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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실패 영역과 파이 키우는 혁신 서비스에 정책 우선순위 둬야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 소장 2015년 04월호

 

정책당국이 핀테크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금융권도 이에 호응하면서 핀테크 산업에도 점차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장에서도 당국의 정책 의지에 대해선 상당히 긍정적이다. 하지만 산업 특성상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분야도 다양해 자칫 참여자 간 갈등 확대 등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새로운 시장 파이를 키우지 못하고 제 살 깎아 먹기가 심해지면 기존 산업의 일자리를 뺏는 등 다른 정책 목표와의 충돌도 예상된다.

 

  게다가 해외 글로벌 핀테크 업체들은 데이터분석 등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건만 갖춰지면 언제든 우리 시장을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당국으로선 금산분리, 금융실명제, 정보보안 등에 대한 일관성 있는 규제완화뿐 아니라 어디에 중점을 두고 인센티브를 줘야 할지 정책적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첫째, 시장실패 내지 취약 영역에 중점을 둬야 한다. 물론 시장 영역에서도 핀테크 활용으로 소비자 편익이 늘어난다. 하지만 핀테크 활용으로 시장 실패 영역에서 시장 기능이 되살아나면 그때의 소비자 편익 효과는 시장 영역보다 훨씬 클 수 있다. 소비자 편익이 ‘무(無)에서 유(有)’로 바뀌는 데다 시장 실패 영역이기 때문에 금융기관과의 불필요한 경쟁, 갈등도 적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책 성공 가능성도 높다는 얘기다. 신용등급이 낮은 개인, 소상공인, 창업초기 기업들이 그 영역의 대상이다. 미국에서는 이들 영역에서 성공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12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렌딩클럽(Lending Club)’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개인 간(P2P) 대출 플랫폼을 이용하는데, 채무불이행 비율은 4%로 낮고 투자수익률은 8%대나 된다고 한다.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56%나 급상승해 폭발적인 관심을 방증했다.

 

둘째, 시장 파이를 키우는 혁신 서비스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파이를 키우기보다 경쟁자의 파이를 뺏는 것에만 열중하면 시장 전체로 볼 때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다. 예컨대 비대면계좌 개설, 간편인증 절차를 허용하면 높은 스마트폰 이용률에 힘입어 모바일 주식계좌가 늘어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기존 PC 고객의 모바일 계좌로의 이동을 제외한 스마트폰 이용자의 신규 계좌가 얼마나 늘어날지는 모바일상의 서비스 질(質), 즉 더 싸고 편리하며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혁신성에 달려 있다. 결국 서비스 질이 탁월하게 좋으면 소비자 편익도 늘고 시장 규모도 커진다는 것이다.

 

셋째, 핀테크의 인프라 육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 양대 인프라를 꼽는다면 빅 데이터 산업과 보안 산업. 우선 빅 데이터는 핀테크에 있어 ‘인프라 중의 인프라’다. 대출ㆍ증권ㆍ자산운용 등 활용되지 않는 곳이 없다. 렌딩클럽의 분석 결과를 보면 방대한 SNS 데이터분석을 통한 신용분석이 은행보다 훨씬 빠르고 정교하다고 한다. 그럼 어떻게 빅 데이터 산업을 키울 건가. 인력도 인력이지만 빅 데이터와 데이터분석시스템 구축이 선결 요건이다. 이를 위해선 공공 성격의 협회 등을 통해 데이터를 구축하고, 우수 인력과 데이터분석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대학을 산학협력 차원에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학은 지식자원이 다양해 금융ㆍIT 융합의 촉매 역할에 적격인 데다 중간자 입장에서 금융기관과 핀테크 업체의 갈등 조정도 가능하다.

 

보안 산업도 핵심 인프라다. 정보유출 위험이 있을 경우 혁신 핀테크 개발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규제완화와 함께 보안 산업 육성이 병행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개인정보에 대한 보다 유연한 해석도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정보 개념은 휴대전화번호도 개인정보에 포함될 만큼 포괄적이어서 보안에 대한 부담이 크다. 외국과 달리 정보공개 동의에 대한 규제도 지나치게 엄격한 편이다. 이는 빅 데이터 산업에 필수적인 SNS 정보 구축도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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