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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어렵지만 가야할 길
강찬수 중앙일보 환경전문기자, 『에코 사전』 저자 2022년 04월호


“2100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혁명 이전보다 4도나 올랐다. 2020년 무렵 10년에 한 번 나타나던 심한 가뭄은 2~3년에 한 번 꼴로 발생하고, 10년에 한 번 나타나던 극단적인 폭염도 거의 매년 나타난다. 태풍은 2020년보다 30% 강해져 극심한 피해를 남긴다.”

지난해 8월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공개한 제6차 평가보고서가 경고하는 미래의 기후 재앙이다.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는다면 한반도는 여름 내내 폭염에 시달리고, 심한 가뭄과 거센 태풍 등이 기승을 부리게 된다는 것이다.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지구 기온을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게 2018년에 나온 IPCC 「1.5도 특별보고서」 내용이다. IPCC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純)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중립 달성을 국제사회에 요청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하고, 그래도 배출되는 것은 식물(산림·농작물)로 흡수하거나, 가스를 포집해 땅속에 저장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130여 개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했거나 검토 중이다. 2020년 12월 한국 정부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말에는 2030년까지 배출량을 2018년 7억2,760만 톤 대비 40% 줄이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도 발표했다.

정부의 계획에 대해 “과도한 목표”,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선진국은 1990년대 초부터 감축에 나선 데 비해 2018년에 겨우 배출량 정점에 도달한 한국이 향후 30여 년 사이에 다시 배출량을 제로로 줄여야 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은 2019년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세계 9위이고, 2019년까지 누적 배출량도 세계 16위다. 1인당 GDP에서 일본을 앞지른 한국이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외면할 수는 없다. 더욱이 EU에서 탄소국경조정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국내 기업도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지 않으면 엄청난 관세를 물어야 할 상황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듯이 적극적으로 탄소중립을 선도해 관련 기술의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게 최선이다. 우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공장·건물·자동차가 기름 대신 전기를 쓰면 전력 수요가 크게 늘고, 이를 신재생에너지가 감당해야 하는 만큼 효율을 높이고 생태계 부담을 줄이는 기술이 중요하다.

배출권 거래제로 인해 산업계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이 돈이다. 철강·화학·시멘트 산업은 제조공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하지 못하거나 온실가스를 안전하게 포집·저장하는 방법을 찾지 못하면 아예 도태될 수도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에너지·물·자원을 절약하는 것은 기본이고, 새로 짓는 빌딩·아파트·주택은 ‘제로 에너지’ 건축이 돼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개인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할당하거나, 평생 해외여행 횟수를 제한하는 법이 만들어지고, 할당된 배출량을 초과하면 엄청난 부담금을 물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화석연료를 펑펑 쓰던 파티는 끝났고, 지구로부터 청구서가 날아들고 있다. 탄소중립을 향해 앞으로 30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우리가 태만할수록 우리 후손은 재앙에 더 깊이 빠져든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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