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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왜 다시 달로 향할까?
이영완 조선비즈 과학에디터 2026년 06월호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아르테미스 2호 오리온 우주선이 지난 4월 10일 저녁 8시 7분(미국 동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태평양에 안착했다. 약 10일간 달 선회 비행을 마치고 귀환한 우주인들은 모두 건강한 상태로 확인됐다. 이로써 1972년 아폴로 17호 이래 중단된 유인(有人) 달 탐사가 54년 만에 재개됐다.
 

이미 1969년 아폴로 11호부터 우주비행사들이 달에 발을 디뎠지만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과거 아폴로 달 탐사처럼 우주비행사가 달에 잠시 머물다 오는 것이 아니라 우주기지를 세워 인류를 장기 체류시킬 계획이기 때문이다.

재러드 아이작먼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아르테미스 2호 발사에 앞서 지난 3월 24일 워싱턴 D.C. 본부에서 열린 ‘이그니션’ 행사에서 2033년까지 7년 동안 200억 달러(약 30조 원)를 투입해 우주비행사들이 머물 달 기지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기지 건설에 예산을 집중하기 위해 달 궤도에 우주정거장을 띄우는 ‘게이트웨이’ 프로젝트는 중단하기로 했다. 

NASA는 2028년 아르테미스 4호를 발사해 우주인 2명을 달 남극에 착륙시키기로 했다. 이후 6개월마다 달에 유인 탐사선을 착륙시킬 계획이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도 화성 탐사를 잠정 연기하고 달 탐사에 집중하기로 했다. 스페이스X는 내년 3월까지 대형 우주선 스타십을 달에 무인으로 착륙시킬 계획이다. 

달이 새로운 우주 탐사의 무대가 된 것은 심우주 탐사의 전초기지로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달은 중력이 약해 지구보다 훨씬 저렴하게 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 지구에서 발사하는 로켓은 중력을 벗어나기 위한 연료가 무게의 90%를 차지한다. 반면 달은 중력이 약할뿐더러 대기도 없어 태양광 발전 효율도 높다. 에너지 걱정도 없는 것이다. 

특히 달 기지를 세울 달 남극에는 햇빛이 비치지 않는 지역에 다량의 물이 얼음 상태로 저장돼 있다. 물은 우주인을 위한 식수일 뿐 아니라 산소와 연료도 제공한다. 물에서 나오는 산소와 수소는 우주인이 호흡하는 데 쓰이고 로켓 연료로도 쓸 수 있다. 

NASA는 달 기지 건설 1단계로 민간기업이 개발한 착륙선과 탐사차, 계측기 등을 보낸다. 원자력 배터리도 포함된다. 2단계에서는 반거주형 인프라와 정기적인 물자 수송체계를 구축해 우주비행사의 탐사 활동을 달 표면에서 지원한다. 달 탐사 차량은 밀폐형으로 바뀐다. 과거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은 바퀴만 있는 차를 탔지만, 일본 자동차 업체 도요타가 개발 중인 아르테미스 가압식 탐사차는 지붕이 갖춰져 있어 우주복 없이 탑승할 수 있다. 

3단계는 본격적인 장기 체류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이탈리아 우주국(ASI)이 개발 중인 다목적 거주 모듈은 우주비행사 2명이 7~30일 동안 머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바퀴가 있어 달 표면을 옮겨 다닐 수도 있다. 이때 화성 같은 심우주로 우주선을 발사하는 우주항도 세운다. 

미국이 달 기지 건설을 서두르는 것은 중국과의 경쟁 때문이다. 중국은 2019년 달에 무인 탐사선 창어 4호를 착륙시켰고, 2024년에는 인류 최초로 창어 6호를 달 뒷면에 보내 토양 샘플을 가져왔다. 2030년에는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키고, 2035년까지 러시아와 함께 달 남극에 원전을 갖춘 달 기지를 세울 계획이다. 원래 미국은 2024년 우주인의 달 착륙을 목표로 했지만 민간 착륙선 개발이 늦어지며 지연됐다. 자칫하면 중국에 달 탐사 선두를 뺏길 수도 있다. 냉전 시대 미소(美蘇) 간 달 착륙 경쟁이 반세기 만에 미중 간 달 기지 경쟁으로 진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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