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며 ‘다크팩토리’가 떠오르고 있다. 다크팩토리는 말 그대로 ‘불 꺼진 공장’을 의미한다. 제조부터 공장 관리에 이르기까지 사람이 전혀 투입되지 않아 불을 켤 필요도 없어 다크팩토리라고 부른다. 완전한 다크팩토리를 구현하려면 로봇과 AI 시스템, 센서 기술의 고도화가 필수다. 자재 운반부터 조립, 검수, 포장 등 생산 과정은 물론 기계가 고장나면 수리하는 공장의 유지·보수까지 모두 자동으로 이뤄져야 진정한 다크팩토리다.
아직 진정한 다크팩토리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자재 가공부터 생산·포장·검수 과정의 완전 자동화는 이미 실현됐다. 중국 샤오미가 2023년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스마트팩토리 소개 영상에는 사람이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공장에서 새어 나오는 빛은 생산 장비의 디스플레이와 센서에서 나오는 가지각색의 불빛뿐이다. 최신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이 공장은 모든 공정이 100% 자동화돼 있다. 24시간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이 공장에서 샤오미는 스마트폰을 1초에 1대꼴로, 연간 100만 대 이상 생산한다고 한다.
일본의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화낙(FANUC)도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화낙의 공장은 하루에 최첨단 제조 로봇 50대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이 전혀 개입하지 않아도 최대 30일 동안 가동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공장 유지·보수와 관리 등 극히 일부 업무를 제외하면 사람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공장인 셈이다.
인류가 다크팩토리를 구현하려는 건 단지 ‘비싼 인건비’ 때문만은 아니다. 다크팩토리는 극도의 정밀함이 요구되는 첨단 제조업 생산 과정에도 적합하다. 인간의 손으로 하기 힘든 미세 공정을 기계가 대신하며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실수가 줄어드는 만큼 공장에서 나오는 양품의 비율인 ‘수율’도 올릴 수 있다. 2023년 중소벤처기업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다크팩토리의 과도기 형태인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한 기업은 생산성이 29.4% 증가했고 품질도 42.8% 향상됐다. 그러면서도 원가는 15.9% 줄고 기업 매출은 평균 6.4% 올랐다.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사람이 없으니 산업 현장에 항상 존재하는 인명 사고 가능성도 ‘0’으로 만들 수 있다. 사람이 배출하는 폐기물도 없으니 ESG라는 최근 기업 활동 트렌드에도 부합한다. 여름철 냉방, 겨울철 난방도 최소화할 수 있어 비용도 절감된다. 인건비가 저렴한 곳에 공장을 지어야 한다는 기존의 공식에서 벗어나 제품 수요가 있는 곳에 공장을 세울 수 있으니 경영 불확실성도 줄어든다.
다만 높은 초기 투자 및 유지·보수 비용, 일자리 감소에 대한 반발 등은 넘어야 할 산으로 남아 있다. 다크팩토리는 일반 공장에 비해 초기에 공장을 구축하는 비용이 많이 든다. 공장이 양산 체제에 돌입하고 초기 구축 비용을 회수할 때까지의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로봇이 로봇을 수리할 정도로 고도화된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도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
다크팩토리가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2023년 세계경제포럼은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서 2027년까지 최대 83만 개의 일자리가 공장 자동화로 인해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경제포럼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비휴머노이드 로봇, 드론 등에 의한 산업 자동화는 고용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줄어드는 일자리는 대체로 조립라인과 물류창고 등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