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4.9%. 그런데 장애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38.1%에 머문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장애인의 취업을 돕기 위해 ‘장애인 취업성공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취업계획 수립부터, 직업훈련, 취업 알선까지 지원하기에 만 18~69세의 장애인이라면 눈여겨볼 만하다. 『나라경제』가 이 프로그램으로 취업에 성공한 김순녀 씨를 서면으로 만나봤다.
후천적으로 장애가 왔다고.
10년 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병으로 잘 걷지 못한다. 주된 장애는 하지기능 지체장애고, 차상위장애로 뇌병변장애 진단을 받았다. 장애를 갖기 전에는 유치원을 운영하며 대학 겸임교수로 있었는데, 걸을 수 없게 되면서 외부생활이 단절된 상태로 집에서만 3년을 보냈다.
장애를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았겠다.
초반엔 몸의 이상이 마음으로까지 전이돼 심한 우울증을 겪었다.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괴롭고 힘들었다. 그렇게 몇 년을 보내다 장애를 서서히 수용하기 시작했고, 뭔가를 배워 사회로 다시 나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장애인 취업성공패키지 참여 계기는?
장애가 있어도 활동에 크게 제약을 받지 않는 직업을 찾아보다가 컴퓨터를 배운다면 충분히 새로운 일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직업전문학교를 찾아갔는데, 거기에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관계자를 만나 장애인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에 대해 듣게 됐다.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나.
참여하려면 먼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상담사와 장애를 갖게 된 이유와 현재 심리 상태, 수용과정까지 충분한 상담을 진행한다. 이후 1단계 프로그램으로 심층상담 및 욕구 진단 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2단계로 진입해 역량 강화를 위한 컴퓨터 교육을 전액 국비 지원으로 1년 가까이 받았다. 이를 통해 한글, 엑셀, 파워포인트 관련 국가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리고 3단계 프로그램으로는 희망직종에 맞게 취업 알선이 진행된다. 취업을 한 이후에는 공단에서 수시로 연락해 근무에 애로사항은 없는지 묻고 새로운 정보도 알려 준다.
구직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한 부분은?
장애가 있기 때문에 내 건강상태로도 근무가 가능한 일을 찾게 된다. 나는 이동의 불편이 가장 커 집에서 근무할 수 있는 일자리를 원했다. 그런데 면접을 가보면 대부분의 일자리가 회사에 출근해야 하는 것들이라 안타까웠다. 여러 번의 면접을 거쳐 현재 회사에 합격해 구직 모니터링 업무를 재택근무로 하고 있다. 다른 회사의 채용공고를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인터넷에서 채용공고를 찾아 정리하는 업무다. 지금 회사에 취업성공패키지에 함께 참여한 분이 있다. 신장장애로 자주 투석을 받아야 해서 일반적인 직장생활을 할 수 없는 여건이었는데 근무시간 선택과 재택근무가 가능한, 본인의 상황에도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 그분도 상당히 만족하며 기뻐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처음 이 프로그램에 대해 들었을 때 새로 살아갈 희망이 보였다. 일을 할 수 있게 되자 쓸모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앞으로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매우 기쁘고 감사하다. 한편으로는 좀 더 일찍 이 프로그램을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아직 이런 제도를 모르는 분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정책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를 통해 더 많은 분이 희망을 찾으면 좋겠다.
•문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1588-1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