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지테크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기술·제품·서비스가 확산하는 추세로, 각국은 고령화와 돌봄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를 적극 활용하는 정책과 산업지원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2030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미국은 고령자의 자립성을 높여 ‘지역사회 계속 거주(aging in place)’ 여건을 조성하는 것을 에이지테크 정책의 목표로 삼고 있다. 2012년 출범한 지역사회생활관리국(ACL)이 노인·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스마트홈, 원격 모니터링, AI 돌봄로봇 등 에이지테크를 활용한 12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에이지테크 기술발전과 실제 활용을 촉진하는 기반이 되기도 했다.
미국은 에이지테크 정책과 자금 지원이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노화연구소(NIA)를 중심으로 추진되며, 기초연구와 중소기업 지원 두 축으로 이뤄진다. 기초연구는 건강 노화, 치매, 장수 요인 분석, 데이터 통합, 예측모델 개발 등의 AI 프로젝트다. 중소기업 지원은 연구혁신(SBIR) 및 기술이전(STTR)으로 AI·머신러닝을 활용한 에이지테크 제품 초기 연구에 매년 1억5천만 달러 이상을 지원한다. 특히 알츠하이머, 지역사회 계속 거주, 노화 관련 질병 진단·예방 기술, 데이터 분석 도구 개발 등의 분야가 우선 지원 대상이다.
한편 에이지테크 생태계 활성화 측면에서는 미국은퇴자협회(AARP)의 ‘에이지테크 협업 프로그램’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에이지테크시장은 약 30개 분야, 300개 회사를 중심으로 건강·웰빙, 낙상 예방, 이동지원, 동반자·커뮤니케이션, 보험, 금융, 돌봄자 프로그램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07년에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돌봄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돌봄로봇 개발을 중심으로 에이지테크 정책을 추진해 온 것이 특징이다. 2013~2023년 ‘로봇개호기기 개발사업’을 통해 고령자의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6대 분야(목욕, 돌봄, 이동 등) 기술을 개발했고, 2024년부터는 기존의 개호로봇 및 ICT 도입 지원사업을 통합해 ‘개호테크놀로지 정착 지원사업(2024년 4억9천만 엔 배정)’을 진행하고 있다.
또 2016년 중장기 성장 로드맵 ‘소사이어티 5.0’을 일본의 미래상으로 제시하면서 제5기(2016~2020년), 제6기(2021~2025년) 과학기술기본계획에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목표를 설정하고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중앙정부 외에도 지자체(도쿄시, 오사카시), 기업(NTT, SBI 그룹), 대학(도쿄대) 등이 협력해 스타트업과 기업들이 에이지테크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멘토링, 투자, 플랫폼 운영, 산학협력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는데, J-스타트업 프로그램, 재팬 에이지테크 엑셀러레이터, 도쿄 케임브리지혁신센터(CIC)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돌봄로봇 연구로 출발했지만 연구를 산업으로 연계하며 약 20개 분야, 90개 회사가 재활, 인지 케어, 약물 관리, 웨어러블, 피트니스, 낙상 방지, 모빌리티, 배변 케어, 취업, 임종을 비롯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2024년부터는 후생노동성 내에 에이지테크 스타트업 지원 중앙 컨설팅 데스크 CARISO(CARe Innovation Support Office)를 출범시켜 에이지테크 전체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고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모두 고령화 문제의 핵심 해결방안으로서 에이지테크의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정부 주도의 연구개발, 공공·민간 협력모델 지원으로 생태계와 시장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기술이 고령층 내의 이질성과 다양한 니즈를 고려해 사람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작동해야 하며, 이를 위한 에이지테크 정책 성공의 핵심은 공동개발·설계·테스트를 위한 지속적인 파트너십 구축 및 육성이라 권고했다. 2025년 인구전략기획부 출범을 앞둔 한국도 이를 계기로 국가 차원의 종합적 지원체계를 마련해 현재의 정책 지원 부재를 극복하고 기술개발과 생태계 조성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