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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연장은 오늘의 청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김기홍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2026년 01월호
저출산으로 인한 인력 부족이 현실로 다가오고, 고령화는 사회보장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흔들고 있다. 이제 일하고 싶은 사람은 나이와 관계없이 일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을 개편하는 것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고, 정년 연장이 다시 화두에 오르고 있다.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흘러 청년들도 미래에 그 과실을 누리겠지만, 오늘의 일자리도 구하기 어려운 청년들에게 그런 먼 미래의 일은 와닿지 않을 것이다. 정년 연장은 과연 오늘의 청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청년들의 가장 큰 우려는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청년고용 감소일 것이다. 예정보다 오래 고령자를 고용하게 된 사용자는 다른 세대 고용, 특히 청년 고용을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이런 세대 간 대체는 주로 직무능력이 유사한 세대 간에 발생하므로 정년 연장이 청년고용에 부정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청년과 고령자가 보완관계라면, 즉 청년과 고령자가 함께 일할 때 생산성이 높아지면 정년 연장은 청년고용에 긍정적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의 60세 정년 연장 입법(2016년부터 단계적 시행)이 청년고용에 부정적이었음을 보인 한요셉의 2019년 연구와 긍정적이었음을 보인 이환웅의 2023년 연구가 공존하며, 고령자와 청년의 대체성이 강하지 않음을 보인 강신혁의 2025년 연구도 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도 정년 연장의 부정적 효과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 우리나라 청년인구는 2000년부터 2020년 사이 267만 명 감소했고, 감소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져 2050년에는 521만 명으로 2020년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청년인구 비중도 2050년 11%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이런 청년인구 감소는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세대 간 대체 효과를 약화해 청년고용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정년 연장으로 인한 청년고용 감소가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 부문에 집중되는 것에는 유의해야 한다. 한국은행의 연구에 따르면 정년제는 대규모 또는 공공 부문 사업장에서 보편적이고, 2013년 정년 연장 도입 이후 청년고용 감소는 주로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고용 안정성이 높은 부문에서는 감원보다 신규 채용을 줄이는 것으로 정년 연장에 대응할 수 있고, 청년층이 선호하는 부문에서 청년고용이 줄어들 가능성은 간과해서는 안 될 사안이다.

그렇다면 정년 연장과 청년고용이 양립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정년 연장을 포함한 고령자 계속고용 지원 정책 중 가장 대표적인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은 정년제 사업장이 정년을 연장 또는 폐지하거나 은퇴 후 재고용 방식으로 정년이 지난 고령자를 계속고용하면 지급하는 보조금이다. 필자가 2024년 수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해당 정책은 고령자 계속고용을 늘리면서 청년고용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는데, 특히 재고용을 도입한 수혜사업장에서는 미미하지만 청년고용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년 연장 또는 폐지와 재고용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 정년 후 근로조건 조정 여부임을 고려하면, 이는 정년 연장과 청년고용의 양립을 위해 근로조건을 적절히 조정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정년 연장은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나이와 관계없이 일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첫걸음이나, 오늘날 청년이 마주한 어려움을 가중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정년 연장이 청년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으나, 그 고용 감소 효과가 청년이 선호하는 부문에 집중되는 것은 정년 연장이 오늘의 청년들에게 장기적인 상흔을 남길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정년 연장이 세대 간 갈등의 원인이 아닌 모든 세대의 오늘과 내일을 위한 중요한 걸음이 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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