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커머스 플랫폼들이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장해 가고 있지만, 그 이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며 우리에게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C커머스가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배경은 대략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중국의 제조 생태계와 플랫폼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저렴한 인건비와 생산 인프라로 전 세계 ‘제조 공장’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제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유통 판로가 생긴 것이다. 여기에 지난 고성장기에 늘어난 생산설비를 기반으로 생산량 자체가 급증했다. 결국 쌓이는 재고를 플랫폼을 통해 해외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둘째, 관세·부가세 및 KC인증 면제 제도다. 국내 기업이나 도매상이 정식으로 제품을 수입할 경우에는 KC인증 비용과 관세, 부가세를 내야 하지만 현재 개인이 사용할 목적으로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150달러 이하의 상품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셋째, 출혈 경쟁이다. C커머스는 국내시장 선점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며 쿠폰 지급과 할인 행사 등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과 모기업 지원을 등에 업고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C커머스 제품은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소비자 선택 기회 확대라는 순기능이 있지만 부정적인 파급 효과 역시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 우선, 안전 및 개인정보 문제가 당면 이슈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테무에서 판매 중인 제품에서 유해 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을 대상으로 소비자 개인정보 침해 및 해외 유출 등과 관련한 불공정 약관에 대해 직권 조사에 착수했다.
둘째,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당장 경쟁에서 밀린 국내 이커머스와 중소업체의 피해가 적지 않다. 쿠팡 또한 해외직구 상품 판매를 늘리는 등 대응하고 있지만 승자가 누가 되건 관련국의 제품을 제조·유통·판매하는 중소업체의 타격은 피할 수 없다.
셋째, 시장의 다양성 저해와 소비자 선택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독과점적 시장 지배력을 장악한 승자가 탄생할 경우 결국 소비자의 선택 폭은 줄게 되며, 선택받지 못한 국내 업체들의 성장 기회는 제한돼 결국 다양성을 잃게 된다.
넷째, 자금 유출의 문제다.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매출은 약 227조 원 규모였다. 여기에 C커머스와 판매자의 매출 증가에 비례해서 자금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알리와 테무 이용자 수가 859만 명, 823만 명으로 3월 대비 각 3.2%, 0.7% 감소하자 C커머스의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 또한 제품 용도와 상황에 따라 선택적 소비를 하거나 국내 이커머스를 이용하는 방향으로 질서 정리가 되는 듯도 보인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국내 토종 플랫폼이 없는 한 이런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거대 자본이 뒷받침된 알리가 공격을 멈추지 않는다면 국내 플랫폼들은 ‘골리앗과의 싸움’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런 문제를 인식한다면 정부 정책 또한 현재보다 더 다각적이고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 국내 토종 플랫폼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법률을 정비하며 전략을 모색하고, 해외 진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장벽과 규제, 분쟁 사례 등을 살펴보고 해결하기 위한 지원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또한 좋은 제품을 보유했지만 판로가 없어 성장이 막힌 중소기업을 위해 법적·재정적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