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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빅데이터 활용해 피부데이터 정밀 분석…초개인화로 시장 확대해 나간다”
안선희 릴리커버 대표 2025년 03월호


2006년부터 10년간 경북대 병원에서 화상치료 환자를 위한 의료기기 연구개발(R&D) 업무를 하며 피부를 맞춤형으로 접근하는 것의 중요성에 눈을 뜬 안선희 대표. 화상 흉터로 환자들이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다 2016년 개인 맞춤형 피부 관리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를 창업했다. ‘가장 나다운 나의 아름다움’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글로벌 뷰티테크 스타트업 릴리커버의 안선희 대표를 만나 K-뷰티의 기술력을 들어봤다.


약 3년 반 전에도 『나라경제』와 인터뷰했다. 그간 어떤 변화가 있었나.
매출 규모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당시 매출이 약 5억 원이었는데 지난해 32억 원을 달성해 6배 넘게 성장했다. 해외수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2023년 홍콩 및 미국 파트너와 5년간 각각 150만 달러, 700만 달러 규모의 총판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튀르키예 화장품 제조기업과 150만 달러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창업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손익분기점(BEP)도 넘기며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올라간 느낌을 받았다. 올해는 매출 80억 원을 넘기는 게 목표다.

K-뷰티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체감하고 있는지.
최근 해외 전시회에 가면 많은 사람이 K-뷰티 제품에 관심을 보인다. 고급 이미지를 앞세운 브랜드 이름으로 잘나가던 시대는 갔다. AI 등 ICT 기술을 접목한 인디 브랜드가 등장하며 K-뷰티가 품질, 기술력 등에서 과거보다 상향 평준화됐다. 게다가 현지에 K-팝, K-드라마 등 우리 문화까지 스며들어 
K-뷰티의 입지가 더욱 굳건해졌다. 한국 제품이라면 일단 호의적이라 현지 시장의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걸 느낀다.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미용 박람회와 10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뷰티월드 중동 박람회에 참여했는데 우리 솔루션을 구매하려는 현지 바이어들의 문의가 쏟아졌다. 

프랑스 등 화장품 강국과 비교해 K-뷰티의 장단점은?
최근 한국에서 해외 유명 브랜드가 매출 감소를 이유로 줄줄이 철수했다. 우리만큼 제품을 엄격히 평가하는 시장도 드물다. K-뷰티 제품은 그 내성으로 다져진 만큼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 또 우리 기업은 ‘빨리빨리’ 움직여 트렌디한 제품을 잘 만든다. 다만 미래의 뷰티 분야는 데이터를 접목한 기술력이 필요한데 국내에선 아직 활성화가 덜 됐다. 해외 기업은 예전부터 클라우드에 피부별·인종별로 세분화해 체계적으로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4년 전 국내 대기업과 협업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엔 워낙 제품이 잘 팔릴 때라 그랬는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디지털화하지 않고 있어서 놀랐다. 이제는 AI 개발자를 임원진으로 임명하는 등 사업부서를 재편하는 분위기다. 우리는 창업할 때부터 초개인화, 맞춤형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글로벌시장에서 릴리커버의 경쟁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개인 맞춤형 피부·두피 진단부터 맞춤형 제품 제조, 데이터 분석까지 한 번에 가능한 B2B 중심의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고객이 피부 접촉식 진단 디바이스 뮬리(Muilli)로 사진을 찍으면 앱에 피부진단 결과가 QR 코드로 나온다. 이미지 프로세싱과 AI·빅데이터 기반 분석의 결과에서 진단의 정확도가 높다. 이를 제조설비 에니마(ENIMA)에 입력하면 로봇이 4분 이내로 맞춤형 제품을 만들어준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한 리포트도 제공한다. 

주목할 만한 기술적 차별점이 있다면?
피부 사진이 명확해야 적합한 진단 결과를 낼 수 있는데, 뮬리에 LED 센서 6개가 탑재돼 누가 어디에서 찍어도 똑같은 상태의 사진이 나온다. 우리만의 독보적 기술이다. 우리가 창업할 당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피부를 진단하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 있었지만,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핸드폰 사진은 카메라 각도, 조도 등에 따라 왜곡돼 진단 정확도가 낮아질 수 있다. 뮬리로 찍은 사진은 AI가 15만 건 이상의 글로벌 데이터를 기반으로 홍조, 민감도, 수분, 주름, 모공, 색조 등을 세분화해 분석·수치화하고 ‘피부 MBTI’ 40개 중 하나로 분류한다.

