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온라인쇼핑이 활발해졌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현황은 어떤가.
이커머스시장 규모는 2022~2023년 각각 206조 원, 227조 원으로 성장했고 올해는 260조 원으로 예상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이커머스시장 점유율은 거래금액 기준 쿠팡(24.5%), 네이버쇼핑(23.3%), G마켓(10.1%), 11번가(7%) 순이다. 최근에는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테무·쉬인으로 대표하는 C커머스의 국내시장 진출이 활발해져 일부 점유율의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매출액은 지속해서 감소했고 극소수의 기업을 제외하고는 적자 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쿠팡도 올해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C커머스 ‘광풍’의 원인은 무엇인가?
C커머스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생태계 교란의 위험성을 가진 초저가 공략이라 생각한다. 중국 제조사는 낮은 인건비로 가품·복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만들어내고 있는데, 국내 유통을 위한 법적 신고·인증 등의 의무를 이행할 필요가 없다.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국내 제조사보다 상당히 유리하다.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등 우리나라와 가까운 지역에 물류창고를 마련해 배송기간까지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데다 알리바바(알리)·핀둬둬(테무) 등 모기업의 자본력도 막강하다.
직접 C커머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나?
최근 테무에서 동일한 상품 10개를 샀는데, 하자 있는 제품이 8개였다. 민원을 제기했더니 하자 제품은 폐기, 보관, 기부해도 된다는 알림이 떴다. 환불은 전액 포인트 또는 카드결제 대금으로 돌려받는데, 대금 환불은 시간이 걸리는 데 반해 포인트는 즉시 지급된다. 그런데 이때 발생하는 비용을 누군가는 부담하지 않겠나. 중국의 거대 플랫폼들은 자국 제조업체(셀러)에 전가한다. 테무는 페널티 제도도 있다. 가품을 팔거나 소비자 민원 응대에 소홀하면 벌금을 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지만, 셀러 입장에서는 거대 플랫폼에 밉보이면 유통채널이 막히니 어쩔 수 없이 부담하고 있는 듯하다.
2017년 이미 국내에 들어온 알리가 최근에야 부쩍 성장한 배경이 무엇인가?
코로나19 이후 중국 내수시장은 급격히 침체되며 잉여 재고가 늘고, 제조 기반의 중소기업은 파산 위기였다. 이중고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방법이 글로벌시장 공략이었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시장에 더욱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한국 소비자만을 위한 전문 MD팀을 구성하고 수백억 원대의 이벤트를 계획·진행하는 한편 네이버쇼핑과 검색 서비스 제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결제서비스 도입 등 현지화 전략을 적극 펼쳤다. 또한 국내 시장지배력 강화를 위해 한국 브랜드 전문채널을 만들고, 신선식품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기 위해 공격적인 수수료 인하 정책을 지속하며 국내 판매자의 입점을 유도하기도 한다.
C커머스 업계가 보는 한국시장의 매력은?
우리는 전체 소매시장에서 온라인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31.5%로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다. 소비시장 규모도 200조 원대로 작지 않다. 게다가 중국과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중국에서 밤에 물품을 실으면 다음날 아침 한국에 도착할 수 있다. 최근까지 동남아시장에서는 2012년 설립된 알리바바의 자회사 라자다가 중국 제품의 글로벌 판매 가능성을 확인했다. 우리도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하나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C커머스의 약진은 국내에 어떤 영향을 줄까?
C커머스의 공습으로 국내 유통생태계가 위협을 받고 있다. 국내 1인 판매자, 소상공인 등이 위태하고, 구매대행업의 경우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 중국 현지 제조사의 저가 제품이 국내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어 국내 중소 제조기업의 생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이처럼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으면 생태계가 무너져 결국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가격부담이 커질 수 있다.
C커머스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면?
기업 간 치열한 경쟁으로 소비자 후생이 증가할 수 있다. 최근 배달앱의 ‘배달비 무료’ 정책이 대표적인 예다. 알리의 경우 국내 판매자 수수료 면제 정책을 펼치고 있어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입점 기업에도 이익이 된다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결국 C커머스도 수수료를 부과할 것인데, 현행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을 준수하고 있는 국내 기업보다 더 높은 수수료 강요 등 불공정한 약관에 근거한 상행위가 일어날 수 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나?
소비자와 협력사, 셀러들에게 선택받기 위해 적자 상황에서도 다양한 프로모션 등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쿠팡은 알리가 최근 천명한 3년간 1조5천억 원 투자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3년간 총 3조 원을 투자해 ‘쿠세권’ 확장을 위한 풀필먼트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생존의 몸부림이다. 향후에는 막대한 투자에 따른 부담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돌아갈 다양한 쿠폰, 할인 등 프로모션 축소가 불가피할 수 있다. 이러한 출혈경쟁의 시장은 결국 기업의 지출 증가, 서비스의 질 하락 등으로 이어져 소비자 후생이 감소하게 될 것이다.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방법이 중요할 것 같다.
우리나라 유통 업계는 그간의 경험과 소비자 신뢰라는 자산이 있다. 따라서 물류를 포함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경쟁력은 C커머스보다 우위에 있다고 본다. 여기에 제품의 차별화가 더해질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이 언제나 초저가 상품만 찾는 것은 아니지 않나. 실제로 테무에서 미국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이 계속 감소한다. 저가의 테무 제품을 접하며 발생한 여러 불안 요소로 ‘중국산 제품은 믿기 어렵다’는 이미지가 더욱 굳어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C커머스 이용 피해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배송 오류, 개인정보 침해, 제품 내 발암물질 검출 등 총체적 난국이다. 단언컨대 소비자의 ‘안전’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한다.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에서는 정부 정책이나 법적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의 사전 검수 또는 모니터링을 진행해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제품들을 필터링한다. 특히 어린이 제품은 구매대행일지라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C커머스의 경우 법적 규제 집행 관할의 문제로 국내법을 준수하지 않은 제품들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 C커머스도 엄격한 국내법 적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 정부도 C커머스에 대응한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지난 3월 정부에서 ‘해외직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화, 「전자상거래법」 집행 등 국내법 적용, 소비자 피해 예방 및 적극 구제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국내 기업이 역차별당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집행관할권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는 자국 내에서 벌어지는 행위에 대해 자국 법률을 근거로 집행하는 권한이다. 추진 중인 ‘국내 대리인 지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C커머스 기업의 면밀한 조사·검토·분석을 통해 국내 온라인쇼핑 기업이 준수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법 준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새롭게 출범하는 22대 국회에서 관련 법 제정·개정 등 입법 활동에 신속히 나서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