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면 활동을 대체할 다양한 형태의 연결-소통-협력 방법이 모색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초고속망, 사물인터넷, 디지털트윈,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관련 기술의 성숙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좀 더 빨리 허물고 있다. 동시에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MZ세대가 가상공간을 다양한 용도로 적극 활용하면서 새로운 비대면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메타버스가 새로운 경험 확장과 공유의 플랫폼이자 미래 성장동력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메타버스는 앞으로 반복적으로 다가올 신종 바이러스의 위협으로부터 사회·문화·경제 활동을 지켜줄 플랫폼이자, 기후변화에 대응해 탄소배출을 절감할 수 있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따라서 메타버스는 게임이나 공연 등의 엔터테인먼트 응용 외에도 관광·전시·쇼핑·교육·의료 등 실생활의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엔비디아,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이 앞다퉈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과 활용에 뛰어들고 있어 일상의 변화가 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당장 원격회의와 재택근무, 확장현실(XR) 기반 원격 점검과 생산관리, 실감 온라인 쇼핑 등이 확산될 것이다. 메타버스를 매개로 현실의 사회·문화·경제 활동이 가상융합공간으로 확장돼 신사업을 촉발하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며,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경제적 가치도 창출할 것이다.
우리는 메타버스 시대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의 융합 생태계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의 경쟁력은 콘텐츠다. 온라인 게임, K팝, 영화, 드라마, 웹툰 등 한류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모바일 디바이스도 우리의 강점이다. 반면 플랫폼 관련 산업 생태계나 착용형 디바이스는 우리의 취약점이다. 메타버스산업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지만 이제 막 시작한 영역이기에 산학연관이 힘을 모으면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메타버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메타버스를 통해 신산업 창출과 함께 디지털 영토 확장, 탄소중립 및 포용사회 실현 등도 기대할 수 있다. 동시에 확산 속도가 빨라질수록 여러 부작용이 드러날 수 있다. 현실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경험하지 못한 부작용도 예상된다. 시공간의 한계 없이 다양한 연결이 이뤄지면 사회문화적 갈등과 가상경제 문제도 부각될 것이다. 현실의 법·제도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새로운 공간이 등장하는 것이다.
메타버스가 한때의 유행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으로 유익하게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은 사회간접자본이다. 이런 플랫폼은 정부 차원의 투자·관리가 필요하다. 산학연 협력으로 공동 플랫폼을 구축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를 가상융합경제 플랫폼으로 정착시키려면 창·제작자 양성, 플랫폼 보안, 상호 운용, 개인정보 및 저작권 보호, 가상자산 관리나 유해 콘텐츠 차단 등과 관련된 법·제도 정비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용자 보호와 함께 디지털 격차 해소에 대한 사회적 대응도 필요하다.
우리는 사람과 사회의 역량을 확장하는 도구로서 기술을 개발해 왔다. 새로운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메타버스도 사람과 사회의 역량을 확대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과 서로 연결하고 소통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 다양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도 만들어질 것이다. 메타버스는 빈부의 격차나 지리적 한계를 넘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소셜 플랫폼이자 현실·가상 융합을 기반으로 경제적 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융합경제 플랫폼이다. 사람이 먼저인, 사람을 높이는, 사람 사는 세상으로서의 메타버스를 함께 만들어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