피부데이터를 확보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다년간 대학병원에서 화상 환자를 만난 경험으로 피부과, 피부관리숍 등과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이들에 시제품 상태의 뮬리를 나눠주고 데이터를 모았다. 또 각종 해외 전시회에서 우리 장비와 기술력을 눈여겨본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이들과 협력해 미국, 베트남, 일본 등 방대한 해외 데이터를 모아 라벨링하며 다양한 특성을 가진 피부데이터를 축적했다. 

개인 고객은 어떻게 이용할 수 있고, 반응은 어떤가?
웹사이트에서 간단한 설문만으로 진단하거나 뮬리를 대여신청·수령 또는 구매해 진단할 수 있다. 피부 MBTI 결과가 나오면 추천 화장품을 주문해 배송받거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내 피부에 해당하는 QR 코드를 읽어 바로 제조한 상품을 현장에서 받는다. 매월 시행하는 만족도 조사에서 긍정적 피드백과 만족도율이 평균 98%, 제품 재구매율도 48%다. 평가가 엄격한 한국시장에서 만족도가 생각보다 높아서 놀랐다. 20~40대 초반의 여성 고객 비중이 높지만 의미 있는 변화는 남성 고객 숫자도 점점 늘어난다는 거다. 

뷰티 밸류체인 전반을 직간접적으로 아우르고 있다. 하나만 하기도 쉽지 않을 텐데.
직원들을 독려하며 완성도 있는 솔루션으로 만들기까지 애로사항이 많았다(웃음). 우선은 컴퓨터 공학 전공을 살려 차별화된 진단 기술을 개발했고, 이후 제조 설비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대구에 있는 제조업체와 협력해 하드웨어를 만들어 원스톱솔루션을 내놓기까지 4년 걸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원료 R&D를 내부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거다. 2~3년 내로 조직을 강화해 원료 큐레이션과 제품 기획 등 뷰티 밸류체인 전 부문을 소화하고 싶다. 

앞으로의 뷰티 트렌드를 전망한다면?
요즘엔 슬로우에이징, 안티에이징을 넘어 슬로우 웰에이징이 대세로, 자기 만족감과 효능감을 중시하고 기꺼이 나만을 위한 제품에 돈을 쓴다는 개념이 보편화되고 있다. 초개인화가 산업 키워드로 각광 받으며 개인 맞춤형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다. 비타민 등 영양제도 맞춤형으로 배송되는 시대지 않나.  

정책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나.
우리 사업의 핵심 중 하나는 사람이 아닌 AI가 피부 상태를 분석·진단하는 것이다. 그런데 AI가 근래 나온 새로운 기술이다 보니 제도적으로 규정이 미비하다. 이를테면 국내에서 맞춤형 화장품을 판매할 때는 「화장품법」에 따라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를 의무로 둬야 하는 등 자유로운 활용이 제약되는 경우가 있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일부 해소하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법제도가 기술개발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게 아쉽다.

향후 장단기 목표에 대해 말해달라.
주력 사업이 B2B 솔루션이지만 결국 우리 바이어들은 B2C 사업을 펼치고 있다 보니 개인 고객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서비스들을 앱에 넣으려고 시도 중이다. 이를테면 지금까지는 피부 이미지를 통해 모공, 주름, 홍조, 민감도 등을 분석해 화장품 레시피를 매칭했는데, 여기에 고객 GPS 기반의 날씨 정보도 포함하는 거다. 자외선이 높은 지역이나 건조한 지역에 사는 고객의 경우 그에 맞춰 오일 함량 등을 조정하는 식이다. 장기적으로는 반려동물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반려동물의 체중, 눈의 모양, 털의 상태 등을 분석해 반려동물용 맞춤형 제품을 제작할 계획이다. 
오성록 『나라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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