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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주도와 규제 완화, 방향은 바람직하나 주택경기 주시해야
송인호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송경호 조세재정연 연구위원 2022년 09월호


• 때: 2022년 8월 19일(금) 오후 3시 
• 곳: 서울역 공항철도 2회의실 
• 참석자: ‌‌‌송인호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좌장 겸)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송경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 

송인호  지난 8월 16일 정부가 향후 5년간 주택 270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이하 8.16 대책)을 발표했다. 민간개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 중점이다. 어떻게 보는지 먼저 총평을 한다면.
 
이상영  이전 정부부터 문제였던 공급부족이 이번 정부에도 동일한 맥락에서 대응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적정한 발표라는 생각이다. 내용적으로도 입지, 유형, 소득계층별로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들을 나름 잘 배려했다고 생각한다. 이전 정부도 공급부족을 고려해 막판엔 2.4 대책(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했고 상당히 많은 공급계획이 나왔었다. 그런데 이때 가장 우려됐던 것이 공공주도로 공급을 하겠다는 점이었다. 실행과정에서 생각만큼 호응을 얻지 못했고 과연 공공주도가 적절한가 하는 논의가 있었는데, 이번 대책의 중심은 민간이다. 재개발·재건축 쪽에 상당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은 공공주도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것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송경호  지역별 공급계획 대부분이 수도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울 50만 호, 수도권 158만 호 등 수요가 높은 지역 위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서울에 신규 택지를 조성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주택을 공급하려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안전진단 규제 등이 해결돼야 한다. 후속조치들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게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 

송인호  두 가지 측면에서 평가해 본다면 첫째, 공급규모의 적정성이다. 270만 호가 5년간 공급될 수 있는 총량적 개념이라고 볼 때 부족하진 않다고 보이고, 둘째, 수요와의 직접적인 매칭 측면에서 보면 재개발·재건축 지역에 수요가 많아 그쪽에서 공급량이 늘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상당히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재건축이 추진된다고 하면 보통 가격상승이 나타난다. 강남, 서초, 송파는 물론 여의도도 규제 완화 시 가격이 올라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시점이 전체적인 방향성과 제도를 정하는 데 아주 적절한 시기라고 본다. 이번 8.16 대책에 재초환, 안전진단 규제 완화 등이 담기지 않은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이상영  재개발·재건축 규제가 풀릴 것인가는 시장의 관심이 가장 높았던 부분이다. 이전 정부의 규제가 사실상 민간의 활력을 낮췄기 때문에 완화는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하겠다고는 했는데, 도대체 언제인지 명확하지 않다. 재초환의 경우 법 개정이 필요하니 쉽게 시점을 언급하기 어렵지만, 그렇더라도 개발하겠다는 명분을 확실히 세우고 그 시기도 윤곽을 잡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지금은 가격안정 국면이라 추진하기가 수월해졌다. 안전진단 규제는 정부의 기대에 따라 기준이 계속 바뀌어 왔다. 어떤 시기엔 안전진단 비중을 굉장히 낮췄고 또 어떤 시기엔 크게 강화했다. 기술적·구조적 측면과 더불어 사회적·환경적 변화가 고려돼야 하는데 한쪽에 치우쳤던 경향도 있다. 그래서 지금 규제 완화에는 공감대가 있어 보인다. 이 부분은 시행령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결정하기만 하면 된다. 이조차도 미루면 애매해 보일 수 있다. 

송인호  재초환이 합리적으로 정비된다면 안전진단 논의는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정부가 진짜 위험한 곳만 강제로 허물 수 있어야지 안전진단이 마치 허가나 규제처럼 작동하는 것 자체가 최초 의도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요 선진국 중 어느 나라도 자기 집을 다시 짓겠다고 할 때 그걸 못하게 막을 수 있는 나라는 찾기 힘들다. 주변 도로, 교통, 공원 혹은 경관을 훼손할 경우 함께 협의하고 규제를 따르면서 진행한다. 재건축의 방향성도 이렇게 잡아야 하지 않나 싶다. 안전진단 규제를 없애고 재초환을 정교하게 짜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발표한 규제 완화는 선언적 의미이자 일종의 시그널 같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나아갈 방향은, 안전진단 규제는 시장자율에 맡기고 정부가 강하게 나서야 할 때만 관여하는 것이다. 이번엔 8.16 대책에 수요자나 시장, 업계는 어떻게 반응할 것으로 보는가.  

