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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시진핑, 경주에서 만날까?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2025년 10월호
오는 10월 31일부터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한 뒤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압박을 강화하는 시점에서 열리는 국제 행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따라서 이번 행사의 최고 관전 포인트는 단연 글로벌 무역 전쟁의 핵심인 미국과 중국의 정상 간 접촉이다.

외신들은 양 정상의 참석 및 정상회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국의 외교·경제 분야 장관급 인사들이 서로 만나 의제를 조율하는 모습도 관측된다.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행사를 전후해 아예 중국을 공식 방문해 무역 문제 등을 둘러싸고 심도 높은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 주석이 이미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행사가 지난 9월 3일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개최됐던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대회’와 열병식 이후 두 달이 지나지 않아 열린다는 점도 변수다. 그날 시 주석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란히 천안문 망루에 올라 열병식을 참관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중국이 반미 전선 구축에 나서지 못하도록 외교적·경제적으로 압박할 필요성이 커졌다. 시 주석으로서도 러시아, 북한과의 접근을 마냥 강조해 국가의 경제적 핵심 이익이 걸려 있는 미국과 더 이상 소원해질 필요는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경주 정상회담, 더 나아가 베이징 회담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미중 데탕트가 연출될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다. 

또 하나 관전 포인트는 경주 APEC 정상회의의 핵심 키워드와 목표다. 이번 정상회의의 키워드는 연결·혁신·번영이다. 아태지역의 인적 교류 확대 등을 통해 연결성을 강화하고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며 혁신을 추구함으로써 지역의 공동 번영을 추구하자는 취지다. 여기에 의장국인 대한민국은 AI 협력 및 활용,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이번 행사의 핵심 목표로 걸었다. 

주목할 점은 미중 간 경쟁과 대립의 중심에 바로 AI와 디지털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역사적으로 영국이 산업혁명으로 제조업 시대를 열었고 미국이 디지털 시대를 이끌었듯이 중국은 AI를 통해 글로벌 선도국으로 부상하려는 의지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미국은 머신러닝(ML)이나 자연어 처리(NLP) 등 AI 작업을 처리하기 위한 AI 칩 제작에 필수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중국 공급을 규제하는 방식으로 견제해 왔다. 이에 중국은 미국의 HBM 수출통제 완화를 요구하고 미국은 이를 거부해 왔다. 따라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시 주석의 HBM 통제 완화 요구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는 앞으로 글로벌 AI 협력과 활용의 방향을 결정할 주요 과제라는 점에서 이번 행사의 최고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는 미국에서 매년 수만 명이 오남용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합성마약 펜타닐이 중국에서 주로 생산된다며 시 주석에게 대책을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 펜타닐 불법유통 조직이 이동 경로로 악용할 가능성이 큰 동북아 국가인 한국으로서는 미국·중국과 손잡고 펜타닐 퇴치 협력체를 제안할 수도 있다. 의장국의 역할을 극대화하면서 미중 대립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일 것이다. 그 이름을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와 맥락을 같이하는 ‘MAFGA(Make America Fentanyl-free and Great Again)’로 정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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