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경제부처가 만드는
국내 유일의 경제 정책 정보지
이슈
- 가성비 중요하다면 연간 주행거리 등 잘 따져봐야
-
임경업 조선일보 자동차팀 기자
2022년 10월호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은 6만8,52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9,495대)에 비해 73.5% 증가했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전기차 등록대수는 3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가 월 1만 대 이상 팔리는 전기차 전성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전기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훌쩍 오른 기름값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료비, 내연기관차와 차별화된 디자인과 성능 등을 이유로 전기차를 구매한다.
하지만 전기차 가격도 원자재·부품 수급 문제 등으로 덩달아 뛰고 있다. 테슬라는 수시로 가격을 올려 모델3 스탠더드(최하위 모델)가 7,034만 원으로, 지난해 2월(5,479만 원)보다 1,600만 원 정도 올랐다. 보험료도 전기차가 더 비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기차의 평균 보험료는 94만3천 원으로 내연기관차·하이브리드차(비전기차)의 평균 보험료(76만2천 원)보다 18만1천 원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급속충전 요금도 9월 1일부로 11% 가량 인상됐다.

과연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저렴할까. 차량 가격·연료비·보험료·자동차세 등을 고려해 전기차와 비전기차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조사해 봤다. 비교 차종은 같은 모델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모두 출시된 기아 ‘니로’를 선택했다. 최하위 트림(세부 모델)부터 최상위 트림 가격 평균을 구하고, 전기차는 보조금(서울시 기준)을 가격에서 뺐다. 이렇게 계산하면 니로 전기차(EV)는 3,987만 원, 니로 하이브리드(HEV)는 2,954만 원으로 전기차가 1,033만 원 비싸다.
연료비는 연간 2만km를 주행할 경우 니로 EV가 연 52만 원 든다. 하이브리드차는 연 189만 원(연비 리터당 19km)이다. 전기차를 탈 경우 매년 연료비를 137만 원 정도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1만km를 주행할 경우 이 격차는 69만 원으로 줄어든다. 전기차 충전요금은 완속충전기를 70%, 급속충전기를 30% 사용했을 경우를 가정한 금액으로 급속충전기를 많이 사용할 경우에는 충전비가 더 들 수 있다. 휘발유는 리터당 1,800원 기준으로 했다.
여기에 전기차에 일괄 부과되는 자동차세(13만 원)와 보험료(금융감독원 평균치)를 종합하면 연 2만km를 주행할 경우 니로 전기차가 하이브리드차보다 연간 134만 원, 연 1만km를 주행할 경우엔 66만 원을 절약할 수 있다. 따라서 연 2만km를 주행하는 오너는 7년 8개월 이상 타면 비싸게 주고 산 전기차 금액(1,033만원) 이상으로 유지비를 아낄 수 있다. 연 1만km를 주행할 경우에는 15년 7개월 이상 타야 전기차가 더 싸다고 볼 수 있다.
주행거리가 짧을 경우 하이브리드차의 경제성이 더 두드러진다. 최근 다올투자증권의 조사결과, 연평균 8천km를 주행할 경우 10년 차량 소유 비용(구매가격+유지비)을 계산한 결과,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6,210만 원으로 전기차 아이오닉6(6,740만 원)보다 530만 원가량 저렴했다.
수입 전기차와 가솔린차를 비교하면 어떻게 될까. 각 사의 대표 엔트리(가성비) 동급 모델인 테슬라 모델3와 BMW 3시리즈 가솔린 모델(320i)을 같은 방식으로 비교해봤다. 차량 구입 가격(전체 트림 평균)은 테슬라 모델3(8,226만 원)가 320i(6,143만원)보다 2,083만 원가량 비싸다. 2만km 주행 시 BMW 320i의 연간 유지비는 455만 원, 테슬라 모델3의 유지비는 155만 원이다. 약 7년 이상 운행하면 테슬라 모델3가 더 저렴해지는 셈이 된다. 연 1만km 주행 때는 약 14년 2개월 이상 타야 모델3가 더 싸게 먹힌다. 단 할인이 전혀 없는 테슬라와 달리 BMW는 비정기적인 딜러사 할인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