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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협력과 인구구조 변화 대응···한국의 특장점 살려 새로운 논의 이끌어
이지윤 외교부 국제경제국 심의관 2025년 10월호
‘APEC AI 이니셔티브’는 성공적인 AI 전환을 위한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하고, 공공·기업·노동자·소비자 등 모든 수준에서 AI 역량을 구축하며, 지속 가능하고 견고한 AI 인프라 투자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세 가지 비전으로 구성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는 지속 가능한 사회시스템 구축, 기술혁신을 통한 건강 및 돌봄 서비스 강화, 회원 간 전문인력 이동성 강화, 여성의 경제적 영향 강화, APEC 회원 간 협력 기반 제도화 등의 내용 담아


우리 정부는 이번 APEC 정상회의를 준비하면서 AI 협력과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핵심 성과로 선정했다. 올해 APEC의 주제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한 내일’ 및 중점과제 ‘연결(Connect)’, ‘혁신(Innovate)’, ‘번영(Prosper)’을 구현할 수 있고 우리나라의 특장점을 나타낼 수 있는 주제로 보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디지털 기술 강국이면서 AI로 인한 사회 변화를 어느 곳보다 빠르게 겪고 있기에 아태지역에서 AI를 활용한 역내 경제성장과 번영을 이끌 협력 방안을 제안하는 데 적합한 위치라고 판단했다. 또한 저출산·고령화라는 사회 문제를 겪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실험을 벌여온 나라로서, 그 속도는 다르지만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과제에 직면하고 있는 아태지역이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관한 논의를 이끌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고 봤다.

다만 AI 협력은 OECD, EU 등 다자경제기구들에서 상당 부분 논의되고 있는 주제임에도 AI 거버넌스 문제에 대한 미국, 중국 등의 이견으로 다루기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인구 문제의 경우 아태지역 내에서도 경제성장 속도에 따라 그 진전 양태가 달라 심각성을 모두 다르게 느끼고 있기도 했다. 

두 주제 모두 아태지역의 경제·사회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점에서, APEC이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를 다룰 필요가 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생각이었다.
 

민간 부문을 회의 과정에 포함하는 것이 APEC의 차별점···
‘민관대화’ 개최해 의견 적극 수렴


2024년 12월 우리나라가 의장국 수임 후 개최한 최초 행사인 비공식 고위관리회의(ISOM)에서 두 주제를 핵심 성과로 발표했다. 다수 회원들이 우리의 성과 설정이 시의적절하다고 깊은 공감을 표하면서도, 그동안 APEC에서 두 문제가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았던 만큼 논쟁적인 부분을 피하고 회원들의 상이한 경제 역량을 고려해 역내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해 달라는 주문을 했다. 

이에 2025년 3월 경주에서 열린 제1차 고위관리회의(SOM)에서 두 핵심 성과에 대한 컨셉노트를 제안하고 여기서 모인 의견을 적극 반영해 5월 열린 제2차 고위관리회의에서는 성과의 뼈대에 해당하는 핵심 요소표를 만들어 회람하는 등 회원들과의 소통과 의견 수렴에 주력했다. 

회원들과의 소통만큼 중요한 것이 민간 부문의 의견 수렴이었다. APEC이 다른 국제 다자경제포럼들과 차별되는 지점이 바로 민간 부문이 APEC 회의 과정의 한 부분으로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각 회원이 추천한 기업인들로 구성된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가 매년 네 차례 회의를 열고 기업 트랙의 논의를 이어간다. 또 각 고위관리회의나 분야별 장관회의 개최 시에도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는 포럼, 전시회 등이 열려 APEC 회원 간의 논의를 더 심화·확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핵심 성과인 AI 협력과 인구 문제 역시 민간 부문의 의견 수렴을 통해 다듬을 필요가 있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두 주제 각각에 대해 8월 인천에서 민관대화(public-private dialogue)를 개최하고 각 회원들에서 섭외한 기업, 시민단체, 학계 등의 인사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받았다. 인사 섭외 과정에서 자국 연사를 추천하겠다는 회원 고위대표들의 요청이 쇄도했을 만큼 관심도가 높았고, 민관대화에서 연사들의 발표와 토론 내용 역시 참신하고 호응도가 높았다. 이렇게 민관대화 과정을 거쳐 완성된 핵심 성과 초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속 가능한 AI 인프라투자에 관한 자발적 성명’ 채택하고
인구구조 변화를 경제성장 기회로 전환할 것을 제안


우선 ‘APEC AI 이니셔티브’는 성공적인 AI 전환을 위한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하고, 공공·기업·노동자·소비자 등 모든 수준에서 AI 역량을 구축하며, 지속 가능하고 견고한 AI 인프라 투자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세 가지 비전으로 구성된다. 특히 ABAC 위원들은 7월 ‘지속 가능한 AI 인프라투자에 관한 자발적 성명’을 채택했는데, 이는 AI 이니셔티브에 대한 산업계의 공감과 지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행보이기도 하다.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는 인구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이를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 기회로 전환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속 가능한 사회시스템 구축, 기술혁신을 통한 건강 및 돌봄 서비스 강화, 회원 간 전문인력 이동성 강화, 여성의 경제적 영향 강화, APEC 회원 간 협력 기반 제도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두 핵심 성과의 초안은 9월 초 회원들 앞으로 회람돼 1차 의견 수렴을 마친 상태로 남은 쟁점에 대한 추가 협의를 거치게 된다. 이렇게 탄생될 핵심 성과는 AI 협력과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최초의 APEC 정상 차원의 합의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우리 정부는 앞으로 개최될 APEC 정상회의에서도 핵심 성과의 이행과 회원들 간의 지속적인 논의에 공을 들여 올해 정상회의의 성과물이 APEC의 진정한 자산으로 축적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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