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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장에 1.5조 원 투자하는 알리, 쿠팡은 그 두 배로 맞불
이명환 아시아경제 유통경제부 기자 2024년 06월호


중국 이커머스, 이른바 C커머스의 한국 유통시장 ‘공습’이 본격화하고 있다. 초저가를 전면에 내건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 테무 등이 국내 유통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하면서다. 소비자들은 C커머스를 통해 중국산 제품을 해외직구로 저렴하게 구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C커머스들은 파격적인 특가 행사를 진행하면서 국내 유통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들의 공습에 토종 이커머스와 오프라인 유통 업계는 시장을 내줄 위기라는 진단마저 나온다.

알리는 지난 3월부터 국내 소비자들에게 1천억 원 상당의 혜택을 준다는 의미를 담은 ‘1천억 페스타’라는 이름의 대규모 할인전을 펼치고 있다. 알리는 국내 투자 역시 늘려간다는 계획인데, 모기업 알리바바는 한국 사업 확대를 위해 3년간 약 1조5천억 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우리 정부에 제출했다. 지난해 7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테무도 한국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C커머스의 할인 공세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C커머스를 이용하면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같은 초저가 전략은 효과를 보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물건을 찾기 위해 알리와 테무를 많이 찾고 있다는 게 수치로 나타나면서다. 올해 들어 알리와 테무 앱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를 합치면 국내 이커머스 앱 중 두 번째로 많은 수준으로 추정된다.

국내 유통 업계는 그야말로 비상이다. C커머스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만든 제품을 직접 한국에 파는 만큼 가격 측면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같은 중국산 제품이라도 국내 유통 업체가 수입해 오는 경우 물류 비용과 관세, KC인증 비용 등이 추가로 붙어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C커머스의 공습을 맞닥뜨린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대응 전략은 각각 다르지만 시장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돼 있다. 쿠팡은 알리의 국내 투자 소식이 전해진 직후, 3년간 3조 원 이상을 투자해 로켓배송 지역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알리가 투자할 것으로 알려진 금액의 2배에 달한다. G마켓과 옥션도 연중 최대 할인행사인 ‘빅스마일데이’에 1천억 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하겠다면서 맞불을 놨다.

다만 C커머스가 이 같은 초저가 전략을 계속 이어간다면 국내 유통 업계가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지속된 침체와 경쟁 심화로 수년간 적자를 이어왔다. 11번가는 누적된 적자 끝에 모회사가 콜옵션(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포기하면서 강제 매각될 처지에 놓였고, 몇 차례의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쿠팡도 올해 1분기에 전망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이미 대형마트 의무 휴업 제도와 이커머스의 부상으로 타격을 입어왔던 오프라인 유통 업계에도 C커머스의 등장은 치명적이다. 업계 큰손으로 꼽히는 이마트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낸데 이어 올해 사상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정부도 일부 해외직구 상품의 규제 방안을 발표하면서 칼을 빼 들었다. 해외직구 제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유해 물질이 발견된 데 따른 조치다. 당초 정부는 KC 미인증 등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제품의 직구를 차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논란이 일자 위해성이 확인된 제품만 직구를 차단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 밖에 국무총리 직속 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C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소비자 개인정보 관리 실태를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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