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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지구는 따뜻한 게 아니라 펄펄 끓는 중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 전 중앙일보 환경전문기자 2023년 11월호


 
지난 9월 리비아 데르나 지역에는 열대성 폭풍이 강타하면서 하루에 4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고, 댐 두 개가 한꺼번에 붕괴하면서 6천여 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졌다. 국내에서도 지난 8월 폭우로 금강 본류와 미호강 제방이 붕괴해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기후위기가 목까지 차올랐다. EU 기후변화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에 따르면 지난 9월 지구 평균 기온이 16.38℃로 관측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산업화(1850~1900년) 전보다 1.75℃나 높은 기온이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1.5℃ 이하로 억제하자는 2015년 파리협정의 목표를 넘어선 것이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2041년엔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이 2℃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에 따라 강수량은 지금보다 늘고,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나 산불 발생 위험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미국의 베이 지역 환경연구소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 내용이다. 그나마 기온이 2도 상승에서 멈추면 다행이라는 말도 나온다. 

지난 7월 제78차 유엔 기후목표 정상회의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는 끝났다. 지구열대화(global boiling)가 도래했다.”라고 언급했다. 지구가열화(global heating) 수준을 지나 이제는 ‘끓어오른다’고 표현할 정도로 급격한 기온 상승을 경고한 것이다.

지금 같은 기온 상승 속도는 인류의 역사는 물론, 45억 년 지구 역사에서도 보기 드물다. 지구 기온 상승은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이 급격히 늘어난 탓이다. 인류의 오랜 역사 속에서 화석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은 비교적 최근 일이고, 증가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에너지와 자원, 토지 등의 사용과 그로 인한 환경 파괴는 갈수록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지난 1만여 년간의 홀로세(Holocene)를 뒤로 하고, 인류 활동이 두드러지게 급증한 1950년부터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새로운 지질 시대에 진입했다고 보기도 한다.

기온 상승은 부메랑이 돼 사람의 목숨과 경제를 위협한다. 세계기상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으로 인해1970~2021년 사이에 전 세계에서 200만여 명이 목숨을 잃고, 약 4조3천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빠른 속도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늦어도 2050년까지는 전 세계가 탄소중립에 도달하는 길뿐이다. 

한국은 2018년을 고비로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고 있지만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를 줄인다는 목표나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는 까마득해 보인다. 최근 『랜싯 지구보건(The Lancet Planet Health)』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잘 이행하고 있는 선진국 11개국(호주,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프랑스, 독일,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의 경우에도 2013년부터 2019년까지의 평균 배출량 감축률이 연 1.6% 수준이라고 한다. 이런 감축 속도라면 11개국은 각국에서 발생한 2022년 배출량을 95%까지 줄이는 데 73년에서 369년(평균 223년)이 걸린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세계 각국이 도시의 이동 제한과 봉쇄를 강력하게 시행했을 때 온실가스 배출량을 7% 정도 줄일 수 있었다. 이제 기후위기에서 벗어나려면 그때 이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 에너지·산업·교통·가정·상업 등 전 부문에서 어떻게 하면 온실가스를 조금이라도 더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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