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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와 위기의 롤러코스터 타는 OTT산업
정덕현 문화평론가 2023년 08월호

코로나19 팬데믹은 이제 막 태동한 OTT산업을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다. 전 세계 최다 구독자를 가진 넷플릭스는 2020년 12월까지 가입한 가구 수가 2억을 돌파했고, 2019년 11월 뒤늦게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 역시 1년 6개월 만에 구독자 1억360만 명을 기록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국내 토종 OTT 붐도 일었다. CJ ENM의 티빙이 본격적인 OTT서비스를 시작했고, 지상파 3사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하는 웨이브가 등장했으며 유통업체인 쿠팡이 쿠팡플레이를 선보였다. 

팬데믹이 초래한 비대면 소비 환경은 집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무한정 시청할 수 있는 OTT로 대중을 이끌었다. 극장은 텅 비게 됐고, 이미 만들어진 영화들도 극장 대신 OTT를 찾았다. 한마디로 OTT 세상이 펼쳐졌다. 

그리고 이것은 기존 콘텐츠 소비방식뿐 아니라 제작과 방영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OTT를 통해 글로벌시장에 진입한 드라마의 제작비는 규모가 갈수록 커졌고, 완성도 높게 만들어진 OTT 오리지널 콘텐츠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은 지상파 같은 기존 플랫폼에서 기존의 방식으로 제작된 콘텐츠에 더 이상 만족할 수 없게 됐다. 

전 세계에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완성된 작품에 자막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전제작제 역시 필수가 됐다. 제작 기간은 늘어났고 완성도는 높아졌다. <킹덤>,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과 같은 K콘텐츠가 높은 완성도와 확실한 로컬 색깔이 들어간 차별성으로 전 세계에 팬층을 확보하게 된 건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와의 공조 덕분이었다. OTT가 K콘텐츠의 체질을 바꿔버린 것이다. 

팬데믹 상황에서 제작 자체가 어려워진 영화계 인력들은 OTT를 새로운 발판으로 삼아 콘텐츠를 제작했고, 영화는 물론이고 드라마에도 뛰어들었다. 영화감독이었던 황동혁 감독이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만들자, 드라마에 회의적이었던 영화감독들도 대거 OTT 시리즈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이준익 감독 같은 인물이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욘더>를 연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OTT가 엔데믹으로 접어들며 주춤하고 있다. 전 세계 최다 가입자를 가진 넷플릭스조차 새로운 수익모델로 ‘계정 공유 금지’ 카드를 만지작거리게 됐다. 디즈니플러스도 지난해 마지막 3개월 동안 순 가입자 240만 명을 잃었다며 ‘비용을 줄이면서 창의성 중심으로 회사를 재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리해고 등의 인력감축을 포함한 긴축을 통해 손실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토종 OTT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웨이브와 티빙은 각각 1,217억 원과 1,191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왓챠는 매물로 나왔지만 매각에 실패했고, 대신 현대차와 협력해 신차에 왓챠 서비스를 탑재하게 됐다.

전 세계 OTT기업이 팬데믹으로 급성장한 후 현재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장 큰 원인은 과열된 경쟁으로 인한 과잉투자다. 그간 지나치게 OTT에 장밋빛 미래를 예상하며 경쟁적으로 과잉투자한 후유증이 이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수익모델은 거의 구독자 확보에만 집중돼 있는데, 경쟁 환경에서 구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무한한 콘텐츠 생산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OTT업계는 이 위기상황에서 수익모델 다변화와 더불어 해외 구독자 유입,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제작비를 충당하거나 제작 과정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는 방법으로 비용 줄이기에 고심하고 있다. 이미 OTT 세상은 열렸고 과거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다만 위기에 따른 변화가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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