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APEC 정상회의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12월 비공식 고위관리회의(ISOM)를 시작으로 장관급 회의, 고위급 회의, 수많은 실무회의가 연중 쉼 없이 이어졌다. 이제 APEC 개최효과는 막연한 기대를 넘어 현실로 구현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딜로이트는 APEC 개최에 따른 직간접적 효과를 7조4천억 원으로 추정하고 2만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서울(비공식 고위관리회의)을 시작으로 경주(제1차 고위관리회의), 제주(제2차 고위관리회의), 인천(제3차 고위관리회의) 등 전국 각지에서 열린 회의들은 그 자체로 지역 내수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특히 부산(해양·에너지 장관회의), 제주(고용노동·교육·통상·중소기업 장관회의), 인천(디지털·AI, 식량안보 장관회의), 경주(문화산업 고위급대화)에서 열린 장관급 회의들은 21개 회원경제체 장관과 실무진들의 참여로 지역경제 전반에 파급효과를 이끌었다.
각 지역은 특색 있는 관광 프로그램을 통한 문화 외교와 함께 반도체·AI, 바이오, 스마트 농업, 조선 등 지역 내 관련 산업 현장 시찰 및 연계 박람회를 개최하는 산업 외교를 통해 실질적인 경제효과를 모색했다. 나아가 국제회의 개최를 위해 관련 산업, 기반시설 정비를 위한 건설업, 문화 행사 기획, 숙박 및 관광업 등에 투입된 예산은 지역 경기 활성화의 기반이 됐다.
다가올 정상회의 주간은 이런 경제적 효과 창출의 정점이 될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을 비롯해 각 회원경제체 정상들과 APEC 기업인 행사(CEO 서밋) 및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등 관련 행사에 참석하는 1,700명 이상의 글로벌 기업 대표와 정부 인사 그리고 이를 취재하기 위한 언론인 등 2만여 명의 인원이 경주를 찾을 예정이다. 이는 이번 정상회의가 단기적인 내수 진작을 넘어 기업들의 투자 유치와 비즈니스 교류의 장이 될 것임을 예고한다.
APEC 개최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숫자로만 평가할 수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적·문화적으로 축적될 무형의 자산이다. 지난 3차 고위관리회의에 참석한 고위관리들이 다 함께 프로야구를 관람했던, 이른바 ‘야구장 외교’는 우리의 문화적 자신감이 어떻게 효과적인 외교 전략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문화를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차원을 넘어 신뢰를 구축하고 경험을 통한 협력을 이끌어내는 ‘문화 외교’의 새로운 시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 나아가 우리는 이번 APEC을 통해 아태지역의 미래 의제를 주도하는 역량을 입증했다. AI·디지털 전환, 인구구조 변화, 공급망 재편과 같은 핵심 현안 논의를 주도하며, 심화되는 보호무역주의와 국제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회원경제체들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조정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는 대한민국이 단순한 개최국을 넘어 역내 공동의 난제를 풀어나가는 실마리를 제시하는 핵심 국가로 자리매김했음을 의미한다.
이제 곧 세계의 눈이 대한민국 경주로 향하게 된다. 지난 1년간의 노력이 맺는 결실 위에서, 2025 APEC 정상회의는 대한민국이 이룬 오늘의 성취를 증명하고 아태지역이 나아갈 내일을 여는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