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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 출근? ‘엔데믹’ 시대 변화하는 근무환경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 2022년 06월호


전 세계를 휩쓸던 코로나19 유행의 끝이 보인다. 완전한 종식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제는 통제가 가능한, 일종의 풍토병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이에 맞춰 국내외 기업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지난 2년간 굳어진 ‘근무 형태’의 변화 때문이다. 코로나19 유행이 극심하던 시기, 기업들은 재택근무 체제를 유지하며 근태·성과·인사 평가 등을 관리해 왔다. 

이제는 전염병의 위험이 사그라든 만큼 변화를 꾀한다. 다만 코로나19 유행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가려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이 과거 근무 체제로의 복귀를 거부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기업 성과 관리와 인재 유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국내외 기업들은 속속 ‘중재안’을 내놓는다. 재택근무와 출근을 합친 ‘하이브리드 근무’, 휴양지에서 일하는 ‘워케이션’, 본사 출근 대신 집 근처 사무실에서 일하는 ‘공유 오피스’ 등을 내놓으며 적극 대응에 나선다.

‘엔데믹 체제’로 빠르게 전환한 일부 국가에서는 기업별·업종별로 다양한 근무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트위터처럼 영구 재택을 허용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같이 핵심 인력 30%는 출근하는 ‘혼합’ 형태를 채택한 회사도 등장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경우 출근하되, 원하면 언제든지 휴가를 쓸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이 모이지 않아도 성과 관리가 쉬운 IT 기업의 경우 재택근무를 지속하고 있지만 기타 제조업·금융업 등 오프라인 근무가 필수인 업종은 재택근무와 출근을 병행하는 모습이다. 다만 일부 기업의 경우 완전한 출근 체제로 되돌리기 위해 재택근무의 비중을 서서히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역시 업종별·회사별로 근무 형태 변화가 제각각이다. 4대 그룹의 경우 재택근무를 유지하면서 서서히 출근 체제로 변환하는 형식을 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1일부터 방역 조치를 완화했다. 그동안 금지했던 대면 회의, 집합 교육, 출장 행사 등을 제한적으로 재개하기로 했다. 다만 재택근무 비율을 최대 50% 가능하게 한 방침은 그대로 유지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재택근무 비율을 50%에서 30% 수준으로 축소했다. 

SK그룹은 재택근무를 포함한 근무 방식과 장소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SK네트웍스, SK텔레콤의 경우 재택근무를 정식 근무 형태로 인정하고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SK텔레콤은 각종 오피스 지역에 거점 오피스인 ‘스피어’를 열었다. 출근은 하되, 원하는 장소에서 직원들이 편하게 근무하도록 환경을 바꿨다. LG그룹 역시 재택근무 비율을 50%에서 30%로 완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입사한 직원의 경우 1년을 넘게 근무했는데 사무실에 출근한 날짜는 20일에 불과하다. 소속감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많았다. 재택근무를 강제하거나 무작정 출근을 강요하기보다는, 원하는 직원들만 출근하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더욱 적극적으로 재택근무 유지를 고려하는 기업도 많다. 네이버가 대표적이다. 네이버가 본사 직원 4,795명을 대상으로 근무제도 선호도 설문을 진행한 결과 ‘주5일 출근’을 선택한 직원은 2.1%에 불과했다. 최근 신사옥까지 지으며 사업장 확장에 나선 네이버는 결국 엔데믹에 맞춘 새로운 근무 체제를 도입했다. 오는 7월부터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직원들이 자유롭게 선택하는 ‘커넥티드 워크’ 제도를 시작한다. 주3일 이상 사무실에 출근할지, 주5일 재택근무를 할지 6개월마다 고를 수 있게 했다. 

재택근무 체제를 이어가기로 한 한 중소기업 CEO는 “3시간가량의 출퇴근 시간을 아끼는 데 대한 직원 만족도가 높았고 생산성도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엔데믹 상황에서는 재택근무가 의미 있는 복지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워케이션을 도입하는 곳도 등장했다. 휴양지에서 일한다는 뜻의 워케이션은 엔데믹 체제에서 탄생한 새로운 근무 형태다. 직원 복지의 일환으로 일부 기업에서 운영 중이다. 야놀자는 지난해 10월 31일부터 7일간 강원도 평창에서 워케이션을 진행했다. 신청자에 한해 회사 차원에서 숙박비와 식비, 법인차량을 지원했다. 반응이 좋았던 만큼 야놀자는 워케이션 지역과 기간을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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