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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위주 지원서류 개선 필요…온라인 소비자 혜택 더 확대돼야”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 2015년 04월호

 

인터뷰: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

 

‘핀테크’는 단연 요즘 가장 핫한 키워드다. 그런데 핀테크라는 단어조차 낯설었던 3년 전, ‘왜 좋은 예금이나 카드를 찾기가 이렇게 어려울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해 맞춤형 카드 추천 솔루션을 만든 20대 청년들이 있다. 바로 김태훈(30) 레이니스트 대표와 그의 친구들. 계기는 단순했다.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려고 보니 혜택은 A백화점 5% 할인, B통신사 10% 할인 등 지극히 정량적인데, 선택 기준은 ‘아는 사람 추천’, ‘주거래 은행’ 등 정성적인 것이었다. 카드 혜택 정보가 어렵고 복잡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카드를 선택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기존 금융기관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뱅크샐러드)를 만들게 됐다는 김태훈 대표를 만났다.

 

뱅크샐러드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나.
뱅크샐러드는 개인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국내 2,300여종의 신용ㆍ체크카드 중 예상 혜택금액이 가장 많은 카드를 추천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고객이 지하철 3만원, 택시비 15만원, 휴대전화 요금 10만원 등의 지출내역을 입력하면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통해 원 단위까지 혜택금액을 계산해 고객에게 알려준다. 고객에게는 100%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카드사로부터 카드 신청에 따른 일종의 마케팅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번 달 출시될 앱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웹사이트와 차이가 있나.

웹사이트에서는 고객에게 최적화된 새로운 카드를 추천하는 반면, 앱에서는 고객이 사용하고 있는 카드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객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카드 혜택을 한눈에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카드 사용내역 SMS를 통해 분석된 전 카드사를 아우르는 자신의 소비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한 달에 한 번 월간 소비 리포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SMS를 활용한 소비패턴 분석을 바탕으로 신규 카드 추천 서비스도 제공된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출시한 후 월평균 약 3만명이 웹사이트를 방문했고 월평균 카드신청 수는 1천건 정도다. 사실 아직 별다른 마케팅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바이럴(viral) 효과가 일어나면서 재방문자 비율이 상승하고, 직접 뱅크샐러드 사이트로 들어오는 경우도 크게 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보험 추천과 같은 서비스도 빨리 출시해달라는 고객들의 요청이 있을 정도다.

 

카드 정보 데이터는 어떻게 수집하나.
1차적으로 각 카드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혜택정보를 크롤링(crawling; 무수히 많은 컴퓨터에 분산 저장돼 있는 문서를 수집해 검색대상의 색인으로 포함시키는 기술)한다. 그러나 문제는 카드사마다 다른 용어와 표현으로 설명된 혜택정보들을 규격화ㆍ표준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수작업으로 진행했고, 현재 2천종이 넘는 카드의 10만여개 혜택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있다. 카드 정보 업데이트를 위해 현재 6개 카드사와 정보제휴계약을 체결해 혜택변경 알림을 제공받고 있으며, 나머지 카드사의 경우 직접 정보를 주기적으로 확인해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있다.

 

기존 금융권에서 사업 연계에 대한 반응은 어땠나.
처음에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곳도 많았다. 다행히 뱅크샐러드의 고객과 이용자가 꾸준히 늘면서 기존 금융권의 반응도 긍정적으로 바뀌어 제휴관계를 맺게 됐다. 특히 최근에는 핀테크 열풍이 불면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들을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회사 설립이나 운영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초기에는 조직관리가 가장 어려웠다. 하루 종일 회의를 하고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일은 열심히 하는데 생산성은 좋지 못했다. 지금은 애자일(agile;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모든 팀원들이 학습하고 협업이 강화될 수 있도록 하는 팀 운영 철학) 기법을 도입하면서 성과 중심의 문화가 정착됐다. 회의시간을 최소화하면서 목적에 따른 산출물에 명확하게 도달했고, 팀원들끼리 자유롭게 소통하면서 서로 평가와 조언을 아끼지 않게 됐다. 자금 부족도 문제였다. 다행히 정부 지원금을 활용할 수 있었고 큰 도움이 됐다. 다만 사업을 하다 보면 환경이 계속 변하고 아이템도 그에 따라 진화하기 마련인데 초기 사업계획서를 기준으로 평가가 이뤄지다 보니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또한 지원양식이나 제출서류 등이 제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IT 서비스업과는 잘 맞지 않는 측면도 있다. 사업 특성에 맞게 정부 지원이 더 세분화돼 이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최근 핀테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다. 업계 종사자로서 이런 열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핀테크라는 용어는 최근에 나왔지만 원래 없던 개념은 아니다. 핀테크의 본질은 기술을 활용해 기존의 금융을 개선, 나아가 혁신하는 것이다. 즉 ATM이나 버스카드도 훌륭한 핀테크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간편결제(지급결제)에만 집중돼 있는 한국의 핀테크 현실에는 조금 아쉬움이 있다. 핀테크는 송금ㆍ재무관리ㆍ대출 등 무수히 많은 분야로 확장될 수 있는 만큼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핀테크 산업과 관련해 정부 정책에서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은?
온라인에서 금융상품이 유통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신용카드 가입 시 연회비의 10% 이상을 경품으로 제공할 수 없게 돼 있다. 온라인에서 더 저렴한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의 경우 전 국민의 35%가 가입한 것과 달리 인터넷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비율은 2% 미만(뱅크샐러드 추정)에 불과하다. 과거 카드발급이 남발돼 이 규제가 도입됐는데, 이게 지금 시점에서는 온라인 금융상품의 효율화를 막는 정책이 됐다.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고객에게 금융사가 절감한 비용을 혜택으로 돌려주고 싶어도 못 주는 거다. 이처럼 과거 필요에 의해 나온 정책이더라도 현 상황에 맞지 않다면 과감히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최근 핀테크 열풍에 힘입어 혁신을 가로막았던 여러 규제들이 폐지되고 은행권들이 적극적으로 핀테크를 수용하면서 핀테크 기업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창업지원 정책으로 많은 스타트업들이 동력을 얻고 있다. 이처럼 정부 주도의 경제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는 한국의 태생적 경제구조도 실감하고 있고, 정책당국의 현실도 공감은 된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진정한 창조경제의 토양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시도 이상의 비전과 그에 대한 추구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은 아이디어의 가치가 이 사회에 매우 중요한 것임을 인식하고, 새로운 시도 자체가 선구자로서 대우받으며, 실패를 축적된 자산으로 인정하는 성숙된 경제의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의식의 형성에 레이니스트가 좋은 선례가 되길 바라며 이를 통해 진정한 창조경제의 정착을 앞당기는 데 일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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