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NG
  • 경제배움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이슈
인디 브랜드가 문을 연 K-뷰티의 화양연화
임지아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2025년 03월호
K-뷰티산업이 새로운 도약기를 맞이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102억 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의 K-뷰티 1차 글로벌 성장기가 중국시장 중심, 대기업 주도로 이뤄졌다면, 현재는 인디 브랜드들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 또 수출 대상국은 중국, 미국, 일본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수출 제품군 역시 스킨, 로션 등 기초 제품 위주에서 토너, 토너패드, 쿠션, 자외선 차단제, 립틴트 등으로 제품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인디 브랜드를 필두로 한 K-뷰티는 어떻게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됐을까? 첫 번째 성공 요인은 인디 브랜드가 키워드 중심의 차별화된 기획을 한 데 있다. 인디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참신함(newness)을 제공하면서도 ‘원료·제형·효능’이라는 직관적인 키워드로 제품을 소구한다. 제품명에 원료 등을 넣어 강조하기도 한다. 기능성화장품 전문 브랜드 코스알엑스(COSRX)는 ‘스네일 92 올인원 크림’이라는 제품명으로 달팽이 점액 원료가 92% 함유된 것을 강조했고, 한방화장품 브랜드 조선미녀는 쌀, 팥, 인삼 등 동양적 원료를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에 성공했다. 조선미녀의 대표 제품 ‘맑은쌀선크림’은 입소문을 타고 2023년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에 아마존 선크림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두 번째 성공 요인은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활용한 탄탄한 제품력과 빠른 시장대응력이다. 글로벌 ODM 기업인 한국콜마, 코스맥스와의 협업을 통해 인디 브랜드는 제품 콘셉트와 마케팅에 집중하면서도 R&D와 생산 부담을 줄이고 고품질 제품을 신속하게 출시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SNS와 멀티브랜드 플랫폼을 활용한 효율적인 유통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SNS는 우수한 콘텐츠 하나만으로도 바이럴 효과를 낼 수 있어 자본력이 부족한 인디 브랜드의 핵심 마케팅 수단이다. 또한 아마존, 라쿠텐, 쇼피(Shopee)와 같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올리브영, 다이소 같은 오프라인 멀티브랜드 스토어를 통해 유통망을 다각화하며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



인디 브랜드의 성공은 뷰티업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2018년 이후 K-뷰티산업이 정체기를 겪는 동안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새로운 해외시장 진출을 주저했다. 화장품업계는 인종이 다양한 미국, 자국 브랜드가 강세인 일본과 같은 선진 시장에서는 대기업조차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인디 브랜드들은 이러한 시장 도그마(dogma)에 도전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인디 브랜드의 성공은 다변화하는 소비자 니즈에 대한 섬세한 대응으로 가능했다.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브랜드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고려할 때 이러한 접근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아마존과 한국콜마 등 글로벌 유통 플랫폼과 ODM 기업 간의 전략적 제휴가 나타나고 있는 사례에서 보듯 사업모델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 기업들은 제품 특성에 맞춰 사업모델을 유연하게 운영하면서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

인디 브랜드들이 일으킨 작은 물결이 글로벌 뷰티시장의 큰 파도로 변모하고 있다. 이 물결이 얼마나 멀리,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소비자의 니즈를 읽어내고 제품에 반영하는 브랜드들의 노력에 달려 있을 것이다. K-뷰티의 화양연화는 이제 막 다시 시작됐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