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는 웹 검색, 예약, 결제, 코딩 등 인간이 수행하는 복잡한 업무를 자동화해 기존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AI산업의 중심도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는 인프라 및 파운데이션 모델 등 생성형 AI에서 수익 창출이 가능한 AI 서비스와 앱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주요국들은 이러한 AI 에이전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AI 선도국인 미국은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에이전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S는 ‘코파일럿’을 오피스 제품군에 적용해 실무 자동화를 실현하고, 구글은 ‘제미나이 2.0’과 멀티모달 AI 에이전트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통해 실시간 추론 능력을 강화했다. 챗GPT를 상용화한 오픈AI는 브라우저 기반 AI 에이전트 ‘오퍼레이터’와 인간 수준의 추론과 분석을 구현하는 고급형 에이전트 ‘딥리서치’를 선보였다. 미국 정부는 AI 주도권 강화를 위해 AI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반도체 및 AI 기술 수출을 통제해 중국의 추격을 견제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전략적 지원을 기반으로 AI산업을 국가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며 AI 기술 경쟁에서 미국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최근 딥시크는 저비용·고성능 AI 모델 ‘R1’을 공개해 세계적 주목을 받았고, AI 스타트업 지푸AI는 음성 기반 스마트폰용 AI 에이전트 ‘오토GLM’을 출시했다. 후뎨샤오잉은 완전 자율형 AI 에이전트 ‘마누스’를 개발해 뛰어난 성능을 입증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는 강력한 규제와 자국 플랫폼 중심의 생태계 구축을 통해 독자적인 시장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유럽은 기존의 기술 규제 중심 정책에서 점차 혁신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스타트업 주도로 AI 에이전트 시장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영국은 AI 인프라 구축, AI 기술의 경제적 잠재력 극대화 등을 목표로 ‘AI 기회 행동계획’을 발표했으며, 스타트업인 컨버전스 AI의 브라우저 기반 AI 에이전트 ‘프록시’는 오픈AI의 ‘오퍼레이터’보다 높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는 마크롱 정부의 규제 완화와 민간 투자 유치 전략을 통해 클라우드 기반 에이전트 ‘러너 H’ 등 자국 기업 중심의 AI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AI 에이전트 개발에 본격 착수하고 있다. 네이버는 자체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다양한 기능의 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며 특히 검색, 상담, 문서 작성 등 서비스형 AI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단말기와 연동 가능한 온디바이스 AI 기반 에이전트 기술을 연구 중이며, LG전자는 AI 연동 가전과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 자율형 AI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KT, 카카오 등 통신·플랫폼 기업들도 AI 상담, 개인화 추천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 글로벌 AI 지수에서 6위를 기록할 정도로 기술 역량은 우수하지만 투자 규모와 시장 영향력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최근 10년간 한국의 AI 민간 투자는 미국의 2.1% 수준에 불과하며, 전체 AI 밸류체인에서 주요 기술과 인프라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어 기술 종속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응용 기술 중심으로의 전략 전환이 요구된다. AI 에이전트를 다양한 산업에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온디바이스 AI 기술과 연계한 신산업 창출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AI 에이전트는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문제 해소, AI서비스산업 활성화,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제고 등 국가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핵심 기술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