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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제 하면 나라 망하는 줄 알았던 그때 그 시절, 주5일제는 어떻게 한국에 뿌리내렸나
이동희 『월간 노동법률』 편집장 2025년 07월호
지금은 대다수 국민의 ‘삶의 패턴’으로 당당히 자리 잡은 주5일제, 도입 당시엔 어땠을까? 현재 진행 중인 주4.5일제, 주4일제 이슈에서 엿볼 수 있듯이 주6일 출근하는 게 당연했던 한국 사회에서 주5일제 도입 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주5일제 논의가 시작된 건 1998년 김대중 정부에서다. 임기 시작과 함께 IMF 외환위기를 매듭지어야 했던 김대중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근로시간을 줄이고 일자리를 나눠 대량 실업 사태를 해결하자는 취지였다. 근로자 삶의 질을 높이고 휴식권, 건강권을 보장하자는 측면에서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2000년 당시에는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간 실근로시간이 2,474시간에 달할 만큼 장시간 근로가 행해지고 있었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 발맞춰 법정 근로시간을 주44시간에서 주40시간으로 단축하고 주5일제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노사 간 대립은 첨예했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 시 임금을 삭감할 것인가, 보전할 것인가가 치열한 쟁점이었다. 주5일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할지, 전면 도입할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2000년 5월 어렵사리 노사정위원회(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근로시간단축특별위원회를 발족해 노사정이 마주 앉았지만, 이후에도 합의점은 도출하지 못했다.
 

결국 2002년 10월 정부 주도로 주5일제가 담긴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됐고 다음 해인 2003년 8월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된다. ‘1일 8시간, 주40시간’의 법정 근로시간을 공식화한 순간이었다. 이때 개정된 법정 근로시간은 현재까지 근로시간 제도의 뼈대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정부는 업종별, 사업장 규모별로 일정 유예기간을 뒀다. 급하게 시행했다가 ‘급체’하지 않도록 완화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가장 먼저 주5일제를 도입한 곳은 2004년 공공 부문과 금융업, 1천인 이상 사업장이었다. 이후 2005년 300인 이상 사업장, 2006년 100인 이상 사업장, 2007년 50인 이상 사업장, 2008년 20인 이상 사업장, 2011년 5인 이상 사업장 순으로 적용 사업장을 점차 늘려나갔다. 이러한 과도기를 거친 후에야 주5일제는 한국 사회에 완전히 정착하게 됐다.

주5일제는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수치상 눈에 띄는 효과는 실근로시간 단축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23년 발표한 「근로시간 현황 및 추이 국제비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여 년간 OECD 국가 중에서 전체 임금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국가로 조사됐다. 2001년 2,430시간이었던 임금근로자 1인당 연간 실근로시간은 2022년 1,904시간으로, 21년간 500시간 넘게 감소했다.

현재에 이르러 근로시간 단축의 긍정적인 영향으로 일·생활 균형을 통한 삶의 질 개선, 여가활동 증가, 문화·관광 산업 성장, 산업재해 감소 등이 꼽힌다. 근로시간 단축의 어두운 면으로 생산성 감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 근로자 건강 개선, 결근율 감소 등의 긍정적 효과를 가져와 부정적 영향은 미미했다는 진단이 나온다(이주희, 「노동시간 단축(주4일제)의 노동생산성 효과」, 2025).

어느덧 시간은 흘러 이제 주4일제를 논의할 시점이 다가왔다. 먼 훗날 주4일제 도입과 정착의 역사를 기록할 날이 올까? 기록된다면 어떻게 기록될까? 한국 사회가 주5일제를 논의했던 그때 그 시절보다는 좀 더 성숙한 논의를 이어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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