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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마음, 불안한 마음, 행복한 마음도 ‘습관’입니다
박상미 심리치료 교육기관 ‘힐링캠퍼스 더공감’ 학장 2024년 02월호

우울한 마음, 불안한 마음, 행복한 마음 모두 습관이다. 1만 명이 넘는 내담자를 상담·치료하면서 깨달은 것이다. 우울과 불안을 떨치고 싶다면 습관을 바꿔야 한다. 물론 ‘앞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밝게 살아야지’, ‘걱정은 그만하고 불안해하지 말아야지’라고 결심한다고 해서 평소의 습관이 단번에 바뀌지는 않는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잘 들여다보고 생각과 행동을 좌우하는 자동사고(automatic thought)를 바꾸려면 훈련이 필요하다. 

 우리 뇌는 부정적 감정과 기억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좋은 감정이나 나쁜 감정은 뇌에 기록되는 경로가 다르다. 좋은 감정은 ‘보상회로’를 통해 저장되고, 나쁜 감정은 ‘공포회로’를 통해 기록된다. 그런데 뇌는 부정적인 감정과 기억을 훨씬 더 오래 저장한다. 기쁘고 설레는 추억보다 기분 나쁘고 충격적인 기억이 더 오래 각인된다는 말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뇌가 작동하는 기본원리가 생존지향성에 있기 때문이다. 뇌는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뇌는 신체 감각, 감정, 생각 등의 정보를 일시적인 단기기억 형태로 받아들인다. 처음 듣는 전화번호를 기억했다가 전화를 걸 때까지 짧게 기억하는 형태가 단기기억이다. 그런데 이 단기기억이 1년 후나 10년 후에도 다시 불러낼 수 있는 장기기억이 되려면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이때 관여하는 과정 중 하나가 감정이다. 감정이 강하게 실린 정보는 중요한 정보로 처리되면서 오랫동안 저장해야 하는, 가치가 높은 기억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비난을 받으면 부정적인 감정이 생겨나고 이때 장기기억이 저장되는 해마 옆에 위치한 편도체가 그 기억을 강화하고 저장한다. 편도체는 기억을 감정과 묶어서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 특히 부정적 감정이 들 때 자신에게 위험이 될 수 있는 것에 대한 기억을 오래 남겨 잠재적인 위험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이 엄습해 올 때마다 긍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선택하는 연습을 하고 즐거움을 찾는 경험을 자주하면 뇌에는 새로운 긍정회로가 생성된다. 상황이 안 좋을 때마다, 안 좋은 감정이 밀려올 때마다, 자존감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질 때마다 이를 반복해 보자. 뇌가 부정적 감정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경험을 자주 하면 뇌가 학습해 그것이 습관이 된다. 그렇게 하려면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좋은 감정을 많이 느껴야 한다. 좋은 기억을 저장할 기회를 늘리기 위해 밖에 나가 바람을 느끼며 걷고 나무도 보고 하늘도 보자. 배울 게 많은 사람, 나에게 격려해 주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자. 좋은 강연을 듣는 것도 좋다.

 여러분은 어떤 감정이 실린 정보를 뇌에 저장하고 싶은가? 당연히 좋은 감정일 것이다. 그러니 공포를 느끼는 일, 무력감을 느끼는 일을 줄이고, 어쩔 수 없이 부정적 감정을 느꼈다면 빨리 좋은 감정을 더 많이 느껴 무기력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장기기억으로 저장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내가 나를 돌보고 나를 사랑해 주는 것. 이를 자기자비(self-compassion)라 한다. 고통스러운 순간에 과도하게 자기를 비난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너그럽게 이해하고 돌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자비심을 남에게 베풀어야 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진짜 자비는 남이 아니라 나에게 베풀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야 남에게도 자비를 베풀 수 있다. 나를 위로하고 공감하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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