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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7천만건 특허 활용해 착한 기술 개발·지원
엄태민 특허청 다자기구과장 2015년 06월호

최근 개발도상국 지원사업으로 공적개발원조와 착한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착한 기술은 개도국 현지의 재료와 적은 자본으로 활용할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기술을 의미한다. 그 지역 주민의 의식주 등 현실적 생계와 직결되는 기술의 활용이라 중요성 및 효과성은 아주 크다고 할 수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Max Planck Inst.)의 연구(1997년)에 따르면 새로운 기술의 70% 이상이 특허문헌을 통해서만 공개된다고 한다. 거의 모든 기술이 특허로 출원ㆍ등록ㆍ공개되므로 개도국이 필요로 하는 기술 정보는 대부분 공개된 특허문헌에서 찾아낼 수 있고, 또한 대다수 특허는 개도국에 등록돼 있지 않아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한 상태다. 개도국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이 비교적 단순하고 유지하기 쉬운 기술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새로운 기술 개발보다는 이미 알려진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 점에 착안해 특허청은 정부기관 최초로 2010년부터 개도국을 대상으로 공개된 특허정보를 활용해 착한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국제 지식재산 나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특허청이 보유한 약 2억7천만건의 특허문건을 기초로 현지 상황에 적합한 개별 착한 기술을 발굴하고 맞춤 개량해 보급하는 사업이다.

 

아프리카 차드(Chad) 지역에 보급된 사탕수수 숯 제조기술, 캄보디아 간이 정수기 등 의식주 관련 기술과 현지 소득증대를 위한 필리핀 건조 망고 제조기술, 아로마 오일추출기 개발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캄보디아ㆍ미얀마ㆍ가나 및 볼리비아 등에는 해당 지역의 우수한 농산품 판매에 날개를 달아줄 매력적인 브랜드도 개발ㆍ보급해 소득증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런 지식재산 나눔사업이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로 이어진 성공적인 사례도 있다. 필리핀 정부는 이 사업으로 개발한 ‘건조 망고 제조기술’을 활용해 망고 씨앗 등에서 의약품ㆍ화장품 등의 원료가 되는 폴리페놀 등을 추출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덕분에 약 250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연간 2천만달러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한다.

 

또한 특허청은 한국형 착한 기술의 성공적인 보급과 정착을 위해 현지 정부, 기업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다양한 정보와 수단을 가진 국제기구와도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 2010년부터 세계지식재산기구(이하 WIPO; 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 한국신탁기금(KTF) 사업으로 매년 적정기술 경진대회를 개최해 개도국이 실제 필요로 하는 착한 기술 수요를 발굴하고 있다.

 

이런 그간의 노력은 국제사회에서 더 큰 주목을 받아 WIPO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이하 APEC)와 실질적 협력사업으로 확대됐다. 2010년 5월 WIPO 개도국 지원사업으로 정식 채택돼 약 1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고, 3개 국가에 각 2개씩 총 6개의 착한 기술을 개발ㆍ보급했다. 특히 2013년 APEC 회원국 중 필리핀, 파푸아뉴기니를 대상으로 한 착한 기술 개발사업은 그 효과성을 인정받아 외교부 공공협력사업으로 선정돼 2016년까지 10억원 규모의 후속 사업이 진행 중이다.

 

지구상에는 아직도 약 12억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하루 1달러도 안 되는 소득으로 살아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 특허청이 주도해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착한 기술 개발ㆍ보급사업은 이러한 소외된 사람을 보듬어 주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할 뿐 아니라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행동으로 실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인간 중심의 지식나눔을 착한 기술에서 찾아야 하는 더욱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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