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안전전문기관, 기업 등 각계각층에서 여러 가지 접근방법을 동원해 산재예방에 힘쓰고 있지만 산업사고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이는 산재예방을 위한 제도나 관리시스템 등 어느 곳인가에 미흡한 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흡한 것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위험한 설비와 위험한 물질로 작업을 실시하는 산업현장에서 현장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업장 안전관리는 안전 관련 전문가가 직접 실시해 이뤄지는 것으로 여긴다. 따라서 생산현장에 똑똑한 안전관리자만 배치하면 안전관리가 잘 될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꼭 그렇지는 않다. 안전 관리자와 같은 안전전문가는 현장에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지를 아는 사람이지 현장에서 위험한 기계를 만지고 설비하는 등의 위험한 작업을 직접 실시하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작업을 직접 실시하는 사람들은 바로 현장 작업자들이다. 그러니 현장의 안전관리는 이들이 안전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본인의 고유한 업무를 수행하고 이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찾아내 대처한 후 안전하게 진행할 때 이뤄진다. 특히 현장은 너무나 바쁘다. 자기 본연의 업무만을 실시하기에도 벅찬데 다른 업무나 생각이 끼어들 여유가 없다. 또한 안전작업을 실시해도 가시적인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고, 나에게는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잘못된 낙관주의도 존재한다. 거기에 자기 업무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관리능력도 부족할 수 있다. 우리 인간은 과한 욕심과 게으름, 알고 있으나 실천하지 않는 우둔함, 주의력과 집중의 한계, 실수나 착오, 의식의 우회와 같은 행동특성이 존재한다. 그러니 때로는 작업매뉴얼도 무시하고 자기만의 방식 또는 쉬운 방법으로 무리한 작업을 하는 수도 있다. 안전작업 방법을 알고 있으나 이를 무시하는 경우도 있고 안전장치가 작업속도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 이를 제거한 채 작업을 진행하는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산업사고와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조금 더디고, 조금 덜 생산하고, 조금 덜 만족할 만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해도 안전하게 작업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법규와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나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며 작업하겠다는 신념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신념과 작업은 근로자의 마음가짐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사업주와 경영층은 안전작업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선 작업을 실시할 수 없는 여건을 조성하고 중간관리자나 근로자는 이 방침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하겠다. 경영주는 경영 성과 중에 안전관리 성과지표를 귀중한 자료로 활용해 안전경영을 실시해야 한다. 알면서도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았거나 보호구 미착용 등 사소한 안전관리 사항도 놓치지 않고 엄하게 규율해야 할 것이다. 안전하게 작업하지 않으면 사업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음을 보여줘야 한다. 이러한 사항을 강제하기 위해 법률로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으므로 법규가 철저히 지켜지도록 해야 하겠다.
산업현장에서 안전관리가 지켜지고 안전작업이 습관적으로 이뤄질 때 산업사고는 줄어든다.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특히 생산현장과 같은 인공적인 질서를 요구하는 설비의 운영에선 더욱 그렇다. 겸허한 마음으로 꾸준히 배우고 익힌 것을 실천하려는 자세로 지속적인 안전관리가 실천될 때 사고 없는 편안한 회사, 안전한 사회, 나아가서는 안전한 나라가 이룩된다. 산재예방의 시작과 끝은 모두 안전관리의 현장작동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