이상영  수요자 입장에선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 그간 원하는 지역에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불만이 컸는데, 이번엔 민간 도심복합 개발사업까지 논의 중이다. 그러면서 사업주체로 신탁과 리츠를 예로 제시했다. 신탁과 리츠는 갖고 있는 역량에 비해 그간 역할을 못해 왔다. 개인의 주택수요 외에 사업 측면에서 새로운 영역을 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부동산 건설업계는 전통적으로 시공쪽 비중이 과도하게 큰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기획, 개발, 금융의 역할이 축소돼 있는데 이번 계기로 민간의 기획력, 개발력, 자금동원력들이 좀 더 활용될 수 있으면 좋겠다.
송경호  우리나라의 경우 고령층을 중심으로 1인가구가 급증하고 있는데 정부가 시장수요를 잘 파악하고 맞춤형으로 공급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270만 호 중 130만 호가 민간주도이니 공공보다 어느 정도 시장 동향과 급변하는 수요를 잘 파악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주택경기가 주춤하고 있다는 점도 걱정스럽다. 주택공급은 계획이 실제 이뤄질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막상 주택이 공급될 때 경기가 하락 국면이라면 가격변동성이 커질 것이다. 민간이 주택공급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유동적인 상황에 맞게 완충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송인호  이번 8.16 대책에서 우려되는 부분은 무엇인지, 어떻게 보완하는 것이 좋을지 말씀해 달라.  

이상영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그 범위가 너무 큰 것 같다. 주거안정은 공급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몇 가지 중요하게 언급한 것이 청년원가·역세권 첫 주택인데 이건 대통령 선거공약으로 사실상 토지임대로밖에 공급할 수 없을 것이다. 5년간 거주하고 이후엔 매각차익 중 30%를 반납하는 방식인데, 내 집 마련 관점에서 수요를 충분히 해결했다고 보이진 않는다. 다음은 신도시 이슈다. 이번에 4기까지 언급했는데 결국 1기 신도시를 재구조화해야 한다. 전체적인 계획도 세우고 고용도 창출해야 하는데 선언 수준에 그친 것 같다. 사실 1기는 30년이 넘었다. 해당 지역에 재개발이 이뤄지면 상당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음에도 구체화하지 않고 있어 아쉽다. 그나마 과거에 언급되지 않던 게 언급돼 다행이다. 두 가지가 대표적인데, 하나는 반지하 이슈다. 이처럼 열악한 주거지는 자연재해 발생 시 생명을 위협한다. 당장 쉽지는 않지만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내야 한다. 더 이상 주거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걸 명확히 하고 장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또 하나는 품질에 관한 것으로 층간소음 이슈를 다뤘다. 그런데 상업용에는 이 문제가 없다. 주거용 기준을 바꿔야 하는데 비용과 직접 연결돼 건설사도 수요자도 원치 않는다. 그렇지만 정부가 이게 정말 사회적 문제라고 판단하면 법으로라도 강제해야 한다. 안전, 에너지효율 등은 선택에 맡기지 말고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 

송인호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 하면 주거안정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 같은데, 들여다보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주거안정을 세 가지 요소로 본다. 우선, 주택구입을 용이하게 해주는 금융이다. 지금은 소득이 있어도 지역에 따라 대출한도 금액과 기준이 다른데 이런 제약이 없었으면 한다.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규제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임대시장에서의 주거비용 절감이다. 주거품질에 따라 가격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주거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제도가 있어줘야 한다. 일례로 월세 세액공제가 있는데 10명 중 4명은 이미 면세돼 의미가 없다. 셋째, 품질의 다양성 확대다. 흔히 아파트, 빌라, 다가구, 다세대로 구분하는데 다양한 품질 안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각각 단절돼 있다. 정부가 이를 얼마나 유연하게 해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정부가 종합적인 시각에서 주거안정을 생각하면 좋겠다. 

송경호  이번 방안에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관련 전월세대책은 담겨 있지 않았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법 개정이 쉽지 않겠지만 여론이 워낙 안 좋아 야당도 반대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전월세 거주 비중이 높기 때문에 국민들의 주거안정을 실현하려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보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가 얼마 전 관련 대책을 발표했지만 보다 근본적이고 과감한 대책을 제시하면 좋겠다. 또 이번 방안은 민간주도 공급대책이다. 민간이 핵심지역에 주택을 공급하려면 분양가 상한제를 논의해야 하는데 정부 개편안에 의하면 분양가 인상 폭이 기존 대비 최대 4%에 불과하다. 그 정도로는 민간이 인센티브를 갖기 어렵다. 

