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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통제’ 아닌 ‘지원’으로 일 관리 방식 바꿔야
노세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2022년 06월호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난 지금 재택근무제는 많은 사람이 한 번은 경험해 본 근무방식이 됐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의 심각성이 낮아지면서 전통적인 제조 대기업을 중심으로 근로자들의 사무실 복귀가 요구되고 있다. 이와 달리 IT 기업들은 재택근무제를 사무실 근무와 같은 하나의 근무방식으로 보고, 근로자들에게 재택근무와 같은 비대면적 그리고 비집합적 근무방식을 선택지로 제시하고 있다.

2021년 7~8월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실시한 재택근무 실태 현황 조사에 따르면, 응답 사업체 중 75.2%는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재택근무제를 계속 시행할 것이라고 답했고 조사 대상 근로자들 또한 72.8%가 계속해서 재택근무를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근로자들이 재택근무를 계속 하려는 주된 이유는 일하는 시간 외 이동시간 등의 부가적 시간을 여유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어 삶의 질이 향상된다고 인식하기 때문이고, 사업체들의 경우 근로자의 이직을 방지하고 우수인력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도 향후 인구구조 변화로 노동력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인재 확보 수단이 될 수 있는 재택근무제와 같은 새로운 근무방식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사업체와 근로자 모두 공통적으로 재택근무제의 생산성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 재택근무를 하다 중단하려는 근로자들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를 보면, 49.3%가 ‘직무 만족도가 낮아져서’, 43.6%가 ‘생산성이 나지 않아서’였다. 또한 재택근무를 하는 일부 근로자들은 동료와 협업의 어려움, 상하 간 의사소통의 어려움, 소외감 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서로 연결돼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재택근무를 하는 근로자들이 사무실에서 일하는 상황에서 사용하던 의사소통 방식을 그대로 유지해 일을 할 경우 일의 진행이 쉽지 않고, 그 결과 일에 대한 만족도와 생산성이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재택근무제와 같은 비대면성과 비집합성을 전제로 하는 근무방식은 근로자의 ‘재량’을 요구한다. 우리는 재량을 기반으로 하는 노동을 통해 어떻게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우선, 기술시스템이 필요하다. 기술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개별 근로자의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제공돼야 하는 것으로, 재택근무를 통해 발생하는 물리적 제약을 기술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 사업체가 기술 인프라를 어느 정도 제공해 줄 수 있는가는 근로자의 제도 접근성을 결정하고, 이는 생산성에도 영향을 준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일을 관리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업체는 일을 ‘통제’하는 것이 아닌 ‘지원’하는 방향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하며, 구체적으로 다음의 변화가 요구된다. 첫째, 의사소통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회의하는 방식, 문서를 작업하는 방식 등의 세부적인 일하는 방식이 비대면 상황에 맞게 재설계돼야 한다. 일과 역할을 배분하는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관리자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 흩어진 성과를 집단 성과로 정렬하기 위해서는 관리자가 일을 명확하게 배분하고 이에 대한 생산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재량을 바탕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역량 향상을 위한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비대면성을 전제로 일하는 과정에서 근로자들은 매번 상사의 통제를 기대할 수 없다. 근로자는 자신의 일에 대한 전문가가 돼 스스로 일을 설계하고 진행하는 등 일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근로자들의 숙련이 매우 중요하며 근로자를 독립적인 전문가로 육성하기 위한 회사의 생각의 전환과 투자가 필요하다.  

셋째, 결과 중심 관리를 위한 평가와 보상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인사 관리는 근로시간, 즉 일하는 과정을 관리한다. 그러나 재택근무와 같은 비대면 근로를 통해 생산성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일에 투자하는 시간, 즉 과정보다는 일의 결과물을 평가하고 목표 대비 성과를 달성한 것에 대한 보상이 제공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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