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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20년은 세계로의 확산을 향해야
최진석 한국교통연구원 철도교통본부 선임연구위원 2024년 04월호



2004년 고속철도 개통 후 20년간 우리 국민의 고속열차에 대한 관심은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고) 중단 없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선 이런 성공의 이유를 속도에서 찾지만, 속도 외에도 대량 수송이 가능한 점 그리고 대형 인명사고 등 주목할 만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안전성이 입증된 점 역시 중요한 성공의 요인이다. 이렇듯 고속열차는 많은 인원을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시켜 비수도권을 수도권과 연계함으로써 해당 지역에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주고 있다. 즉 모든 국민이 KTX(고속열차 전반)를 진심으로 수용하고 사랑하고 있다.

개통 첫해 114km에 불과했던 국민 1인당 고속열차 주행거리는 2019년에는 약 430km로 급성장했다. 코로나19를 벗어난 2023년에는 약 450km 수준에 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KTX가 정차하는 부산, 목포, 여수, 강릉 등은 최대 수혜지로 관광객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앞으로 KTX로 연결될 통영, 거제, 속초 등도 같은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더 많은 지자체에서 고속철도 연결을 희망하고 있다. 일부에서 반대가 있을 수 있지만, 고속철도 네트워크가 조금 더 촘촘하게 전국을 연결할 수 있다면 지방소멸 위기를 실감하고 있는 지역에는 한 점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보다 4년 늦게 고속철도를 개통한 중국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고속철도망을 확장하고 있으며, 고속철도 개통 2년 만인 2010년 국제철도연맹(UIC)이 개최하는 ‘세계고속철도회의’를 유치해 국제적 위상을 확보하는 등 자국의 성과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노력을 지속해 오고 있다. 일본 역시 여기에 자극받아 2015년 같은 회의를 개최하며 자국의 고속철도 시스템을 홍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들 외에도 고속철도를 보유한 유럽과 미국, 튀르키예, 모로코 등 실질적으로 고속철도가 없는 국가들 역시 같은 회의를 개최해 고속철도에 대한 자국의 관심을 알리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고속철도를 성공적으로 개통하고, 내실 있는 운영으로 많은 성과를 얻은 우리나라는 이 회의를 개최해 우리나라의 건설 및 관리, 차량제작, 열차운영 등과 관련된 기술력을 알리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고속철도는 낮은 운임에도 운영사가 수익을 창출함은 물론 높은 정시 도착비율 등으로 이용자 만족도 역시 매우 높다. 이런 결과는 시스템 전체의 효율성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앞서 언급한 ‘지역발전 모티브’로 작동한 성과까지 존재한다. 이 같은 우리 성과를 국제적으로 알린다면, 아직 고속철도를 경험하지 못한 국가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고속철도 20년은 내부적으로는 완벽한 성공을 이뤘으며, 그 과정에서 네트워크 확장, 용량 확대 등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 이런 내부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 큰 부가가치 창출, 즉 ‘해외 고속철시장 진출’이라는 성과는 이루지 못했다. 1998년 외환위기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비용이 드는 ‘고속철 기술이전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추진해 우리는 여러 기술적 독립과 약진을 거듭했다. 이제 이를 바탕으로 국내 네트워크의 지속적 확충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해야 할 때다. 

다행히 성과가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을 할 때 그 성과가 배가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특히 정부와 학계는 힘을 합쳐 우리나라에서도 조속히 ‘세계고속철도회의’를 개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업계 역시 여기에 보조를 맞춰 우리의 KTX 시스템이 국제적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기술 외에도 도시개발, 지역발전을 연계해야 할 것이다. 지난 20년은 국내 내실, 앞으로의 20년은 세계로의 확산이 우리가 성공시킨 KTX의 나아갈 길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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