5~3㎜로 줄여 무게를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KAI는 우주산업의 두 축인 발사체와 인공위성의 상업화에 모두 앞장서게 됐다. 누리호뿐 아니라 공정 규격화를 통해 낮은 비용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중형위성’ 개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항우연 주도로 완성한 차세대 중형위성 1호는 지난 4월 러시아 로켓에 실려 발사됐는데, 3호부터는 KAI를 필두로 한 기업 주도로 개발되고 발사 역시 2023년부터 누리호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유일의 우주 발사체 엔진 공장에서 발사체의 심장으로 불리는 75톤급 중대형 액체엔진을 제작했다. 무게 1톤 이상의 실용급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기 위해선 중대형 엔진이 필요한데, 현재 미국 등 6개국만 자체 개발이 가능한 기술을 항우연과 함께 한화가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한화는 지난 3월 ‘스페이스 허브’라는 그룹 차원의 조직을 만들어 우주산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로템은 엔진이 제대로 연소하고 추진력을 내는지를 지상에서 최종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자 누리호 프로젝트의 최대 관문이었던 ‘종합연소시험’의 설비를 만들었다. 11층 건물 높이(48m)의 엄빌리컬 타워(기립한 발사체에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일종의 주유소)를 포함한 발사대 건설엔 한양이엔지, 제넥, 건창산기 등이 참여하고 현대중공업이 총괄했다.
액체엔진, 가속기, 플라즈마 등 다양한 첨단기술을 가진 비츠로넥스텍은 누리호의 연소기·가스발생기·터빈배기부·엔진공급계 등 핵심 부품을 공급했다. 스페이스솔루션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과 함께 연료와 산화제의 공급을 차단하는 밸브, 발사체 3단의 자세 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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