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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성’이 우리 기업문화의 핵심, 역동성 높지만 창의성 떨어져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 교수 2015년 02월호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 동안 구글의 CEO를 역임했던 에릭 슈미트는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김영사, 2014)에서 구글 엔지니어들의 자유분방한 일터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구글에서는 부하직원들이 불쑥 이메일을 보내 중요한 미팅을 제안하기도 하고, CEO라고 하더라도 초라한 사무실을 가지며 그것도 직원들이 늘어 다른 곳으로 집기를 옮기기 일쑤다. MBA과정에서 애지중지하는 경영계획이나 평가계획 같은 것은 여기서 통하지 않는다. 구글의 엔지니어들은 저마다 주인이고 어린아이들처럼 누구의 통제를 받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구글 사무실은 언제나 북적대며 직원들은 함께 일하고 함께 논다. 한마디로 구글에서는 ‘혼란이 미덕’이다.

 

1998년 세르게이와 래리가 구글을 창업했을 때 그들은 보통의 회사(Conventional Company)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대학 실험실 같은 회사, 그런 일터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 방향을 일러주고 지적 자극은 주지만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지 않는 지도교수 같은 경영자가 있는 회사,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고 싶으면 일하고 놀고 싶으면 노는 회사, 모두가 프로젝트의 주인이 돼 열정적으로 일하는 회사….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구글은 지금도 창업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벨연구소, 선마이크로시스템즈, 노벨 같은 하이텍 회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에릭 슈미트도 구글에 합류해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고 책에서 고백하고 있다.

 

구글의 기업문화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 기업의 조직문화는 어떠할까? 물론 우리나라 기업도 다양하고 기업문화도 천차만별이라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어떤 공통점은 있으며 구글에서 보는 그런 ‘자유분방함’, ‘수평성’ 같은 것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다.

 

우리나라 기업문화의 핵심은 ‘수직성’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조직에서나 집단에서는 서열구조가 중요하다. 직급에 따라 호칭도 다르고 역할도 다르고 물론 권력도 다르다. 서양에도 상하관계는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 기업에서의 상하관계는 그 권력거리(Power Distance)가 크다. 같은 팀장과 팀원이 있다 하더라도 그들 간의 거리가 서양보다 한국에서 멀다. 부자간의 거리가 다른 것과 마찬가지다. 뿐만이 아니다. 일터에서의 서열이 일터 바깥 비공식적인 자리에까지 이어진다. 미군은 근무시간 중에는 계급에 따라 엄격한 상하관계를 갖지만 근무시간을 벗어나고 근무지를 떠나면 서로 평등관계로 돌아온다. 우리는 그것이 어렵다.

 

이러한 수직성은 조직의 역동성을 높이기도 한다. 조직원들은 상하관계로 뭉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최고경영자의 리더십과 그에 대한 충성심을 바탕으로 돌진해 어떤 신화를 창조할 수도 있다. 바로 우리가 근대화를 이룬 조직문화가 그것이었다.

 

그러나 여기에 또 문제가 있다. 일반적인 조직구성원들의 자발성과 창의성이 떨어지고 따라서 조직의 다양성과 창의성이 죽는다. 일보다는 상급자의 눈치를 보는 데 급급해지는 상황까지 벌어지는 것이다. 특히 최고경영진이 바른 인품과 바른 생각을 갖지 못했을 때 그 피해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나라 기업의 문화도 수직성을 탈피해야 한다. 구글과 같은 수평성과 그에 바탕을 둔 소통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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