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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운전석 비웠다… “도시 단위의 대규모 무인 자율주행 상용화를 향해 달립니다”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 2026년 04월호

운전석이 비워진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 적 있는가. 상상이 현실이 된다면 우리는 안전에 대한 걱정 없이 그 자동차를 탈 수 있을까. 2020년 국내 기업 최초로 완전 공개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서울, 부산, 세종, 제주 등 전국 9개 도시 14개 구간에서 20개 이상의 자율주행 서비스를 운영해 온 스타트업이 있다. ‘운전’이라는 노동을 대신할 AI 드라이버를 개발하며 소프트웨어 안정성을 기반으로 국내 자율주행 무인화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라이드플럭스(RideFlux)의 박중희 대표를 만나 자율주행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창업하게 된 동기가 궁금하다. 
국내에서 ‘로보택시’란 개념이 생소하던 시기, 미국 MIT에서 자율주행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이 기술이 산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미국에선 자율주행 기술이 점차 상용화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지도교수였던 칼 이아그넴마의 연구그룹에 있을 때 자율주행 회사 모셔널의 전신인 누토노미에서 일하며 스타트업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함께 연구하던 동료들은 이후 오로라, 옵티머스 라이드 등 글로벌 자율주행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기술 상용화의 최전선인 미국에서 활동할 수도 있었지만, 한국의 도로에서 도전해 보고 싶었다. 귀국 후 만난 뛰어난 엔지니어들과 함께 국내 기술만으로도 세계적인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할 수 있을 거란 믿음으로 2018년 창업했다. 

라이드플럭스는 어떤 회사인가.
한마디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회사다. ‘RideFlux Driver’라는 공통 소프트웨어로 택시, 버스, 화물트럭 등 다양한 상용차를 구동하고, 도심과 고속도로 같은 여러 환경에서 주행하고 있다. 창업 초기부터 AI와 결합하기 쉬우면서 안정성과 신뢰성이 높은 ‘모듈러 AI’ 방식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자율주행 인지·판단 로직을 설계해 왔다. 이를 토대로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E2E AI’ 기술을 결합해 다양한 교통 상황에서도 안전하고 유연하게 주행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방식으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무인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인프라 기술 전체를 자체 보유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자율주행 기술이 실증 단계를 넘어 대규모 상용화가 가능한 산업임을 증명한 시기였다.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수천 대의 로보택시를 운영하며 안전성과 확장성을 입증했다. 미국의 웨이모는 올해 1월 말 기준 샌프란시스코, LA, 피닉스, 애틀랜타 등 주요 도시에서 총 3천대 이상의 로보택시를 운영 중이다. 중국의 바이두와 포니ai 등은 베이징, 선전 등 11개 도시에서 각각 1천 대 이상의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우한에서는 로보택시가 일상적인 출퇴근 수단이 됐다.

현재 국내 자율주행차 기술 수준은 어느 단계인가.
자율주행 기술 레벨4 수준으로, 차량 내부에 안전요원이 없는 ‘무인화로의 전환기’에 있다고 본다. 대규모 무인 상용화를 달성한 기업은 웨이모, 포니ai 등 일부 미중 기업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라이드플럭스가 유일하게 운전석에 안전요원 없이 일반도로 시험운행이 가능한 무인 허가를 받아 서울 상암에서 단계적으로 시범운행 중이며, 올해 운전석에 안전요원이 없는 로보택시 서비스를 선보이려 한다. 이외의 모든 국내 자율주행 차량에는 운전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안전요원이 탑승하고 있다. 

본사를 제주에 둔 배경이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들었다.
그렇다. 미중 기업들처럼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최소 자본으로 양질의 주행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제주에 본사를 꾸리게 됐다. 제주는 혼잡한 도심도로, 고속화도로, 악천후 등 다양한 주행 시나리오를 단 2~3시간 내 압축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 실제 안전에 직결되는 양질의 ‘예외 상황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하는 데 최적의 환경이다. 이렇듯 전략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신호·비신호 교차로 등 차량 밀집도가 높은 혼잡한 구간에서의 주행 시간이 전체 순수 자율주행 시간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자체 개발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현실에서 접하기 어려운 위험한 상황까지 가상 데이터로 학습시켜 기술을 고도화해 왔다. 현재는 제주뿐 아니라 서울, 부산, 세종 등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자율주행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레벨4 기술이 본격적으로 일상교통 서비스 전반에 적용되는 시점은 언제쯤이라고 전망하나.
진정한 의미의 상용화는 ‘무인화’가 달성되는 시점에서 시작될 것이다. 국내의 경우 2027~2028년경 무인화 기술의 통계적 안전성이 검증돼 로보택시와 자율주행트럭이 물류 거점과 도심 전역으로 확산되는 대규모 상용화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 기술개발 스타트업으로서 겪는 고충이 있다면.
상용화라는 높은 문턱이다. 자율주행은 ‘무인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수익성을 내기 어렵고, 성급한 확장은 재정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또 안전한 무인화를 위해 수만 가지의 예외 상황들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도로 안전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과 기술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실력으로 깨뜨려 나가는 것 또한 숙제다.

가장 보람 있던 순간은 언제였나.
지난해 서울 상암에서 국내 최초로 운전석을 비운 무인 자율주행차의 시험운행 허가를 받았을 때다. 제한된 테스트장에서 성능시험을 거쳐 허가를 받아 서울 상암의 일반도로에서 공도 시험운행을 시작하게 됐다. 또 최근에는 서울 송파-충북 진천 사이 왕복 224km 구간에서 11톤 화물을 적재하고 단 한 차례의 안전요원 개입 없이 자율주행트럭 운행에 성공했는데, 그간의 자본효율적 기술개발 전략을 증명해낸 것 같아 뿌듯했다.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 정부가 우선 해결해야 할 규제나 제도가 있다면 무엇일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대규모 상용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최근 영상 데이터 활용 규제 해소나 어린이 보호구역 주행 허용 등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정책들이 나왔다. 그리고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처럼 도시 단위로 규제 샌드박스를 시행하고 전용 보험체계를 마련하는 등 크고 작은 변화가 일고 있다. 한 가지 바람이라면 자율주행의 본질인 소프트웨어 기술 고도화에 대한 지원이 지속되길 희망한다. 자율주행은 결국 AI 소프트웨어의 싸움이다. 하드웨어만큼이나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연구개발(R&D) 환경이 조성된다면 한국이 자율주행 시장에서 글로벌 3강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끝으로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궁극적인 목표는 특정 구역을 넘어 도시 단위의 대규모 무인 자율주행 상용화를 실현하는 것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기존 지자체 공공사업(B2G) 중심에서 여객 및 물류, 완성차 제조사 등 B2B 시장에서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할 계획이다. 미들마일 화물운송 시장에서는 자율주행트럭 유상 운송을 시작하고, 여객 부문에서는 로보택시 서비스의 무인화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완성차 제조사의 판매차량에 탑재되는 레벨2+ 자율주행(ADAS) 소프트웨어 공급까지 상용화 스펙트럼을 지속해서 넓혀갈 것이다. 아울러 투자 혹한기에도 330억 원 규모의 프리 IPO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누적 투자금 882억 원을 기록한 만큼 무인화 기술 고도화와 차량 운영 인프라 구축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올해 하반기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최우선 목표로 준비 중이다. 
 
황현성 『나라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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