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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8,700톤의 의무수입물량…수입의무는 지속돼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2014년 10월호

우루과이라운드(UR) 타결과 함께 합의된 농업협정은 1995년부터 모든 농산물의 비관세 보호조치를 관세로 전환하고 시장을 개방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은 쌀에 대해 관세로 전환하는 것을 2004년까지 10년간 유예받아 예외적으로 시장개방을 하지 않게 됐다. 그 대가로 매년 일정물량을 아주 낮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의무적으로 수입해 주는 것에 합의했다. 약속한 수입물량은 일종의 최소시장접근(MMA; Minimum Market Access) 물량인데 한국 입장에서 보면 의무수입물량이다. 이 물량은 낮은 관세만 부과하고 정해진 양만큼 수입하므로 일종의 관세율할당(TRQ; Tariff Rate Quota) 수입방식이다. 한국은 관세율 5%로 1995년 5만1천톤으로 시작해 매년 증량해 최종연도 2004년에는 20만5천톤을 수입했다. 이처럼 시장개방 유예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의무수입물량이 보여준다.


그리고 10년의 관세화 유예가 종료되던 해인 2004년에 한국은 세계무역기구(WTO)와 관세화 유예를 위한 쌀 재협상을 벌여 2014년까지 다시 10년간 관세화 유예를 인정받았다. 관세화 유예 연장에는 의무수입물량이 대가로 따르게 된다. 재협상을 통해 결정된 의무수입물량은 2005년 22만5,575톤에서 출발해 매년 균등 증량시켜 2014년 40만8,700톤에 이른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두 번째 관세화 유예에 따른 의무수입 시행에선 과거 10년 때와 다른 부가조건이 추가됐다. 우선 의무수입물량에 대해 국별 할당(CSQ; Country Specific Quota)을 부여했다. 전체 의무수입물량 가운데 일부를 특정 수출국가에 배정해 해당국가로부해당국가로부터 그 물량만큼을 수입할 것을 약속해 준 것이다. 이를 보면 중국(11만6,159톤), 미국(5만76톤), 태국(2만9,963톤), 호주(9,030톤) 순이다. 2005~2013년 실제 수입실적을 보면 호주만 제외하고 다른 나라들은 국별 할당량 이상을 한국에 수출했다. 그리고 국별 할당은 없었지만 베트남ㆍ미얀마ㆍ인도ㆍ파키스탄에서 의무수입물량의 일부를 수출했다.


또 하나는 수입쌀 사용 용도를 제한했는데 밥쌀용 쌀을 전체 의무수입물량에서 최저 30% 수입하도록 했다. 주로 밥쌀용은 국별 할당을 통해 수입해 왔는데, 중국(39만3,767톤), 미국(20만8,899톤), 태국(2만3,717톤), 호주(4,858톤) 순이다. 이런 밥쌀용은 국내 쌀과 직접 경쟁관계에 있다. 그러나 다자간 협상에서 의무수입물량에 대해 주요 이해국에 국별 할당을 통해 혜택을 줌으로써 협상을 유리하게 할 수 있었다. 이는 향후 관세화를 위한 관세율 협상에서 참고할 만하다.


최근 정부는 내년부터 관세화 방침을 천명하면서 관세상당치 513%를 선언했다. 물론 WTO와 협상을 통해 검증이 돼야 하겠지의무수입물량만 한국 정부는 513%의 관세를 부과하고 쌀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의미다. 이렇게 관세만 부과하고 시장을 개방하더라도 의무수입물량의 수입의무는 지속된다. 현재의 40만8,700톤은 5%의 낮은 관세율로 계속 수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물량을 초과하는 수입에 대해선 앞으로 협상에서 정해질 높은 관세율(상당치)을 부과한다.

 

여기서 한 가지 쟁점은 관세화 이후 40만8,700톤의 의무수입물량은 국내 시장에서 팔리지 않더라도 무조건 다 들여와야 하느냐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완전한 시장기능에 맡겨 의무수입물량의 수입을 관리하고 있다면 그럴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즉 한국 시장에 의무수입물량만큼 낮은 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 주는 것으로 한국의 의무는 완료된다는 견해다. 그런데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은 현재 의무수입물량은 국영무역을 통해 수입관리 중이라는 것이다. 완전한 시장기능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피하기 어려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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