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2000년대 이후부터 도시 재생 측면에서 빈집 관리에 관심을 가져왔다. 최근에는 런던을 중심으로 주택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자 기존의 주택 재고를 활용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의 하나로 빈집 관리 정책을 강화했고, 대표적으로 지방세(council tax)를 중과하는 조세정책이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과거 영국은 세컨드 홈 등 빈집에 지방세를 50%까지 감면하는 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나 런던, 웨일스 해안 등 인기 지역은 주택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는데 세컨드 홈으로 이용하는 빈집은 늘어나고, 또 일부 쇠퇴 지역에서는 빈집 증가로 슬럼화가 빨라지는 등 빈집 관련 문제가 심화했다. 이에 빈집 관리 강화 차원에서 2013년부터 빈집에 대한 지방세를 감면하지 않거나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과세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됐다. 빈집을 대상으로 한 지방세 과세는 지속적으로 강화돼 지난해부터는 최대 400%까지 중과할 수 있게 됐다.
영국의 지방세는 지방정부가 쓰레기 처리나 치안 등 행정서비스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주택을 기준으로 부과하는데, 기본적으로 해당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이 부담하지만 빈집의 경우에는 소유주가 납부한다. 이때 빈집의 소유주가 변경되더라도 공실 기간이 있다면 중과세를 계속 적용한다. 주택이 비어 있는 기간을 줄이고 실제로 주거에 활용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빈집 관련 지방세 중과는 중앙정부가 법적 틀을 마련하고 지방정부가 지역 여건을 고려해 자율적·탄력적으로 적용한다(<표> 참고). 예를 들어 잉글랜드의 리버풀과 울버햄프턴은 주거환경 개선, 지역 활력 제고 그리고 부담 가능 주택(affordable housing) 확보를 위해 빈집 과세를 강화해 10년 이상 방치된 빈집에 기존 세율의 400%에 달하는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리버풀 시의회에 따르면 집값이 중간 수준(약 1억5,840만~2억1,600만 원 구간)인 집에 적용되는 지방세는 연간 약 532만 원이며, 이 집을 10년 이상 비워뒀을 때는 2,130만 원의 지방세를 내야 한다.
더불어 울버햄프턴은 ‘빈집 전략 계획(Empty Property Strategy)’을 수립하고, 담당관이 적극적으로 빈집의 개보수를 유도하고 법률·마케팅 비용을 지원하는 등 빈집을 가용 주택으로 전환하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그 결과 울버햄프턴에서는 올 3월까지 5년간 총 312채가 사용할 수 있는 주택으로 전환됐다.
이렇게 빈집에 대한 지방세 중과 정책이 도입되고 적극적으로 시행되는 것은 빈집이 지역사회에 큰 비용이자 부담이라는 공감대가 영국 사회에 폭넓게 형성돼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도 지역 여건에 맞는 빈집 관리 방안을 마련할 때 빈집세 도입을 하나의 정책 수단으로 신중하되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