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소셜 스낵(social snacking)’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2005년 미국 노스웨스턴대의 심리학자 웬디 가드너가 처음으로 소개한 개념입니다. 짧고 간단한 사회적 상호작용이 우리에게 행복감과 소속감을 주며,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주인공 척 놀랜드는 외딴섬에 홀로 고립되어 오랜 시간 동안 신체적·사회적 고립을 경험하면서 생존합니다. 물고기를 잡고, 빗물을 모으고, 피난처를 만드는 등 물리적 필요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부족했습니다. 극심한 고립감에서 오는 정서적 절망을 막기 위해 척은 여자 친구 켈리의 사진과 대화를 나누고, ‘윌슨’이라고 이름 붙인 배구공과 교류하며 심리적 안정감을 얻었죠.
우리 삶에 숨어 있는 작은 순간들
소속감은 생존의 필수 요소인 음식, 피난처, 안전 다음으로 중요합니다. 거부나 소외, 사랑하는 사람과의 일시적인 분리는 우리의 사회적 연결감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일상은 때때로 반복적이고 지루하게 느껴지지만, 그 속에는 소셜 스낵처럼 따뜻한 연결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작은 순간들이 숨어 있습니다. 이웃에게 건네는 간단한 인사, 바쁜 보호자를 위해 아이와 잠시 놀아주는 행동, 혹은 계산대에서 점원과 나누는 짧은 대화 등은 단순한 행동 같지만 우리의 뇌와 마음에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작은 상호작용은 옥시토신, 즉 ‘행복 호르몬’을 분비하게 하여 스트레스를 줄이고 기분을 좋게 만듭니다.
만약 사회적 상호작용이 일시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사람들은 ‘소셜 쉴딩(Social Shielding)’이라는 간접적인 전략을 통해 소속감의 필요를 충족합니다. 예를 들어 사진과 같은 구체적인 상징물에 의존하거나 자아 개념의 일부로 사회적 연결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가상의 친구나 가족의 선물, 십자가나 염주 등 종교 상징물, 오래도록 갖고 있던 애착 인형 같은 것입니다. 이러한 대리물을 통해서 ‘사회적 영양’을 얻습니다. 정서적 웰빙을 유지하고 고립감이나 소외감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받습니다.
하지만 간식이 주식을 대신할 수 없듯이 소셜 스낵이나 소셜 쉴딩도 진정한 대면 상호작용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고립이나 거부감에서 오는 아픔을 일시적으로 완화하고 정서적 균형을 유지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소셜 스낵은 개인과 공동체 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옵니다. 개인적으로는 행복감이 증대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능력이 향상되며, 관계를 회복하는 힘도 강화됩니다. 더 나아가 주변 사람들과의 작은 연결이 지속적으로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신뢰가 형성되고, 공동체는 더 따뜻하고 지지적인 환경으로 변화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셜 스낵을 나눌까요?
소셜 스낵은 특별하거나 거창한 행동이 아닙니다. 아침에 이웃에게 밝게 인사하거나, 바쁜 하루 중 잠시 시간을 내어 짧은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러한 소소한 행동이 우리의 정서적 웰빙을 증진시키고, 공동체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만약 사람을 만날 일이 별로 없다면, 가족사진을 찍어 지갑에 넣어두거나 차에 종교적 상징물을 걸어두고, 책상 위에 애착 인형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런 작은 노력은 당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오늘 하루, 따뜻한 미소나 친절한 말 한마디로 누군가와 연결감을 만들어보세요. 점점 많은 것이 달라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