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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마일시장의 문제에서 시작된 배달로봇 개발… B2C·B2B 플랫폼도 개발할 것”
강기혁 뉴빌리티 부대표 2023년 01월호


점심에 주문한 음식 배달료는 5천 원, 배달시간은 50분 남짓. 좀 더 저렴하고 빨리 받을 방법은 없을까? 이 질문에서 출발해 자율주행 로봇 ‘뉴비(NEUBIE)’를 개발한 스타트업 뉴빌리티. 강기혁 부대표에게 이들이 만들고 있는 배달서비스 혁신에 대해 들어봤다. 머지않아 뉴비가 우리 동네를 누비며 배달하는 날이 오길 기대하며, 모두 A-T-T-E-N-T-I-O-N 어텐션~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을 시작한 계기는?
2017년 이상민 대표가 대학 동아리 친구들과 뉴빌리티를 창업해 여러 아이템에 도전한 끝에 2019년부터 자율주행 로봇 기술·서비스 개발에 매진하게 됐다. ‘어떤 기술을 만들지?’보다는 ‘현실에 존재하는 시장의 문제를 풀어보자’라고 생각하며 시장을 살피던 중 물류 분야, 특히 라스트마일시장에 눈길이 갔다. “배달로봇이 등장한 지는 꽤 됐는데 왜 여전히 일상에서 보기 어려울까?”, “급증하는 배달 수요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높아지는 배달료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고,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배달로봇이 답이라고 생각해 뛰어들게 됐다.  

배달로봇 분야에서 기술뿐 아니라 ‘가격’도 혁신이 필요하다 본 건가?
물류비용 중 53%가 라스트마일에 집중돼 있고, 그중 80%가량이 인건비다. 이 비용을 기업과 소비자가 나눠 부담한다. 한편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배달서비스는 주문한 상품이 안전하고 빠르게, 또 저렴하게 배달되는 것이다. 소비자 대상으로 배달수수료 가격 수용선을 조사해 보니 1,500원이 가장 적합하다고 보더라. 현재 배달서비스로는 이 기준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또 우리는 배달로봇이 아직 시장에서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가 ‘가격’에 있다고 봤다. 로봇 한 대 가격이 수천만~수억 원대여서 자
영업자에게는 부담이 크다. 그래서 시중 가격의 4분의 1 수준으로 제작했고, 월 렌탈서비스 형식이나 건당 수수료 모델 설계 등을 구상하고 있다.


그럼 실제로 실내외 주행을 할 수 있나.
아파트, 대학, 편의점, 골프장 등에서 다양한 배달시나리오를 축적하며 도심주행 경험 데이터를 쌓아 자율주행 성능과 서비스 품질을 향상하고 있다. 첫 서비스 실증은 2021년 인천 송도였다. 당시 협력했던 치킨회사 앱을 통해 로봇배달을 선택 옵션으로 넣어 2개월간 인근 아파트단지와 연세대 국제캠퍼스로 배달했다. 첫 4주 동안은 기존 배달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후로는 로봇배달 주문량이 기존 배달보다 많아졌다. 배달료를 받지 않는 대신 동 입구까지만 배달했는데도 불편을 감수하고 로봇배달을 체험해 보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고  자신감을 얻었다. 
 
