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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기한 표시제 시행 시 철저한 냉장·냉동 시스템 중요
백소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간사 2022년 12월호


내년부터 소비자는 식품을 구입할 때 익숙하게 확인했던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이라는 새로운 표기를 접하게 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곧 시행되는 소비기한 표시제를 소비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한 달에 2회 이상 온·오프라인을 통해 식품을 구입하는 1천 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했으며 신뢰수준은 95%다. 

우선 소비자가 식품 선택에서 기한 표시에 얼마나 민감한지 조사했는데, ‘식품 구입 시 유통기한이 가장 길게 남은 식품을 고른다’가 71.6%로 높게 나타났으며, ‘유통기한이 가장 길지 않더라도 기한 내 먹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식품을 고른다’라고 응답한 소비자는 25.3%였다.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구입한다’는 응답이 우유, 요구르트와 같은 유가공제품은 95.2%, 영유아식품은 94.9%로 매우 높았고 냉장·냉동 가공식품류 76.4%, 음료류는 67.4%로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제조일자의 최신 여부, 유통기한의 잔여 정도를 식품의 신선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으며 신선도를 중시하는 식품일수록 유통기한을 더 자주 확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비기한 표시제 시행을 알고 있는지를 물었을 때 ‘전혀 모른다’ 47.8%,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잘 모른다’ 37.8%로, 내년에 소비기한이 도입되는지 모르는 소비자가 85.6%에 달했다.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이 병기되는 것은 아니므로 소비자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제도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

소비기한으로 바뀌면 좋은 점에 대해서는 ‘식품을 섭취할 수 있는 기한을 명확히 알 수 있어 편리하다’(49.3%), ‘먹지 않고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양이 줄 것 같다’(21.5%) 순으로 응답해 식품 섭취 판단에 도움을 주고, 환경보호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우려되는 점으로 ‘식품 보관기한이 늘어 품질이 저하될 것 같다’ (34.8%), ‘유통매장에서 관리를 소홀히 할 것 같다’(30.5%) 등을 꼽아 기한 연장에 따른 불안을 드러내기도 했다. 소비기한 표시제 시행 시 중요한 점에 대해서는 ‘안전한 식품 유통을 위한 영업자의 철저한 냉장 및 냉동 시스템 운영’이 35.9%로 가장 높았으며 ‘해당 식품의 정확한 소비기한 설정’(30.3%), ‘유통 및 보관 관리가 잘되고 있는지 정부의 철저한 감시’(25.5%) 순으로 나타났다. 

기한 표시가 식품 안전을 모두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식품의 제조과정과 유통과정을 확인할 수 없는 소비자로서는 식품 품질의 정도와 안전성의 기준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것이 ‘기한’이다. 보관기한이 늘어남에 따라 식품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각 식품별 명확한 소비기한 설정 기준 근거를 마련하고, 영업자가 식품 보관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냉장·냉동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가정에서 식품을 안전하게 소비하는 방법에 대한 소비자 교육도 필요하다.

아울러 식품 소비기한을 시행하는 것만으로 식품 폐기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적정한 양의 식품 판매와 구매가 중요하다. 영업자는 식품 과소비를 유도하는 끼워팔기, 세트 상품 판매 등 식품의 대량 포장 판매를 최대한 자제하고, 소비자는 잔여 기한이 많이 남은 식품을 과하게 쟁여두는 소비 습관을 돌아봐야 한다. 소비자의 안전한 식품 소비와 합리적 선택을 도모하기 위한 소비기한 제도가 되기 위해서는 소비자, 영업자, 정부 세 주체 모두 각자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한마음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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