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고용 문제는 고령화에 따라 생산인구가 감소하고 노년인구가 급증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피하기 어려운 사회 현안으로, 주요 선진국에서도 각국의 여건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계속고용 여부를 결정짓는 제도적 구조를 중심으로 정년제 기반 제도화 국가, 정년 폐지 및 반차별 국가, 유연고용 전환형 국가로 나눌 수 있다. 그중 정년제 기반 제도화 국가는 일정 연령을 기준으로 법정 정년을 설정하고 정년 이후에도 고용을 유지하도록 기업에 의무를 부과하는 나라들이다. 일본, 싱가포르, 독일 등과 함께 우리나라도 여기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사회적·경제적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고 평가받는 일본은 고령인구 비율 증가 시점부터 이미 정년 연장 및 재고용에 대한 논의와 법제화를 진행해 계속고용제를 조기에 정착시켜 왔다.
일본은 1986년 「고령자 등의 고용안정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고령자 고용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후 같은 법을 지속적으로 개정하며 제도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1994년 60세 정년을 의무화했고, 2000년에는 65세까지 고용을 보장하기 위한 ‘고용확보조치 노력 의무’ 조항을 신설해 사업주로 하여금 정년 연장, 재고용, 정년 규정 폐지 등 세 가지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2004년에는 노력 의무였던 고용확보조치를 법적 의무로 전환해 세 가지 방식 중 하나를 반드시 이행하게 했다. 다만 이 시기에는 사업주가 재고용을 선택하면 노사협의를 거쳐 대상자를 선별할 수 있는 유예 규정을 허용했다.
고령자 고용확보조치 의무화를 시행한 후 2011년 일본 후생노동성은 「고령자 고용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고, 연금 수급 시기인 65세까지 희망자 전원이 고용되는 것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제도적으로나 비용적으로 부담이 큰 정년 연장 방식보다는 계속고용 의무화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13년 60세부터 3년마다 1세씩 계속고용 의무 적용 대상 연령을 상향해 2025년 4월 65세까지 ‘전원 의무 적용’을 이루고 그간 허용했던 고용 대상자 선별 방식은 폐지함으로써 실질적인 65세까지의 계속고용 체계를 구축했다. 2024년 기준 사업체의 99.9%가 고용확보조치를 이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중 종업원 21명 이상 기업은 퇴직 후 재고용 69.2%, 정년 연장 26.9%, 정년 폐지 3.9% 순으로 계속고용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년 연장을 선택하는 기업 비율은 꾸준히 늘고 있다.
정년 후 재고용 시 비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이 일반화되면서 고용이 양적으로는 확대됐지만 질적으로는 불안정한 고용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있다. 그러나 계속고용제도가 정년 퇴직 이후부터 연금 수급 시기인 65세까지의 소득 공백을 메우는 장치로 기능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현재 일본 정부는 고령자 취업 연령을 70세까지 확대하고자 사업주에 65~70세 고령자의 취업 기회 확보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노력 의무로 부과하고 있다. 이처럼 계속고용을 의무화하되 일정한 유예기간을 둔 후 전면 적용하는 점진적 방식은 제도의 수용성과 실효성 간 균형을 고려한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고령자 고용 확대 정책은 개인의 노후 보장뿐만 아니라 세대 간 부양 부담 완화, 숙련 인력 확보, 경제성장 등 다층적 목표를 내포한 중요한 문제다. 먼저 고민한 나라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에게 맞게 제도와 관행을 정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