송인호  지난 7월 발표한 세제개편안도 살펴보자. 큰 틀에서 보면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를 낮추고 주택 수가 아닌 가액 기준으로 과세대상을 전환한 것이 눈에 띄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송경호  2020년 기준 우리나라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은 1.04%로, OECD 평균인 1.02%를 이미 2020년에 살짝 넘었다. 그런데 이후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에 따라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높아져 공시가격이 크게 상승했고 공정시장가액비율, 종부세율도 인상했다. 과세표준이 되는 공시가격은 계속 높아질 예정이므로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은 2021~2022년 그리고 그 이후에도 OECD 평균보다도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조정은 불가피했다고 본다. 또 2020년 기준 74만 명의 종부세 납세자가 전체 보유세의 18%를 내고 있다. 종부세를 부과하는 과정에서 의도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형평성 측면에서 과했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는 보유세보다 거래세 부담이 굉장히 높다. 보유세와 거래세를 합한 전체 세부담은 2020년 기준 GDP 대비 3.3%로 OECD 평균 1.5%의 약 두 배다. 거래세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보유세 부담 완화보다 더 필요하고 우선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유세 측면에서 이번 세제개편안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상영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부동산세제의 정상화라고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앞서 종부세율을 최대 6%까지 올렸는데 이번에 2.7%로 낮췄더라. 근본적으로는 과표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고 본다. 주택 수가 아닌 가액 기준으로 바꾸겠다는 방향도 이해는 하는데, 우리나라 임대소득을 비롯한 대부분의 세금은 주택 수를 기준으로 한다. 어떤 건 가액, 어떤 건 주택 수로 부과하면 더 혼란스럽다. 정말 지적하고 싶은 것은 온통 주택만 얘기한다는 것이다. 주택은 많이 가지면 투기고 중과세 대상인데 상업용 건물은 이런 세제들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주택은 이렇게 정교하게 과세하면서 비주택에는 그렇지 못하다. 

송인호  종부세율 관련해 수도권 1주택 수요자가 지방에 주택을 한 채 소유할 경우 1주택으로 간주한다는 것은, 지방소멸에 직면한 상황에서 괜찮은 아이디어 같다. 보유세 측면도 덧붙이자면, 보유세는 일종의 지역커뮤니티 서비스요금이라고 생각한다. 그 지역의 학교, 공원, 도로를 누리고 향유하는 비용인 것이다. 정부가 세제개편안도 내놓긴 했지만, 사실 조세보다 금리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현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송경호  「종합부동산세법」을 보면 부과 목적이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 가격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돼 있다. 과연 세제를 통해 가격안정을 이룰 수 있는지 몇 차례 과거 사례 분석을 해봤다. 2018년 9.13 대책 때 보니 가격상승률을 낮추는 데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가 있긴 했지만 그 크기가 너무 작아 제한적이었다. 실제 종부세의 세부담 증가효과도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엔 종부세율, 공정시장가격, 공시가격도 올라 9.13 대책 때보다 세부담이 훨씬 증가해 주택가격안정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분석 중이긴 한데, 효과는 그다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율로 시장가격을 잡겠다는 주택가격안정화 정책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고 본다. 나를 비롯한 연구자들이 더 많은 실증분석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이상영  부동산 가치산정에 있어서 금리는 분모에서 작동하고 조세는 분자에서 작동하는 것에 가깝다. 즉, 부동산가치에 금리의 영향이 훨씬 크다. 그런데 이게 좀 묘한 것이 지난 정부가 집값 오를 때 금리가 낮아서라고 언급했다. 공급부족보다 금리영향이라고 했는데, 지금 금리가 올라 수요가 없어지면서 가격은 떨어지는 국면이 되니 ‘공급이 아니라 금리 문제네, 조세로는 잡지 못하는구나’를 모두가 알게 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개편된 종부세율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송인호  주택매매 결정에 세금은 충분조건이지 필요조건은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조세를 동원하면 되레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이번 8.16 대책이 향후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는지, 주거안정을 이룰 수 있을지 말씀해 달라.  

이상영  주거안정 실현은 결국 공급을 늘리겠다는 뜻이기 때문에 입주하는 물량이 중요한데, 실제 입주까지는 장기간을 요한다. 따라서 이번 대책의 단기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중요할 수 있다. 주택산업은 시차가 있기 때문에 공급을 언제, 얼마나 한다고 해도 단순 계획이거나 인허가일 가능성이 높다. 올해 정부가 50만 호 짓는다고 했는데 부지 확보, 인허가 수준이다. 그러니 270만 호라고는 했지만 이번 정부 내에 만들어 입주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더욱이 실제 입주시점에는 지금보다 경기가 나쁘거나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 시점에 270만 호가 필요할지 고민해봐야 된다. 그대로 지켜지지도 않고 그 국면에서 필요한지 알 수 없는 총량 계획을 정부가 계속 발표해야 할지도 의문이다. 

송경호  교수님 말씀에 동의한다. 되레 계획대로 진행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주택경기가 안 좋을 때 공급이 쏟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공급대책보다 전월세 임대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송인호  무조건 가격을 떨어뜨리는 것이 주택시장 안정은 아니다. 높은 것도 문제지만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급격히 떨어져서 오는 경기침체도 있을 수 있다. 한편 정부가 270만 호를 공급하면 주택시장이 확실히 안정될 것인가. 그렇지 않다. 수요는 늘 바뀌기 때문이다. 안정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바꿔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동산정책은 주택품질을 높이고 주거취약계층을 보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으면 한다.  

정리 표초희 『나라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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