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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로 지역 관광객과 사업체 늘었지만 지역 혁신 이끌 방안 고민해야
남궁문 원광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2024년 04월호



철길 옆에 살았던 우리 가족은 아버지가 서울에 가신다고 하면 역까지 따라가 아버지가 탄 기차를 향해 손을 흔들곤 했는데 그 기억이 새롭다. 벌써 50여 년 전의 일이다. 당시는 지역 간 이동에 대한 거리의 저항이 크게 느껴졌던 시절이었다. 이런 시기를 보내고 지역 간 이동에 따른 거리의 저항에 혁명적인 일이 일어났으니, 바로 KTX의 도입이다.

우리나라의 KTX는 2004년에 도입돼 어느덧 20년이 됐고, 이제 우리 국민에게 KTX 이용은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우리보다 먼저 고속철도를 도입한 일본, 프랑스, 독일 및 스페인 등의 경우 지역 간 운송시간 단축을 통해 국토 전반의 공간구조 개편과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변화를 경험하고 지역발전과 경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호남지역 KTX의 중심역이 있는 익산지역을 중심으로 KTX가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호남선 철도의 관문인 익산역은 2004년부터 2013년도까지 기존 철도를 이용하다가 2015년에 고속철도가 정식 개통돼 현재는 호남선과 전라선 KTX의 거점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5년 KTX 도입 전 익산역 하루 이용객은 1만 명 정도였으나 2023년에는 2만2천여 명으로 증가했다. 이 중 KTX 이용객은 3,600여 명에서 8,400여 명으로 130% 이상 증가했으며, 이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익산역 KTX의 운행으로 익산지역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 첫 번째로는 지역 간 이동시간이 대폭 줄어들며 이동성이 증진됐다. 필자의 경우 KTX 운행 이전에는 서울 출장을 다녀오려면 1박 2일을 예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익산에 위치한 학교에서 수업을 하고도 2시간 이내에 서울 광화문에 도착해 회의하고 익산에 돌아와 다른 회의 또는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처럼 서울을 비롯한 전국이 일일생활권이 돼 지역 간 교류에 거리로 인한 저항 인식이 대폭 줄었다.

두 번째 효과로는 익산지역 관광객의 증가다. KTX 개통 이전에는 매년 300만 명 정도였던 관광객이 이제는 400만을넘어 500만 시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KTX 운행에 따라 수도권을 비롯한 각지에서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전주와 군산지역으로의 관광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 번째로는 공공기관 및 지역산업체와의 교류를 위한 공간 이동에 대한 저항이 감소하면서 지역사업체가 증가하고 있다. 지역사업체들이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과 연계한 교류·협력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이동시간이 줄어들면서 2015년 2만2천여 개 수준이던 사업체 수가 2022년도 기준 3만4천여 개로 늘어났고, 본사 및 지점 수는 3배, 지사의 경우 300여 개소가 증가하면서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KTX 운행으로 익산지역에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 것이 사실이지만, 지역 인구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KTX가 개통된 2015년 30만2천 명이던 익산시 인구는 2024년 1월 기준 26만9천 명으로 10% 정도 감소했다. 이는 지역 경쟁력 강화 노력이 부족했던 탓도 있겠으나, KTX 운행에 따른 이동시간 단축으로 직장은 익산지역에 두고 거주는 수도권 및 충청권 지역에서 하는 인구가 증가한 영향도 크다. 따라서 KTX 운행 20주년을 맞이해 가장 시급히 고려해야 할 부분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KTX 운행과 더불어 지역에 정주하는 인구가 늘어나도록 할 것인가다. 아울러 KTX 운행이 지역발전의 혁신 주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심도 있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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