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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누구든 쌀 수입할 수 있다
서륜 농민신문 농정부 기자 2014년 10월호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7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 직후 “내년 1월 1일부터 쌀을 관세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년간 정부의 통제 아래 제한적으로 이뤄졌던 쌀 수입이 전면 자유화됨을 선언하는 순간이었다.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이 타결되면서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은 모든 농산물을 ‘관세화’를 통해 개방했다. 정해진 관세만 내면 누구든 농산물을 수입해 팔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UR 협정문은 특정 국가의 식량안보나 환경보호와 관련해 중요한 품목은 일정 기간 동안 관세화를 미룰 수 있는 ‘특별대우’, 즉 관세화 유예를 인정했다. 대신 일정 물량을 의무적으로 수입하도록 했다.


우리나라는 쌀에 대해 관세화를 유예했다. 당시 국내 쌀의 경쟁력이 외국산에 비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국민의 최대 주식인 쌀을 전면 개방한다는 것은 식량안보 차원에서라도 선택할 수 없는 카드였다. 결국 UR 농업협상에서 10년, 즉 2004년으로 쌀시장 개방을 미룬 데 이어 2004년 쌀 협상을 통해 또다시 개방 시점을 10년 뒤로 미뤘다. 즉 올해가 관세화 유예의 마지막 해인 것이다.


이처럼 두 차례에 걸쳐 관세화를 유예한 대신 우리는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최소시장접근(MMA; Minimum Market Access) 물량을 매년 2만톤가량 늘리기로 이해 당사국들과 합의했다. 이 물량은 올해 40만8,700톤으로 최대치에 달했다.


20년에 걸친 관세화 유예 기간이 끝나는 올해 정부는 결국 관세화를 선택했다. 물론 필리핀처럼 웨이버(waiver; 일시적 의무면제)를 통해 다시 한 번 관세화를 유예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경우 MMA 물량의 추가 증량은 물론 이해당사국이 자국 관심품목에 대한 관세인하 또는 검역조건 완화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필리핀도 MMA 물량의 2.3배 증량 등 비슷한 요구를 들어주면서 어렵사리 웨이버 협상에 성공한 터였다.


하지만 매년 100만∼200만톤의 쌀을 수입하는 필리핀과 달리 MMA 물량이 전체 수입량인 우리로서는 MMA 물량의 추가 증량은 받아들이기 힘든 카드다. 올해 MMA 물량인 40만8,700톤조차도 이미 국내 쌀 소비량의 9%를 차지할 정도로 많아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수입쌀에 고율의 관세를 매길 수 있다는 점도 우리가 관세화를 선택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결국 관세화를 통한 쌀시장 전면개방은 역설적이긴 하지만 우리 쌀산업, 나아가 농업 전체를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쌀 관세화를 유예한 지난 20년간 정부는 쌀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수리안전답 비율은 33%에서 59%로 높아졌고, 기계화율도 같은 기간 82.9%에서 94.1%로 높아졌다. 10a의 논을 경작하는 데 들어가는 노동시간이 34.7시간에서 12.6시간으로 크게 줄었다. 규모화도 진전돼 쌀 전업농의 호당 경지면적은 2.5ha에서 5.9ha로 증가했다. 물론 농가 고령화 및 수리시설 노후화에 따른 생산기반 위축이 우려되고 있고, 쌀값 정체 및 쌀 생산비 증가 등으로 농가소득이 늘지 않고 있는 점 등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쌀 관세화는 이미 결정됐다. 관세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쌀산업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이를 위해 수입쌀 부정유통 방지 대책 마련, 소득안정 강화, 향후 자유무역협정(FTA) 및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에서 쌀의 양허 제외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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