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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연결되는 전기차 세상
자동차 미생 『오토 워』 저자 2022년 10월호

 

전기차는 1832년 처음 등장해 내연기관차에 비해 조용하고 안락함을 제공하는 장점 등으로 상류층과 여성 운전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시커먼 매연이 나오는 내연차에 비하면 아주 깔끔(?)했던 전기차는 그러나, 충전의 어려움, 축전지의 짧은 수명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1900년 초 포드사의 내연차 대량생산과 더불어 사라지면서 영원히 사장될 것으로 여겨졌었다.

그렇게 잊혀졌던 전기차가 최근 들어 다시금 뜨겁게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등장한 전기차는 200년 전과는 전혀 다른, 새롭고 강력한 무기를 장착하고 우리 앞에 나타났다. 소위 CASE 혁명이라 하는데, 연결 가능하고(Connected),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며(Autonomous), 공유서비스가 가능하고(Shared), 새로운 에너지원인 전기로 달리는(Electric) 자동차는 분명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공상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모습이다. 이런 변화를 몰고 온 주인공은 백년넘게 시장을 주름잡던 기존 자동차회사들이 아니었다. 새롭게 등장한 테슬라라는 작은 신생회사였다.

테슬라는 ‘컴퓨터에 바퀴를 단다’는 전혀 새로운 개념으로 자동차를 만들었다. 스마트폰처럼 구매 후에도 차량이 계속 업데이트(OTA)되고, 컴퓨터처럼 중앙집중식 처리장치가 있고, 자율주행을 위한 각종 센서의 데이터 처리에 유리한 자동차를 만든 것이다. 2010년대 말 테슬라가 보란 듯이 이렇게 발전된(?) 색다른 방식으로 차량을 만들게 된 것을 두고 토요타에서는 요리사가 ‘레시피’를 공개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그 후 전통 자동차회사들은 앞다퉈 테슬라를 벤치마킹해 OTA 방식 및 중앙집중식 아키텍처를 새롭게 구성함으로써 테슬라를 따라잡으려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기차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반짝 유행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 앞에 등장한 전기차로의 변화는 거스르기 어려운 거대한 파도와 같다고 말하고 싶다. 탄소중립 추진에 따른 법적 규제 등 외적 압력보다 소비자 스스로의 만족과 새로운 가치 추구에 따른 변화인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일례로 전기차는 배터리 팩 자체가 움직여 작동할 수 있기에 정차 중 에어컨이나 히터를 틀어야 할 경우 공해를 남발하는 공회전 시동을 걸 필요가 없다. 차박을 즐기는 캠핑객이나 학원 앞에 차를 대고 자녀를 기다리는 학부모 등 이러한 전기차의 편리함을 경험한 사람들은 전기차가 없는 환경으로 되돌아간다는 생각을 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앞에서 언급한 CASE 혁명의 C, 즉 연결성 분야만 봐도, 앞으로 전기차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더 크게 변화시킬지 짐작할 수 있다. 차량성능 개선을 위해 제한적으로 사용되던 OTA 업데이트 기능은 기술진보와 함께 확대될 것이고, 더 커지고 많아진 디스플레이 화면이 장착될 것이며, 거기에 들어가는 콘텐츠도 방송·영화는 물론 게임, 사물인터넷, 카 커머스 등 우리 삶 구석구석으로 확장될 것이다.

나의 자동차가 다른 자동차 그리고 교통인프라와 연결되고, 그것은 다시 위성, 중계기 등과 연결된다. 주변에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핸드폰과도 연결돼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를 미리 감지하기도 하고, 집과도 연결돼 나의 집이 확장된, 움직이는 거실에서의 생활이 가능하게 된다.

V2X(Vehicle to Everything) 기술을 통해 전기차가 이렇게 모든 것과 연결되면서, 각 가정이 전기차와 직접 연결돼 전기를 주고 받는 커다란 전력망을 구축할 수도 있게 된다. 이처럼 전기차를 전력망과 연결해 유휴전력을 이용하는 V2G(Vehicle to Grid) 기술이 실현되면 특정 시간에 발전소 전기 사용이 몰려 정전될 위험도 크게 줄게 된다.

새로운 에너지를 사용하는 자동차 속에서 모든 것이 연결된 가운데, 차량사고와 공해는 현저히 줄어들고 운전자는 더욱 편리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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