기존 배달시스템과의 차별점은? 안전 문제도 있을 것 같은데.
지난해 편의점과 협력해 실증서비스를 운영했을 때 보통 30~40분 내 배달을 완료했다. 기존 배달의 경우 배차를 받고 기다리는 시간이 있어 근거리 배달에 40분 이상 소요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배달 서비스 구간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하는 건 아니다. 로봇에 맡길 때 더 높은 효율이 나타나는 구간에 집중하려는 것이다. 한편 자율주행 로봇이 보행로로 주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보행자 안전 문제를 고려해 소형·경량·저속 이동체로 개발했다. 최대 시속 약 7km로 보행자와 유사한 속도에서 다양한 센서를 활용해 동적·정적 장애물을 인식하고 회피 또는 정지하도록 구현했다. 우리가 활용하는 기술은 비주얼 슬램으로, 카메라와 센서를 사용해 위치를 추정하고 3차원 지도를 생성하기 때문에 GPS가 먹통인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한 보험사와 실내외 자율주행 로봇배달서비스 전용 보험상품 출시에 관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그럼에도 아직은 인간의 개입이 필요해 보인다.
상품의 적재와 수령은 점원과 고객이 해야 하지만,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건물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일 등은 인간 개입이 필요 없는 수준으로 기술이 개발돼 있다. 실증사업 때 하루는 갑작스러운 공사로 길이 막히자, 뉴비의 AI가 관제사 지시 없이 스스로 상황을 인지해 대안 경로를 찾아 배달을 완료한 적이 있다. 인간의 개입이 필요한 부분은 오히려 제도적 환경이나 사회적 수용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로봇에 대한 시민들의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은 로봇배달서비스를 많이 접할수록 빠르게 개선될 것이다. 

제도적으로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부지런히 기술·서비스 개발을 하더라도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규제다. 자율주행 배달로봇은 여러 규제가 얽혀 있다. 우선 현행 「도로교통법」에서는 자율주행 로봇이 ‘차마(車馬)’로 분류돼 보행로를 이용하려면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한시적 예외조치가 필요하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공원 내 30kg 이상의 동력장치가 통행할 수 없게 돼 있다. 또한 뉴비처럼 카메라를 이용해 영상정보를 취득하며 자율주행을 구현할 때 「개인정보 보호법」상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 역시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

해외 상황은 어떤가.
지난해 5월 해외 진출을 위해 시장 조사차 미국을 방문했을 때 이미 그곳은 상용화가 충분히 돼 있었다. 20개 이상의 주에 배달로봇이 운행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마련돼 있었다. 게다가 미국은 제도 도입 시점이 2016년이니, 우리는 기술·서비스 격차뿐 아니라 제도 격차라는 핸디캡을 갖고 시작하는 셈이다. 일본도 자율배송 로봇에 해당되는 ‘원격조작형 소형차’의 규격·최고속도 기준 등이 포함된 규정과 레벨4 자율주행 운행을 허가하는 내용이 담긴 「도로교통법」이 올 4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 국회에서도 관련 법 개정안이 발의 중이어서 앞으로 국내 제도환경도 좋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규제개선은?
우선 현재 발의된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실외이동 로봇’의 정의가 담겨 법적 지위가 생기게 된다. 일종의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운행안전 인증체계도 담고 있는데 이는 앞으로 자율주행 로봇 운행의 디딤돌이 돼줄 것이다. 또 이동형 영상정보처리 기기 운영에 대한 세부 규정도 생길 예정이라 카메라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기업에는 몹시 반가운 일이다. 이 외에도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실외이동 로봇의 보행로 이용이 가능해지는 등 자율주행 로봇서비스 상용화 원년이 더 앞당겨질 것이라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뉴빌리티가 그리는 미래는? 
SF영화에만 존재했던 로봇을 우리 일상에서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 분야로 확장·발전해 나가려 한다. 현재는 아파트, 대학, 병원 등 사유지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형 서비스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 라스트마일 배달시장에 착안한 도심 내 배달서비스를 포함해 골프장, 리조트 같은 레저형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 모듈도 지속해서 확장할 것이다. 로봇 기술개발 외에도 ‘뉴비고’라는 B2C·B2B용 플랫폼을 개발해 주문 접수·처리, 배차·경로 관리, 모니터링 제어, 고객 인증 등 배송 시작부터 도달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려 한다. 현재 플랫폼 연동을 최우선 목표로 다양한 파트너사와 플랫폼 사업화를 위해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물리적 공간에서 자율주행 로봇이 생활 속 서비스를 실현해 나가는 모습을 응원해 주면 좋겠다.  

 
신정아 『나라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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