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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가 되는 관광 아닌 지역에 필요한 관광으로
고두환 사회적기업 ㈜공감만세 대표이사 2024년 07월호
전국의 출렁다리는 227개이고, 이 가운데 72%인 164개는 2010년 이후 설치됐다. 충남 청양군 천장호 출렁다리는 길이 207m의 국내 최장 타이틀을 앞세워 한때 연간 방문객 100만 명을 넘기도 했으나, 2020년대 들어서 20만 명대에 그치고 있다. 그러던 사이 인근 예산군이 402m의 예당호 출렁다리를 만들며 최장 타이틀에 뛰어들고, 2년 뒤 인근 논산군이 600m 탑정호 출렁다리로 아시아 최장 타이틀을 달았다. 재정 자립도가 10% 안팎에 불과한 지자체들이 무분별하게 출렁다리 건설 경쟁에 나섰다가 수백억 원의 혈세를 낭비한 셈이다.

케이블카 사정도 다르지 않다. 전국 41개 케이블카 중 25개는 2012년 이후 건설됐다. 통영케이블카는 2008년 개장 이후 꾸준히 흑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39억 원 적자를 냈다.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지난해 매출이 개통 당시에 비해 반토막 났고, 울진 왕피천 케이블카는 경영난 탓에 3개월간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최근 세계경제포럼에서 쥬라브 폴롤리카슈빌리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사무총장은 “2023년 관광은 팬데믹 이전 수치를 회복했고, 관광 부문 GDP(TDGDP)는 3조3천억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유엔이 선언한 지속가능개발목표 달성을 위한 책임 실행이 부족하다. 기본적으로 국가 내 불평등 해소와 포용성을 담보하는 형태로 관광이 전환돼야 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팬데믹 이전에도 관광 분야는 고용, 지역경제 등의 측면에서 기초체력을 갖추지 못한 채, 숫자와 트렌드에 과도하게 집착한다는 지적을 받는 상황이었다. 국내 사례에 경종을 울릴 만한 논의는 이미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출렁다리, 케이블카, 랜드마크 등 이른바 토건형 관광 개발이 실제로 지역에 도움 되는지에 대한 의문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UNWTO는 지방정부에서 관광위원을 직선제로 선출해 거버넌스 의회를 운용하는 바르셀로나 모델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만한 모범사례로 꼽는다. 지역주민 협동조합이 국립공원 개발이익으로 공공 인프라 구성, 교육 등 공공사업을 전개하는 르완다 관광개발 공유 프로젝트 역시 유엔 지속가능관광 프레임워크에서 중요하게 꼽히는 사례 중 하나다.


2017년 대전이 전국 최초로 ‘공정관광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현재 30여 곳의 광역·기초지자체가 공정관광, 지속가능관광 조례를 제정한 상태다. 2019년 「관광진흥법」, 올 1월 「관광기본법」 개정을 통해 ‘지속가능관광’은 법에 명문화되기에 이른다.

민선 7기, 대전 대덕구는 팬데믹으로 신음하는 영세 중소기업을 위해 ‘공정관광 뉴딜정책’을 추진했다. 관광객 수에 집착하기보단 어떻게 주민 주도 여행사 창업을 도울지 고민하고, 제대로 된 임금을 지급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 5개사 창업, 31개 일자리 만들기에 이른다. 한국관광공사 관광두레사업이나 한국임업진흥원 그루경영체사업 역시 유사한 맥락에서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경기 시흥엔 경력단절 여성들이 만든 지역주민 여행사 ‘동네봄’이 있다. 시흥이 토건식 관광 개발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연 ‘공정여행가 양성과정’이 지역경제에 실질적 혜택이 될 수 있는 작지만 강력한 사례를 만들어낸 것이다. 동네봄은 현재 주식회사로 전환해 ‘시흥시티투어 민간위탁업체’로 활동하고 있다. 김포, 파주, 포천 등 경기도권으로 확대해 지역관광 개발로 억대 매출을 자랑하며 10년 넘게 ‘생존’ 중이다.

24개 기초지자체가 모여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를 구성해 뉴스가 되는 관광이 아닌 지역에 필요한 관광을 구현하는 중이다. 다음 해 정책과 예산이 결정될 시기가 도래한다. 우리에게도, 세계적으로도 이미 진귀한 사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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