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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서비스 자유롭게 선택하고 문화·여가 접근성 높아진다
『나라경제』 편집실 2023년 04월호

앞으로 5년간의 장애인 정책 청사진을 담은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이 지난 3월 9일 발표됐다. 이번 종합계획은 균등한 기회를 갖는 ‘평등한 삶’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동안 장애인 정책은 건강 상태나 소득 등에 따라 서비스와 급여가 제공돼 장애인 스스로 서비스나 급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었고, 이로 인해 욕구와 급여 간 불일치가 발생했다. 정부는 장애인이 다양한 서비스를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해 개인의 욕구까지 충족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균등한 기회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봤다. 이에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은 ‘맞춤형 지원으로 장애인의 자유롭고 평등한 삶을 실현하는 행복사회’를 비전으로 한다.

개인예산제, 2026년 본사업 추진···건강주치의 대상은 장애인 전체로 확대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개인예산제’의 도입이다. 개인예산제는 ‘사용 가능한 서비스 총량’ 내에서 자신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급여와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이다. 개인예산제가 도입되면 장애인 당사자가 개인의 필요에 따라 개인별 지원계획을 작성하고, 보청기 등 보조기기 구매 시 추가 소요비용 중 일부에 활동지원 급여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개인예산제는 이미 영국, 스웨덴, 독일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된 만큼 정부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춰 단계적으로 도입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올해 4개 지자체, 120명(지자체당 30명)을 대상으로 모의연구를 진행해 개인예산제 사업모델을 도출하고, 2024년부터 지자체 시범사업을 거쳐 2026년 본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장애인의 실생활과 밀접한 복지서비스도 강화된다. 장애인의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을 돕는 활동지원 대상자를 2023년 14만 명 규모에서 2027년 17만 명까지 확대하고, 제공서비스의 다양화와 종사자의 처우 개선, 권익 보호 등을 추진해 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한다. 또한 의사소통이 어렵고 도전행동 등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개인별 욕구와 환경 등을 고려한 통합돌봄서비스가 내년 6월까지 구축될 예정이다. 통합돌봄서비스가 시행되면 일상생활 훈련, 취미활동, 긴급돌봄, 자립생활 등을 전문적·통합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이 외에 장애아동 발달재활서비스 지원대상을 올해 7만9천 명에서 2027년 10만 명까지 지속 확대하는 한편, 장애미등록 아동 지원연령을 현재 만 6세 미만에서 만 9세 미만으로 상향하기 위한 법률 개정을 적극 검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장애인 건강에 대한 정책이다. 정부는 장애인이 자신의 건강주치의를 선택해 만성질환이나 장애 등 건강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받는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을 2018년 5월부터 실시해 왔다. 그간 이 사업은 의사와 장애인의 참여가 저조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에 시범사업 대상을 중증에서 장애인 전체로 넓히고, 지역자원 연계, 방문재활서비스 도입 등을 통해 더 많은 장애인이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며, 2025년까지 본사업 전환을 추진할 예정이다. 

장애인의 의료기관 접근성을 개선하는 계획도 담겼다. 공공 보건의료기관 86개소를 장애친화 건강검진기관으로 의무지정하고, 장애친화 산부인과, 장애인 구강진료센터 등의 확충을 추진한다. 또한 권역재활병원 및 공공 어린이재활병원과 센터를 단계적으로 개선해 재활의료 체계를 강화해 나간다.

더불어 돌봄과 배움의 기회를 확대한다. 영유아 발달 정밀검사 지원 대상을 전체로 확대하고, 장애아 전문·통합 어린이집을 기존 1,650개소에서 2027년 1,970개소로, 장애-비장애 학생 간 통합교육을 강화하는 ‘정다운 학교’를 기존 120개교에서 200개교로 늘려 나간다. 장애대학(원)생 지원을 위해선 장애인고등교육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장애학생지원 거점대학을 2027년까지 15개교로 확대한다.

 한편 식재료, 교통비 등 생활물가가 오르며 장애인의 경제적 부담도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물가인상을 반영해 장애인연금 지원단가를 지속적으로 인상하고, 중증 장애인에게 적정 지원이 가능하도록 지급기준 개선을 검토할 방침이다. 또한 일자리 지원 규모를 올해 3만 명에서 2027년 4만 명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장애유형별 맞춤형 직무개발, 소득활동 종합조사와 취업-직업훈련 연계 지원 등을 추진해 장애인의 자립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여가활동의 활성화, 이동수단·편의시설 보급 확대, 디지털 및 미디어 활용 확대 등 사회적·기술적으로 다양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장애인 정책에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이에 정부는 시군구 단위 장애인형 생활체육시설인 반다비 체육센터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장애인도 이동의 어려움 없이 여행할 수 있는 무장애 여행지인 ‘열린 관광지’를 2027년까지 252개소로 늘리며, 무장애관광도시 조성사업을 전국 단위로 확대·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문화예술 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 시설 가이드북을 제작하고, 공공 수어통역 지원 규모를 현재 연 440회에서 2027년까지 2천 회로 늘림으로써 보다 많은 장애인이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정보습득이 중요해진 만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정보격차를 좁히기 위해 디지털 보조기기 개발 및 보급 지원 규모를 현재 5,300대에서 2027년 7,500대까지 늘릴 예정이다.

저상버스 도입률 65%로 끌어올릴 것

장애인 이동수단 개선방안도 포함됐다. 2021년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이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약 60.6%의 장애인이 ‘대중교통 이용 시 차별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러한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올 1월부터 노선버스를 대차·폐차할 경우 의무적으로 저상버스를 도입하도록 했으며, 저상 좌석버스 표준모델 도입을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정부의 2027년 내 저상버스 도입률 목표치는 65%다. 이 밖에 장애인 편의시설 의무설치 대상을 현행 50제곱미터 이상 시설에서 50제곱미터 미만 시설까지 확대하고,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 및 모바일 앱에 대한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를 2026년 1월 28일부터 전면 시행한다.

마지막으로, 장애인의 권익 증진과 정책기반 마련에 대한 고민도 담겼다. 장애인 학대 예방 및 신속 대응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장애인 권익옹호기관 전담인력을 증원하고, 장애인 학대피해자 종합지원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정신장애인이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 내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서비스 실태조사 및 제도 분석을 거쳐 정신장애인 자립 지원을 강화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장애인복지법」상 의학적 기준을 바탕으로 개인의 신체적·정신적 손상에 따라 장애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 구성원의 태도나 환경적 장벽으로 인해 사회 참여가 저해되는 경우도 장애로 인정하는 사회적 장애 모델이 유럽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사회적 장애 모델이 도입될 수 있도록 정부는 국회와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정부는 “정책의 차질 없는 이행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차별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실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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