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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타다’ 막으려면 획일적 규제에서 벗어나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야
문종형 스타트업규제혁신포럼 대표, 실버레이크인베스트먼트 이사 2023년 03월호


요즘 40대 이하 젊은 층들에게 해외에서 택시보다 우버, 그랩 등의 승차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일반화돼 있다. 글로벌시장을 선점한 우버의 기업가치가 현재 수십조 원에 달하고 인도 및 동남아 등지에서 그랩, 올라 등 후속 기업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승차공유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것은 신산업이 갖고 있는 잠재력이 얼마나 큰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나는 지난 5년간 엔젤투자자로 활동하면서 혁신 스타트업들이 본격적인 성장가도에 들어가야 할 중요한 시기임에도 규제에 막혀 큰 기회를 놓치는 경우를 수없이 목격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혁신 스타트업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의 혁신을 주도하고자 지난해 말 국내 60개 스타트업과 함께 ‘스타트업규제혁신포럼’을 결성했다. 이 포럼에는 메라키플레이스, 로톡, 닥터나우, 동네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혁신 스타트업들이 임원사로 참여했고, 창립총회에서 비대면 진료, 리걸테크, 프롭테크 등 신산업 분야의 규제혁신과 법제 선진화를 위해서는 민관의 다양한 주체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스타트업들의 하나 된 목소리를 확인한 바 있다.

스타트업 규제혁신은 각 부처는 물론이고 이해당사자들의 역학관계도 복잡하고 신구 산업 간 갈등이 첨예하기 때문에 국회의원들도 전면에 나서길 꺼린다. 그래서 민간 주도의 다양한 주체들이 관련 분야의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많은 국민에게 불편을 끼치고, 근거 없는 불법논란 끝에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회사의 존립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제2의 타다’가 또다시 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일례로 비대면 진료의 경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3년간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환자들에게 많은 편의를 제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연장법안은 계류 중이고 서비스는 중지될 위기에 처해 있다. 최근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와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로톡의 경우에도 국민들의 법률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자본력이 부족한 개업 초기 변호사들에게 소비자 접점을 높여주는 등 다양한 이점이 존재하지만 현재 법령상으로는 변협이 로톡 이용 변호사를 징계할 수 있다. 이는 스타트업 규제의 후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비단 비대면 진료와 법률서비스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스타트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서는 스타트업이 마음껏 비전을 세우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정책적 일관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다 보면 “없는 것은 돈이고 있는 것은 규제”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창업대국으로 가는 길은 이미 명확히 나와 있다. 유능한 창업자들과 혁신 플랫폼들이 창의적으로 기존 서비스들과 공존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 한국에서 보다 많은 유니콘과 데카콘 기업이 나오려면 정부부처는 더 넓은 시야를 갖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기득권 산업만을 보호하는 획일적 규제에서 벗어나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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