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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로봇, 산업 조력자에서 일상 속 주연으로
신영빈 지디넷코리아 기자 2024년 01월호



로봇이 우리 일상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과거부터 산업 현장에서 단순 반복 작업을 대신하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사람 바로 앞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보는 일도 어렵지 않다. 종류도 무궁무진하다. 사람이 물리적으로 행하는 일의 상당 부분을 이미 대체했고, 나머지 부분들도 상상하기 어려운 속도로 로봇화(RX; Robot Transformation)가 진행 중이다.

1970년 현대차에서 첫 도입한 산업용 로봇,
협동로봇의 등장으로 다양한 현장으로 저변 넓혀가


로봇은 센서(인식), 프로세서(제어), 액추에이터(구동) 장치를 갖춘 기계를 뜻한다. 단순하게 보면 입력하는 대로 연산하고 반응하는 일종의 컴퓨터다. 로봇은 이미 우리 일상과 공존하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용 로봇 밀도(노동자 1만 명당 로봇 대수)는 세계 1위다. 국제로봇연맹(IFR)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로봇 밀도는 1천 대로 세계 평균(141대)의 7배에 달한다.

산업용 로봇이 국내에 처음 도입된 건 1970년대다. 현대차가 포니를 만들던 시절, 울산 공장에 스폿 용접용 로봇을 쓰기 시작하면서 사람 손을 대신하기 시작했다. 21세기 전까지 대부분 로봇은 이 같은 관절형 로봇이었다. 관절 형태에 따라 수직형과 수평형(스카라), 병렬형(델타) 등으로 나뉘었지만 어디까지나 공장에서나 볼 수 있는 중장비의 일종이었다.



2000년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일본 혼다가 세계 최초 이족보행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아시모’를 공개했다. 이때부터 로봇이라는 개념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이에 질세라 휴머노이드 개발에 나섰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오준호 교수팀은 연구 3년여 만인 2004년 ‘휴보’를 공개했다. 하지만 휴머노이드는 천문학적인 가격에 비해 실생활에 적용할 만큼 높은 성능을 내지는 못해 아직까지도 주로 연구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2010년대부터는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협동로봇’이 등장했다. 덴마크 유니버설로봇을 필두로 세계적인 산업용 로봇 업체들이 협동로봇 제품화에 나섰다. 최근에는 인건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이 로봇들이 다양한 서비스 현장으로 저변을 넓혀가는 중이다.

2018년 1월, 인천공항에 국내 최초 로봇카페 ‘비트’가 설치됐다. 비슷한 시기에 치킨을 튀기고 국수를 삶는 등 조리 영역에서 로봇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로봇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비대면 솔루션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협동로봇은 주변 설비를 얼마든 확장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이다. 어떤 목적이 되는 작업을 구현하기 위해 각종 센서를 부착하거나 다양한 엔드이펙터(end-effector; 로봇이 태스크를 실행할 때 작업 대상에 직접 작용하는 기능을 가진 장치)를 쓸 수 있다. 그리퍼, 드라이버, 용접 장치 등을 더해 여러 용도로 확장할 수 있다. 최근에는 비전 AI 기술을 접목해 로봇의 눈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주변 영상을 분석해 정보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품질 검수를 하거나 전기차 충전을 하는 등 응용 분야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작업 공간의 한계 넘어서려는 시도 이어지는 가운데
새해는 웨어러블로봇이 새 시장 열어나갈 듯


팔과 다리를 모사한 관절형 외에도 바퀴를 이용한 주행형 로봇과 웨어러블(착용형)로봇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특히 주행형 로봇의 성장세도 무시할 수 없다. 스스로 장애물을 피할 수 있는 자율이동로봇(AMR)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음식을 나르는 서빙·배달 로봇이나 집안 청소를 담당하는 로봇청소기 제품이 시장을 키우는 중이다. 여기에서 파생해 대형 물류로봇이나 농기계와 결합한 형태의 로봇, 차량을 들어서 옮기는 주차로봇, 시설을 안내하거나 순찰하는 로봇 등도 고안됐다. 이런 이동형 장치에 로봇팔을 부착해 작업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새해는 웨어러블로봇이 새로운 시장을 열어나갈 듯하다. 삼성전자가 첫 웨어러블로봇 출시를 앞두고 있는 영향이다. 걷기 어려운 이들을 돕는 재활 용도부터 작업자의 능률을 높이기 위한 로봇이나 평소 많이 걸을 때 이동을 돕는 제품이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물류·건설 현장에서는 이런 웨어러블로봇을 앞서 도입해 성능을 검증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각종 전문 영역에 로봇을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국방 영역에서는 지뢰 탐지나 정찰 등 위험한 업무를 수행할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현재 민군 합동으로 관련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의료 영역에서도 로봇의 활약이 기대된다. 수술용 카메라와 로봇팔을 활용하면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신체 상태도 비교적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로봇과 콘텐츠를 결합해 독거노인 돌봄의 목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로봇화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이 귀한 탓이다.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하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20년 21.7명에서 2030년 38.5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로봇이 우리 사회의 부족한 노동력을 메워줄 수 있도록 따뜻한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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